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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레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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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레네 글방입니다.
2001.10.22 19:01

들녘의 색은 변하고

조회 수 1409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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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는 윤달이 끼어 그런지 겨울이 빨리 오는 듯 합니다.
지난주 어느날 계곡 건너편에서 아침부터 두런두런 사람들 목소리가 들립니다.
건너다보니 건너 밤밭사이로 감나무들이 있는데
두 부부께서 감들을 따고 계셨습니다.
한참때에는 밤 줍느라, 벼 베느라, 정신이 없어서
감에는 눈길도 주지 못했을터인데, 이제 감들을 따는 것을 보니
가을걷이가 이제 웬만치 끝났나보다 하는 생각을 해봅니다.
과거에는 농요가락 질펀한 가을 들판이라는데,
요즘은 콤바인 분주한 가랑거림과
자장면 배달하는 오토바이의 소리가 들리는 들녘입니다.

그간 구례에 볼일이나 장을 보러 며칠 간격으로 갈때면
시시각각으로 변모하는 들판의 색다른 모습들을 봅니다.
지난 봄에는 보리의 연녹색물결이 일렁이더니, 어느새 푸르둥둥한 보리가 패이고
며칠새로 또 황토 가득한 들이 되었다가
은빛 넘치는 논물 가득한 벌에 모내기를 했더군요.
그러더니 말없이 벼이삭이 달리나 싶더니 황금들녘을 또 추수하더군요.
흙빛과 푸름 그리고 부를 생각나게하는 황금빛 수확기를 오고가는 벌판.

우리는 화단의 몇포기 배추를 가지고 닭들과 씨름을 하다가
계란이 나으냐? 배추가 나으냐? 하면서 계속 닭들을 풀어놓았더니
결국은 모습도 처참하게 배추 잎들은 그 푸른 모습이 없어졌습니다.
처음에 닭들이 못들어가게 말뚝을 몇 개 박고는 철망과 비닐로 치고
또 주위로도 못들어가게 항아리와 빈 프라스틱 통으로 막아놨는데도
닭들은 우리의 예상을 깨고는 공중을 날라서 들어가더군요......

어제 구례에서 들어오는길에 밭들을 유심히 살펴보니 어느새 어느새
진짜 농군들은 억새풀 너머 숨겨진 밭 사이로 심어 논 배추와 무가
김장거리로 탐스럽게 자라고 있더군요.
시골에 산다고 농군이 아니라 땅에 몸담고 살아야
진짜 농군이라는 생각입니다.

홍시감으로는 맛있고 탐스런 대봉 감이 자꾸만 떨어집니다.
동네의 길가에 사는 집에서는 잘익은 대봉감을 쟁반에 담아
내놓고 팔고 있더군요.
그래서 두레아빠와 나는 덜 익었지만 색이 잘든 노오란 감을 따서는
박스에 넣고 익혀보리라 하며 따놓았습니다.
작년에 따먹어보지도 못하고 땅에 떨어져버린 감들을 아까워하던 기억 때문이죠.
그런데 따놓은 감 중에 상처난 것들이 있었는지
웬 초파리 같은 것들이 잔뜩 꼬여 그것들을 골라 한꺼번에
대여섯개나 먹었더니.....으음 뱃속은 그득해서 좋은데
잘 아시죠? 감 많이 먹은 그 다음날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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