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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레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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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자로 남(男)자는 밭 전(田)자에 힘 력(力)이 합쳐져 있습니다.
남자의 힘은 가정에서 여자를 휘어잡으라고 있는게 아니라
가족을 부양하려고 밭에서 힘들여 일하는 사람이라는 점입니다.
성경에 나오는 아담이라는 최초의 남자는 히브리어로"흙"이란 뜻인데
하느님은 창세기3:17-19에서 그에게 이런 말을 했다는군요.

"네가 종신토록 수고하여야 그 소산을 먹으리라...
네가 얼굴에 땀을 흘려야 식물을 먹고 필경은 흙으로 돌아가리니..."

노(勞)자는 불 화(火)가 두 개 있는 말 그대로
뜨거운 뙤약 볕 아래서 힘쓰고 일하는 모양새입니다.
위와 같은 이야기 거리를 예로 들더라도 먹고 살기 위한 농업은 무척이나
애를 써야 하는 힘든 일입니다.
어찌보면 땀도 안흘리고 편하게 먹고 사는 남자가 허다한 현대의 시점에서 보면
전통적인 남자의 가치관은 무너져 버린 것 같습니다.
사람에게 주어진 본래적인, 생태적인 삶의 정형을 벗어났다는 점을 생각해보면
저주일 수도 있습니다. 땀 흘리지 않는 불한당의 질병은 그 결과일지도 모르고...
일하지 않는 자의 자기합리화의 가운데에 노동의 왜곡이 자리잡고 있습니다.
힘쓰는 일은 천박한 일이며 못배운 이들의 몫이요,
힘 안들고 머리 쓰는 일이 고급인력이기에 당연히 소득이 많아야 한다는 것이지요.
그러나 농경시대의 노동은 엄청난 고난이 아니었습니다.
착취하는 이들의 간섭이 없다면 내가 힘들여 엉뚱한 사람에게 빼앗기지 않는다면
그다지 힘들이지 않고도 즐거운 인생을 허락하는 자연의 은총이 있기에 말입니다.
사람의 삶에 있어 일과 놀이는 둘로 구분될 수 있는게 아닙니다.
네덜란드의 역사학자 호이징하는 인간을 가리켜
"호모-루덴스"(놀이하는 인간)라고 했습니다.
사람이 즐겁게 살아가는 삶의 양식인 문화 자체가 놀이라는 겁니다.
밥 먹자고 농사짓고 고기잡는 것, 살자구 집 짓고 옷만드는 의식주 행위
모두가 즐거운 놀이라는 것입니다.
그런데 어느때부터인가 이 즐거움이 숨가쁘게 허덕이는 고역인 노동으로 변한 것이지요.
일이면서 놀이였던 인간의 문화가 둘로 구분되게 된 연유는 무엇일까요.
소유하고자 하는 욕심,더 나가서 빼앗고자 하는 착취심이 점점 더 증폭되었기 때문입니다.
인간의 역사를 소유의 역사로 파악하는 맑스의 생각은 기막힌 통찰력입니다.
일면 역사를 해석하는데 적합한 이론적 토대를 제시했기 때문입니다.
또 한편 사람들의 그릇된 질서(도둑질,사기 등은 물론이려니와 눈에 보이지 않는 집단 이기주의,이데올로기 교육에 의한 맹목적 국가주의도 포함되겠지요)등이 일과 놀이를 분리시킨 것이겠지요. 그로 인해 하고 싶지 않은 일을 억지로 하면서 자기 삶을 영위해야 하는 노동의 왜곡이 있게 된 것일 겝니다.

농부는 자부심어린 직업
물질 욕심에 눈이 어두워 하늘의 섭리로부터 멀어져 노동의 질고를 짊어지고 헤메었다면 다시 자연의 품 안으로 들어온 이들은 노동이 놀이처럼 즐거워야 하는 것이 당연할 것입니다. 억압과 착취 등 노동의 왜곡이 사라진 곳이 천국의 모형이기 때문입니다.
제 견해입니다만 사실 하느님 없는 노동, 인간의 의지만 남은 노동은 저주입니다.
농사야말로 우주의 흐름 하늘의 섭리에 의해 사람과의 조화로은 일과 놀이입니다.
자연의 힘에 의지하지 않는 노동자일수록 감사해 하지 않습니다.
자기가 일해서 돈 벌었으니 내 돈 내 맘대로 쓰겠다는 생각일 뿐입니다.
그러나 농부는 내가 일한 것보다 해와 달과 비와 바람이 그리고 그 모든 것을 주관하신 천지신명의 조화의 기를 빌었다는 생각이 지배적입니다.
농부나 어부보다는 공장의 근로자가 하늘에 감사하지 않으며,
또 그들보다는 사무직이나 서비스 업종의 근로자 일수록 더욱 그러합니다.
여기에 현대사회의 물신숭배라는 위험이 도사리고 있는 것입니다.
사람과 사람이라는 관계의 조화를 믿지 않으며,
그렇기에 사람과 자연의 합일이라는 그간 인류가 쌓아놓은 우주의 드높은 가르침은
더 이상 머무를 자리를 잃어버리고 만것이지요.
이런 측면에서 보더라도 참다운 농부는 천지인의 조화를 전해나갈 생명의 담지자입니다.
이현주 선생님의 글에 이런 것이 있습니다.
"우리나라 말에 농부와 비견될 수 있는 <여름지기>란 말이 있습니다.
여름이란 열음 곧 열매를 가리킵니다.사람의 직임인 지기와 합쳐
열매를 수확한다는 의미인데 참 정감어린 말입니다.
열매는 그냥 얻어지는 것이 아니라 수고와 인내의 결실로 참 노동의 결과이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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