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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레네 글방입니다.
2001.10.09 11:21

신선이 먹는 음식

조회 수 1491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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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 아파트에 신선이 살 수도 있겠으나 어울리지 않겠다라는 생각이 듭니다.
이렇듯 조화롭지 않은 일은 자연계에 일어나지 않는다는군요.
상식적으로 생각해도 알 수 있는 일이겠지만
산에서 산다고 여겨지는 신선이 먹는 음식은
산에서 나는 것으로 절로 귀결됩니다.
산은 참 풍요롭습니다. 다양한 산열매는 그 산에 기대어 사는
모든 생명들에게 철마다 풍성한 자양분을 제공합니다.
그 가운데 사람이 더욱 좋아하는 것은 으레히 골라 재배하게 되지만
자연상태에서는 오랜 시간을 두고 저장하기는 어려운 일입니다.
밤은 신선이 먹는 음식중 으뜸이고 우리 범인도 모두 좋아하는 것입니다만
그 풍부한 영양때문인지 밤벌레들의 공격에 보관이 힘듭니다.
간혹 다람쥐가 겨우내 먹을 양식을 저장한 곳을 보게됩니다.
금방 벌레가 먹어 못쓰게 될 밤톨이 신기하게도 겨울을 나고도 생생한 것을 보게되면
사람보다 낫다는 생각을 하곤 합니다.
방앗간 집에서는 떡 재료로 쓰기 위해 밤을 많이 사게 된다고 합니다.
밤가격이 오를 것을 대비해 밤을 많이 사고 싶어도 저장이 어려워 못산다고 하더군요.
아무리 겉모양이 멀쩡한 밤도 그 속을 알 수 없습니다.
요즘 날이 갑자기 추워지면서 밤벌레들이 밤 속으로 깊이 파고 들어가는 시기라고 합니다.
그러니 겨울 나는 벌레들의 극성도 생존을 위한 노력이니 막을 수는 없겠지요.
그렇다고 먹는 밤을 살충제로 버무릴 수도 없겠지요.
여기 와서 알게 된 밤 보관방법을 알려드리지요.
밤을 자루에 넣은 채로 물 속에 24시간 담구어두면 밤벌레가 모두 질식사합니다.
그런다음 그늘에서 물기를 빼고 남은 알들에서 벌레가 깨어나지 못하도록
냉장고에 저온 저장하면 됩니다.
그래서 저온창고는 밤농사 하는 분들에게는 필수 시설이라 하더군요.

<한국의 신선사상>이라는 책을 보니 역시 그분들의 음식이
밤, 솔잎, 산콩, 석청(야생 꿀), 영지 등의 버섯류...등이더군요.
약되는 좋은 것들만 골라 먹으니 장수할 수 밖에 없다는 생각이 절로 들고
오래 살다 보면 뭐 할 일 있습니까
산에서 딱히 즐길 유흥은 없고 산짐승과 벗 삼아 노닐다보면
남들이 보기에도 굉장해 보이는 것은 당연한 이치일 것입니다.
물론 장수한다고 다 신선일리야 있겠습니까
기왓장 갈고 닦는다고 거울 안된다는 회양선사의 말처럼
된장 오래 묵었다고 다 깊은 장맛이 나는게 아닐 것입니다.

오래 사는 것과 상관없이 맛있는 음식 먹고 싶은 맘이 제게는 있습니다.
아직 안해본 것이지만
영지버섯 끓인 물에 밤을 삶아 으깨어
지난 봄에 솔순을 발효시킨 효소에 버무려 경단을 만들고
거기에 콩고물을 굴려 꿀을 바르면 신선 먹는 음식은 다 들어간 것 같은데...
둘이 먹다 하나가 죽어도 모르는 얼치기 신선도 될 수 있으려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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