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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희대를 오르는 길은 다시 노장대마을까지 되돌아나와 정규 등산로를 따른다. 중간에 선녀굴과 흡사한 빨치산 비트가 하나 보이고 잠시 오름길이다 싶으면 곧 황새날등을 올라서게 되는데 그 능선상에 이정표처럼 서있는 바위군을 환희대로 추정하고 있다.

유두류록에
“그 아래는 천 길이나 되는 바위가 있다”는 표현처럼 전망이 광활하여 삼봉산과 법화산, 그리고 엄천강이 한 눈에 내려다보인다. 이 능선을 타고 내려서면 골짜기에 아늑하게 들어앉은 문수사 가는 길이 열려있다.

선열암을 찾아가는 길은 신중해야한다.
환희대를 지나 능선상을 10여분 오르면 좌측 안쪽으로 너덜강이 보인다. 전반적으로 뚜렷한 특징이 없는 곳으로 우측으로는 유슬이굴을 들어가는 입구이고, 좌측으로는 선열암터 가는 길이지만 그나마 최근 드나드는 사람들이 있어 선열암 들어가는 방향의 흔적이 더 확실한 편이다.

사면을 지나 조그만 지능 하나를 돌면 전면에 커다란 바위벽이 보인다. 첫 번째 바위벽 밑에는 자연석굴이 있고, 그 모퉁이를 돌아가면 거대한 벽 아래 샘이 보인다. 최근까지도 기도객이 있었던 듯 기거흔적과 오래된 살림살이가 나뒹굴고 기와편이 지천이다.

무지한 내가 느낀 이곳은 수양처로서는 이만한 터가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거대한 뒷 배경과 온화한 터, 북향이면서도 전면은 툭 터져 시원스럽게 열려있으니 전혀 음습하다는 생각이 들지 않는다.

뭐랄까 적당한 비유가 될지는 몰라도 북향으로 창문이 하나 뚫린 화공의 작업실과 같은 느낌이다. 북향에 창문이 하나인 것은 빛의 변화를 최소화하여 그림에만 몰두하자는 것이니 수행자의 안거와 크게 다르지 않을 듯 하다.

함양 독바위를 가는 길은 되돌아오는 길의 지능 끝머리에서 직접 차고 오르면 조금은 험하지만 황새날등으로 오르는 길 끝지점 좌측 쉼터에서 만날 수 있고, 다시 처음으로 되돌아나와 정규 등산로를 오르면 된다.

그곳에서 약 2백여미터 오르면 표지판이 서있는 갈림길이다. 좌측은 함양독바위 안부로 직등하는 길이고, 우측은 신열암에서 오는 길과 만나 넘어오는 길이다.

함양 독바위는 유두류록에 독녀암이라 기록해 놓았는데 동행했던 승려 법종이 말하기를
“한 부인이 바위 사이에 돌을 쌓아 거처를 만들고 그 안에서 득도하여 승천했다는 전설이 있어 그렇게 불렀다”한다.

이 바위는 매우 높고 특이하여 전면에서도 위압감을 풍긴다. 서있는 자리가 독녀가 수행했던 자리이며 바위 중단부까지는 설치된 사다리를 타고 오르면 되지만 정상부까지는 상당히 까다롭다.

우선 바위 측면을 타고 올라 몸을 모로 세우고 좁은 틈새를 빠져나가면 정상부에 묶인 보조자일이 보인다. 그러나 줄이 묶여있다고 해도 오버가 진 바위형태와 고도감으로 팔 힘만 가지고는 오르기가 힘들 정도로 어려운 곳이고, 암벽등반의 경험이 없으면 상당한 고생을 감수해야한다.

그 예전 사람들의 오름 역시
“나무사다리를 타고 올라 잣나무를 잡고서 바위틈을 돌고 돌아 등과 배가 모두 긁힌 후에야 정상에 도달할 수 있다”고 했으니 예나 지금이나 오름 길은 변하지 않은 듯 보인다.

정상에 서면 온달장군 공기돌 같은 바위가 몇 더 보이고 사방이 터진 전망은 가히 압권이다. 거대한 지리의 뒷모습은 장엄하고 합죽선 골과 같은 첩첩한 주름이 그 깊이를 대변한다. 금대산과 법화산 뒤로는 덕유산에서 내려오는 백두대간과 금남호남정맥의 시작부인 장안산 줄기가 민족의 혼처럼 꿈틀거리고, 가부좌를 틀고 있는 가야산과 합천호를 호위하고 있는 황매산이 파도처럼 굵은 선으로 출렁인다.

독녀암에서 상내봉 방향으로 바위 하나를 넘어서면 삼거리 길림길이 나온다.
좌측은 안락문 방향이고 우측은 신열암과 고열암으로 가는 길이다. 예서 신열암은 지척이다. 불과 100여미터 나아가면 등산로변 좌측에 터를 일군 석축이 보인다.

선열암과 마찬가지로 거대한 석벽을 배경으로 건물이 들어설 만한 터가 들어앉자 있고 샘 흔적이 있다.

고열암은 사면을 끼고 진행방향으로 조금 더 나아가면 또다시 만나는 사거리가 포인트다.
사거리에서 직진은 고열암이고, 좌측은 오름길로 능선을 만나면 안락문에서 오는 길과 하나가 되는 길이다. 우측은 솔봉능선길로 5분여 나아가면 의론대로 추정되는 곳이 나오는데 조망대가 설치되어있을 정도로 전망이 시원하다.
이곳을 내려서면 능선상에서 또 하나의 사거리가 나온다. 직진은 솔봉을 거쳐 송대마을로, 좌측은 마지막빨치산 정순덕의 은신처 선녀굴과 선녀마을 터를 경유하여 송대마을로 내려서는 길이고, 우측은 유씨 성을 가진 선비가 공부를 했다는 유슬이굴로 가는 길이다.

고열암사거리에서 2~30m 나아가면 고열암 터가 나타난다.
김종직 일행이 산에 들어 첫날밤을 보낸 곳이다. 규모나 모양은 지나왔던 선열암이나 신열암과 흡사하며, 다만 비를 피할 수 있는 너른 석굴과 신열암보다는 수량이 풍부한 샘이 있다는 게 조금 특이하다. 필자는 이곳에서 세 번의 중식을 하였는데 우선 방향이 양지녘이고, 한겨울에도 찬바람이 들이치지 않아 온화하고 따뜻함 속에서 풍족함을 느낄 수 있었다.

(계속)

  • ?
    김용규 2006.07.04 21:44
    선열암터에서는 비박을 하기에 아주 용이한 정소같더군요. 바위에서 흘러 나오는 부근에 샘물을 파 놓으면 식수로도 쉽게 가능하니까요. 노장대마을에서 살았던 분의 말에 의하면 독바위 부근에 유술이 굴뿐 아니라 이미 알려진 선녀굴과 금낭굴, 박쥐굴외에 상대굴이 있다 하는데 저는 가 보질 못했습니다.

  1. No Image notice by 운영자 2002/05/22 by 운영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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