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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간山 칼럼]

도보산행파들만의 권익단체 만들어야 한다

정부가 공단 운영비를 국고에서 전액 지원키로 하고 국립공원 입장료를 폐지한 이후, ‘공단이 남아돌게 된 매표 인력을 그간 폐쇄했던 구간에 투입, 개방해줄 지 모른다’던 일부 등산꾼들의 추측은 정말 순진한 것이었다. 입장료 폐지 이후 공단은 강경 일변도로 나가고 있다. 한 예로 공단은 10월7일 미시령~황철봉 구간에서 적발된 30명 종주자 전원에게 50만 원씩 총 1,500만 원이나 되는 벌금을 부과, 등산동호인들을 놀라게 했다. 과거엔 인솔자 몇 명에게만 부과했으나, 이제는 아닌 말로 본때를 보이고 있는 것이다.



공단은 규제와 간섭으로 국립공원 운영 방침을 굳힌 것이 분명하다. 그것으로 조직 생존의 기본틀을 짜려는 기미다. ‘국가의 주요 자연자원을 철저히 보존하는 파수꾼임’을 강력하게 자임하는 것으로 공단 조직의 존속을 보장받으려는 것이다. 많은 규제로 많은 단속을 하면, 많은 일을 하는 것처럼 보일 수 있다.



국립공원 입장료 폐지 이전에도 공단은 자연자원 보전을 이유로 한 각종 규제를 동원해왔다. 입장료 수입이 별로 없는 등산로는 폐쇄하는 것이 인건비 절약 차원에서 특히 효율적이었을 것이다. 진정 자연자원 보존만을 고려했다면 인파가 엄청나게 몰리는 오색이나 천불동계곡은 이미 오래 전 휴식년제로 묶었어야 한다. 그러나 그간 공단은 이런 곳은 그냥 두고, 통행자가 적어서 수익 대비 관리비가 많이 드는 등산로만 폐쇄해왔다.



이처럼 입장료 폐지 전후를 두고 공단이 취해온 태도는 그간 대국민 봉사보다는 조직 자체의 존속에 전념하는 이익단체화했음을 알 수 있게 한다. 공단은 이러한 규제를 정당화하기 위해 이른바 ‘학술적 연구 결과’를 이용하고 있기도 하다. 이미 정해놓은 목적을 정당화하기 위한 것이므로 그 연구 결과란 종종 논리적으로 터무니없거나 조작된 것으로 드러난다.



한 예로, 최근 공단은 “칠선계곡 내 11개 고정조사구에서 확인한 식물종이 2001년 77종에서 2006년 147종으로 휴식년제 실시 이후 해마다 늘고 있다”고 했다. 고정조사구는 등산로 바깥, 사람들이 밟고 다니지 않는 지역에다 20× 20m, 혹은 10× 30m 크기로 설정했다고 한다. 그렇다면 등산로로 사람들이 다녔다고 해서 식물종이 늘어나지 못할 이유가 없다. 그러나 공단은 사람들이 다니지 않았기에 식물종이 늘어난 것처럼 호도하고 있는 것이다.



무엇보다 이 조사 결과 자체가 터무니없다. 어떻게 없던 식물종이 5년새에 두 배나 급증할 수 있다는 말일까. 이에 대해 동북아식물연구소장 현진오 박사는 “한 마디로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일축했다. 이렇듯 허술한, 혹은 의도적인 조작의 냄새가 물씬한 이른바 학술 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공단은 통제 조치를 정당해왔다. 여기에 태생적으로 철저히 환경 보존에만 촛점을 맞춘 논리를 내세울 수밖에 없는 환경단체가 맞장구를 치고, 매스컴은 이들의 보도자료를 여과없이 받아들이며 공단의 규제는 더욱 힘을 얻고 있다.

전문산악인들은 그나마 대한산악연맹이란 조직이 있어 나름의 권익 보호에 나서고 있다. 그러나 도보 산행파들의 권익 단체는 전무하다. 때문에 등산객 1천만 명 시대가 되었어도 도보산행파들은 동네북이 되고 함부로 대접받는 것이다.



공단은 백두대간 중 국립공원 내 폐쇄구간에 대해 공단 직원, 혹은 환경 교육을 받은 가이드를 동반한 한시적 통과만이라도 허용해 달라는 대간 종주자들의 호소를 묵살해왔고, 이제는 전원 벌금 부과란 강수까지 쓰고 있다.  그렇다면 남은 방법은 실력행사밖에 없다. 민주사회에서 권익을 주장하는 시위는 정당한 것이며, 효과적 시위를 위해선 단체의 조직이 선결돼야 한다.

백두대간 종주자들은 도보산행파들 중에도 특히 열성적인 등산동호인들이다. 그들은 모두 공단의 통제구간을 가슴 졸이며, 무언가 울분도 느끼며 걸었을 것이다. 대간 종주를 마친 뒤 품었던 감동이 그 어느 산행 때보다 더 소중했다면 그 감동을 많은 사람들이 이어갈 수 있도록 노력하는 것이 마땅하지 않을까. 대간 완주자의 숫자가 늘어나며 친목 모임도 여럿 생겨난 것으로 안다. 이들 중 일부만 결집해도 큰 힘이 될 것이다.




/ 글 안중국 차장

* 게시물 이동되었습니다 (2008-02-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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