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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리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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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고정적 간직한 민족영산 지리산

한민족의 기상과 혼, 정서, 그리고 애환이 깃들여 우리와 더불어 숨쉬어 온 지리산(智異山). 태고의 정적과 장엄함이 그대로 서린 천왕봉(天王峰) 정상에 찬란한 햇살이 비치면 우리네 가슴속에 담은 소망이 온 누리로 번져 다가온다. 백두산의 기상이 나라 땅의 등줄기인 백두대간을 따라 용트림하듯 내려와 다시 솟구친 지리산은 그래서 민족의 삶과 혼이 그대로 남아 있고, 앞으로도 그러할 것이다.
지리산은 가도가도 끝내 그 진면목을 보여주지 않는다. 영겁의 세월을 두고 하늘을 향했던 큰 뜻을 말없이 깊은 골과 장엄함에 감추고 보내 왔음일까. 산자락을 지나 돌아도 산은 여전히 산이며, 골을 돌고 돌아도 계곡뿐 지리산은 항상 멀리서 그 자태를 뽐내고 있다. 500년 전 우리네 선조들이 지리산을 찾았을 때도 그러했고, 오늘날 우리가 그곳을 갈 때도 지리는 그 모습일 뿐이다.
그랬음일까…. 5백년 전 김종직(金宗直), 김일손(金馹孫), 이육(李陸), 조식(曺植) 선생 등 선인들의 지리산 기행에서조차 그들의 내면세계 전부를 토해 내고도 모자란 듯 여운을 남겨 두었다.
남명선생은 그의 <유두류록>에서 무릉도원을 지리산 어느 곳으로 여기고 무아지경에 빠졌다.

두류산 양단수를 예 듣고 이제 보니
도화 뜬 맑은 물에 산영조차 잠겼어라.
아희야 무릉이 어디메뇨 나는 옌가 하노라

고려 말 이인로(李仁老) 역시 지리산을 찾아 헤매며 지리산의 신비함에 탄복했다.

두류산 멀고 깊은데 저녁 구름 나직하니
신선 사는 곳 어디인지 물을 길 없는데
시냇물에 꽃만 떠내려와 유객을 어리둥절케 하느냐

서산대사(西山大師)는 ‘지리는 장엄하되 빼어나지 않았다〔智異壯而不秀〕’며 수려하기보다는 장엄·웅장한 남녘의 진산 이라고 찬탄했다.
근세에 들어서는 ‘지리산’의 작가로 잘 알려진 고 이병주 선생이 지리산에 몰입하면서 지리산을 학문으로 정립하는 ‘지리산학(智異山學)’으로까지 구성하려는 노력을 기울이기도 해 지리산 예찬이 절정을 이루기도 했다. ‘지리산으로 가면 살길이 있다’는 외침과 ‘지리산으로 가면 살길이 있을까’한 회의로 구분 지어지는 이병주 선생의 소설 <지리산>은 해방을 전후해 지리산이 체험해야 했던 이데올로기 투쟁과 좌절, 죽음, 그리고 평화를 우리에게 충분히 시사해 준 대목이 되기도 했다.
태곳적부터 오늘날에 이르기까지 지리산을 둘러싼 선인들의 숱한 답사 기록과 풍류는 나아가 지리산을 매개로 한 문학으로까지 발전했음을 볼 수 있다. 더욱이 우리나라 대표적인 고전문학으로 손꼽히는 <춘향전>, <흥부전>, <변강쇠타령> 등은 모두가 지리산을 무대로 하고 있으며 저변에 깔린 정서는 지리산 속의 잠재된 변혁 세력과 무관치 않음을 엿볼 수 있다.
<흥부전>의 본무대는 지리산 자락의 운봉 여원치에서 함양 팔령재까지로 지금도 이 곳에 가면 ‘흥부마을’이 있다. 경남과 전북 경계 지점을 지나면 바로 나온다. 변강쇠타령은 알려진 대로 거의 지금의 함양군 마천면 일대인 등구 마천이다. 이 같은 문학적 배경은 근세까지 이어져 박경리의 <토지>, 황순원의 <잃어버린 사람들>, 김동리의 <역마> 등은 조선말기와 일제의 침탈 과정에서 빚어진 지리산과 한민족의 애환을 그리고 있다.
근대화 이후에는 이데올로기의 붕괴와 더불어 빨치산 투쟁을 형상화한 이병주의 <지리산>에서 80년대 이태의 <남부군>, 조정래의 <태백산맥> 등으로 이어져 지리산과 함께 한 민족의 희망과 좌절, 기쁨과 고통, 사랑과 분노가 문학작품을 통해 감동적으로 표출되고 있다.
67년 12월 27일 첫 국립공원으로 지정돼 보호되고 있는 지리산은 주봉 천왕봉(1,915m)에서 노고단(1,507m)을 잇는 100리 능선에 반야봉 제석봉 촛대봉 등 해발 1,500m를 넘는 10개의 거봉이 구름 위에 솟아 있고 이들을 호위하듯 해발 1,000m를 넘는 20여 개의 높은 봉우리들과 85개의 크고 작은 봉우리들이 서로 어우러져 있다. 용트림하듯 길게 뻗어진 주능선의 길이만도 40여 km인 지리산은 북쪽을 내지리, 서남쪽을 외지리로 구분하나 잘 통용하지는 않고 있다. 산릉은 주능선에 15개의 지능선과 15개의 계곡을 배열해 남북으로 흐르는 큰 강과 이어져 바다로 빠지게 연결시켜 두고 있다.
지리산의 물줄기는 큰 하나는 남강으로, 또 하나는 멀리 덕유산 골짜기에서 흐르는 섬진강으로 이어진다. 봉우리와 재가 지리산의 위신이라고 보면 지리산의 실질이 되는 계곡은 이들 두 줄기 큰 물줄기를 만나기 전에 강으로 이어지는 계류천을 만든다. 화개천, 연곡천, 동천, 엄천강, 경호강, 덕천강, 횡천강 등 14개의 크고 작은 하천이 그것이다. 이들 하천을 만들기 위해 능선 사이사이에서 옥류청계를 자랑하며 그 하나 하나가 비경을 이루는 것이 지리산 12동천이다. 청학, 화개, 덕산, 악양, 마천, 백무, 칠선동과 피아골, 밤밭골, 들돋골, 뱀사골, 연곡골의 12동천은 수 없는 아름답고 검푸른 담(潭)과 소(沼), 비폭(飛瀑)을 간직한 채 지리산 비경의 극치를 이룬다. 이들은 또한 숱한 정담과 애환까지 안은 채 또 다른 골을 이루고 있는데 혹은 73개의 골을 이야기하고 혹은 99개의 골을 논하고 있을 정도로 무궁무진한 골을 이루고 있다.
이러한 봉우리와 능선 그리고 계곡들은 대자연의 섭리와 어우러져 지리10경을 펼쳐 보이니 노고 운해, 피아골단풍, 반야낙조, 벽소령명월, 세석철쭉, 불일폭포, 연하선경, 천왕일출, 칠선계곡, 섬진청류가 그것이다.
지리산의 비경은 또한 3도 5개 군 15개 면에 걸쳐 485㎢로 광대하게 펼쳐져 있어 동식물의 보고로도 정평이 나 있다. 현재까지 보고된 식물류는 목본식물 2백45종, 초본식물 5백19종 등 모두 8백24종. 이 중 식용식물이 2백 85종, 약용식물이 1백74종, 독초식물이 14종으로 알려져 있으나 더 많은 연구 여부에 따라 더 있을 가능성이 많다.
수림이 울창해 동물류도 다양해 이미 호랑이 표범 불곰 등은 사라진 것으로 보고되고 있으나 멧돼지 반달곰 사슴 등 짐승 22종과 조류 1백 63종 등 4백21종의 동물이 살고 있는 것으로 조사되고 있다.
김종직의 <유두류록>에는 지리산에 절과 암자가 350군데 있었다고 전하고 있으니 가히 지리산은 수도처로서의 적지는 물론 문화유적의 보고라고도 할 만하다. 현재는 역사가 가장 오래된 칠불사를 비롯, 사적 7개소 등이 있다. 뿐만 아니라 지리산에는 수많은 한국인의 시상이 발원하는 곳으로 부르며 마음의 고향으로 믿고 있다.

경남일보/ 한중기  기자 <hana@gn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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