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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부지 같은 골짜기(하점과 광산)


점店의 원뜻은 지난날 토기나 철기 따위를 만들던 곳의 총칭이다. 유형에 따라 사기점沙器店과 옹기점甕器店, 그리고 철점鐵店 등이 있으며, 이러한 물건을 파는 곳을 사기전廛, 옹기전, 철전이라 했다가, 산업화 이후 분업과 기계화로 대량생산이 가능해져 다양한 물건이 갖추어지면서 이를 총칭하여 상점商店이라 하였다.

이를 근거로 하점골下店谷을 직역해보면 “토기나 철기를 만들던 아랫골짜기”라는 뜻이다. 막상 이렇게 풀어놓고 보니 남아있는 전설과 이름들에 대한 상상이 나도 모르게 부풀어 오른다.

개인적인 추측이지만 ‘광산’과도 무관하지 않은 듯 보이고, 마한의 효왕이 백제와 진한, 변한의 세력에 쫒겨 이곳에 달의 궁전을 짓고 황장군과 정장군을 시켜 지키게 하고 72년을 통치하였다는 전설과도 연관이 있는 듯 느껴진다. 게다가 유독 이 주변 계곡에서는 쟁반소, 쟁기소와 같은 그릇이나 철기문화가 혼입된 흔하지 않은 명칭이 붙어있다. 물론 이를 증명할만한 기록이나 골 안 흔적을 발견한 적은 없지만 말이다.


하점골을 이루는 정점을 보면 심마니능선상의 해발 1,370m에 지나지 않은 둔중한 무명봉우리이다. 물론 해발 1,370m가 그리 작은 봉우리는 아니지만 지리산기슭의 어느 한 지능에 기대고 있는데다가 계곡의 종점이랄 수 있는 달궁마을이 이미 해발 600m를 넘으니 수직고도는 불과 700m 정도이다. 그런데 이 골짜기를 단순 계산된 이런 지표로 쉽게 한나절 거리일 것이라는 선입견을 가지고 들어갔다가는 자칫 잘못하다 큰코다칠 일이 생긴다. 그만큼 지리에 기댄 골짜기는 어느 이름 없는 작은 골짜기라 할지라도 외경심을 가지고 들어야 함은 두말할 나위가 없다.

하점골은 달궁야영장에서 계곡을 건너 시작한다. 계곡을 들어서면 달궁 본류와는 확연히 다른 새로운 기운을 느낄 수 있다. 기온부터도 조금 전과는 2~3도가 낮을 듯싶고, 물은 소름이 돋을 만치 차가워 삼복더위가 아니면 감히 몸을 담굴 엄두가 나지 않는다.


달궁계곡건너에 있는 하점골 초입


길은 계곡 좌측으로 있고 곧 너른 길로 올라서지만 계곡을 고집하면 초입부터 시원스런 폭포를 만나게 된다.

너른 길은 한때 있었던 니켈광산의 광물을 실어내기 위해 사용되던 도로라고 예기하는 사람도 있으나 최초의 형성이 어떤 이유에서였든지 간에 현재의 길상태로 유추해 보면 달궁마을의 상수원 취수를 위하여 중기가 들어왔던 것으로 보인다. 이 길은 불과 20분정도면 계곡과 만난다.

길은 계곡을 건너 하점좌골과 우골이 모이는 지점까지 같은 형태의 크기로 오르지만 계곡산행을 할 요량이라면 계곡을 그냥 거슬러 올라도 된다. 그 곳엔 너럭반석 위로 옥구슬이 흘러내리는 풍광 좋은 경치가 기다리고 있기 때문이다.

하점골 두물머리가 만나는 삼거리까지는 초입에서 3~40분정도 걸린다.

삼거리에서 좌측으로 들어서면 먼저 건너게 되는 게 우골이고, 이를 건너 돌아나가면 좌골이다.
사람에 따라 다르겠지만 내 개인적인 느낌으로는 오름길은 좌골이 좋고, 내림길은 우골이 더 좋다. 그건 좌골은 심마니능선 주능을 만나기 얼마전까지 연이은 폭포를 거슬러 올라야하는 반면, 우골은 상부에 걸린 두어개의 폭포를 제외하곤 크고작은 바위들이 뒤엉킨 계곡이 대부분이어서 계곡을 직접 오르기 보다는 우회된 사면길이 대부분이기 때문이다.


심마니능선 1,370m봉우리 부근의 시원스레 치켜오른 금강송군락.
지리산에서는 보기드문 황장목군락이다


-구름모자-

  • ?
    2005.09.10 19:17
    생소한 지명이 많습니다.
    늘 새로운 정보의 개척 감사히 보고있습니다.
    읽고나면 까먹어서 문제입니다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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