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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리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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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08.01 21:10

엄마야 누나야

조회 수 1567 댓글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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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엄마야 누나야 강변 살자.

뜰에는 반짝이는 금모래빛

뒷문 밖에는 갈잎의 노래

엄마야 누나야 강변 살자. '

김소월의 엄마야 누나야 시가 여름이 되면 참 가슴에 와 닿는다. 시골 태생으로서 그것도 강을 끼고 살았던 기억이 있는 사람들이라면 김소월의 엄마야 누나야 라는 시의 한줄 한줄의 의미속에 담겨 있는 아름다움에 대해서 저절로 감흥이 일어남직도 하리라. 시라는 의미가 무엇인지 잘 몰라도 가슴속에 무엇인가 움이 트는 듯한 기분으로 전환이 되는 시임에는 분명하다.

짧으면서도 단순한 이 엄마야 누나야 라는 시적 감흥이나 느낌에 대해서 지리산에서 발원을 하여 더없이 맑고 순수한 분위기를 연출하면서 흐르고 있는 엄천강가의 사람들에게도 예외는 아닌듯 싶다.

60년대에 초등학교 시절을 보낸 나로서는 당시에는 뚜렷한 놀이터나 놀이 기구가 없었던 이유 때문에 엄천강 가의 모래밭이나 잔디밭에서 참 많이 놀았던 기억이 있다. 미역감기, 차 놀이, 공기놀이, 물 놀이, 고기잡기, 다슬기 잡기등등이 있었지만 유독 지금까지도 다시 한번 그 놀이를 하고 싶은게 하나 있다.

여름철이면 소를 먹이는 것이 나한테 주어진 과제였고, 매일 산이나 강으로 소를 먹이러 가야만 했다.

당시에 소라는 존재는 논이나 밭을 갈 때 쟁기를 끄는 유일한 존재였기 때문에 요즘처럼 식용으로만 존재하는 소와는 질적으로 그 역활이 달랐다.

그래서 시골에서는 논 다음으로 값나가는 재산 목록 2호에 해당될 만큼 중요한 존재였기 때문에 소에게 먹일 풀을 베어 와서 먹이거나 아니면 소를 직접 몰고 나가서 소에게 풀을 뜯기게 하는 것이 아주 중요한 일과이기도 한것이다.

오후나절 강으로 소를 몰고 간 후에 소 고삐를 소의 뿔에 칭칭 감아 놓으면 소는 저 혼자서 잘도 풀을 뜯어 먹었다. 그 다음은 소를 몰았던 아이들은 완전 자유가 된다.

그렇지만 소를 강가에 두고 집으로 간다거나 다른 곳에 볼일을 볼때 낭패를 당하기 일쑤였다. 강의 풀만 곱게 먹는게 아니고 어떨 때는 소라는 놈이 남의 논으로 올라가서 논두렁에 잘 심어 놓은 콩 잎을 뜯어 먹는 날엔 난리가 났다.

현장 목격을 당하지 않았더라도 어제 누구의 소가 강에서 풀을 뜯겼느냐에 따라 논의 주인으로부터 책임 소재를 분명히 따지고 들었기 때문에 소를 감시하는 일 또한 예사롭지 않은 일이기도 했다.

그런 연유로 강가에서 놀더라도 소에게서 눈을 떼지 않아야 한다는 게 당시 소를 먹이는 아이들의 철칙이기도 했으며 소와 함께 저녁 무렵 날이 어둑해질 때까지 시간을 함께 보낼수 밖에 없었다.

그 많은 시간을 그냥 보낼리 없었다. 무엇인가 놀이 활동을 창조해 내어야 무료함을 이겨 낼 수 있었는데 내가 가장 즐겨 한 놀이 활동은 바로 성 쌓기 놀이였다.

강물에 잘 씻기고 닳은 돌멩이들을 줏어 와서 나만의 성을 쌓는 놀이는 여러 사람들과 어울리지 않아도 되는 멋진 놀이였다.

납작한 돌멩이를 여러개 모아 놓고 안락 의자를 만들기를 먼저 한다. 요즘의 쿠숀이 있는 안락의자처럼 등받이, 깔판, 손 받침대, 머리 베개까지 돌멩이로 만드는 일은 여러날 동안 작업으로 만들어지는 일과였다.

안락의자가 잘 버텨지도록 뒷 쪽에는 울퉁불퉁한 돌멩이로 받침 돌로 쌓아 두어야 안정감이 있었다. 아주 견고하면서도 편안한 의자를 만들어 나가는 재미도 시간을 보내기엔 참 안성맞춤이기도 했다.

그 안락 의자는 돌판으로 만들었기 때문에 사이 사이에 공간이 많았다. 그럴때면 작은 자갈로 돌판의자에 모자이크를 하듯 공간마다 채워 놓으면 등허리에 와 닿는 감촉이 꽉 조여주는 느낌과 함께 안정감이 함께 느껴지는 멋진 의자가 되었다.

등받이의 각도가 안락의자처럼 기울어지게 만들었기 때문에 피곤할 땐 그 의자에 앉으면 참 아늑하고 편안함을 느끼기엔 만족스러울 정도였다.

돌판에서 느껴지는 딱딱함이 오히려 약간의 압박감을 함께 가져다 주기 때문에 편안한 느낌의 강도가 많아지기도 했다.

자폐증을 이겨내고 미국의 대학 강의까지 하면서 동물 심리학을 연구하고 있다는 미국의 어느 학자의 이론도 바로 압박감속에서 편안함을 느끼면서 자폐치료까지 해결했다는 자료를 본적이 있는데 엄천강가에서 내가 만든 안락 돌판의자가 바로 그랬다.

다음엔 안락 의자 주위로 담을 쌓는다. 무진장하게 늘려 있는 주변에서 돌멩이들을 모아서 둥글게 담을 쌓는 작업도 제법 많은 시간을 필요로 했다.

그런 작업을 할 동안엔 옆에서 누가 뭐라 해도 들리지 않을 정도 심취되어 버리기 일쑤였다.

담장의 높이는 안락 의자에 앉아서 우산을 펴서 얹어 놓기에 알맞을 정도로 쌓았다. 비가 오는 날이면 우산을 의자 위에 적당하게 꽂아 놓으면 나 혼자만의 성이 되며 지붕까지 만들어진 안락함이 참 멋지게 연출되기도 했다.

바람이 불고 비가 오는 날이면 우산 주변으로 찢어진 비닐 몇 조각을 적당하게 이어 놓으면 하나의 원시적인 집이 되기도 했다.

안락의자 만들기에 너무 정열을 쏟은 나머지 우리집의 소가 남의 논두렁에 심어 놓은 콩 잎을 뜯어 먹고 논 주인이 멀리서 고함을 지를 때 ' 아뿔싸!' 당황을 하면서 소를 몰아내기를 여러번 반복되기까지 한적이 있다.

등을 기울어진 각도로 만들어진 등 받침대에 편안하게 기댈 수 있고, 손을 얹어 놓을 수 있는 손 받침대도 만들어 놓았으며 자동차의 운석석 의자처럼 목을 기댈수 있는 것까지 준비를 해 두었고 바람막이가 되는 돌담이 아늑하게 쌓여져 있어서 그곳은 딱 한사람만의 편안한 공간이 되어줬다.

아이들의 심리상 자기의 공간에 대한 애착이 참 많다.
소꿉 놀이가 그렇고, 블럭이나 입체 놀이기구, 두꺼운 책을 이용하여 자기만의 공간을 만들게 하면 아이들은 굉장히 집착을 가지고 좋아한다.

요즘 아이들의 생태를 직업상 많이 관찰되어질 수 밖에 없는데 컴퓨터 게임 중독에 빠진 아이들과 부모님이 함께 이런 놀이를 병행해 본다면 하나의 치료 방법이 될 것이다.

이런 놀이 활동을 통해 정서적 감흥과 공감대 형성, 노작활동의 극대화, 심리적 안정감을 많이 얻어지리라 생각해 본다.

엄마야 누나야! 이 세상에서 가장 정감이 있고 다정한 말이다. 이 세상에서 가장 다정한 사람과 강가에서 노닐어 보는 재미는 어떨까?

자수라는 시가 고등학교 국어 교과서에 실릴 정도로 한국 문단의 거목이신 허영자 시인은 유림 노루목 앞 냇가에서 놀던 기억이 아주 정겹다 했다.

모든 시상의 배경이 되기도 했고 아름다운 언어들의 본향이 바로 엄천강변이라 했다.

강변은 그렇게 많은 사람들에게 아름다운 추억과 함께 정서가 넘실대는 곳이다. 그런 아름다운 강변에서 노닐어 보는 것도 여름날의 재미이리라.

특히 정서장애의 요소가 많은 아이를 둔 부모님들께 이 놀이 활동을 권해 보고 싶기도 하다.

  • ?
    고향.. 2006.08.02 07:51
    저도..
    어릴적 냇가에서 놀던 추억이
    살아가는데 큰 힘이 됩니다.
    어렵고 힘든 일이 생기면 어릴적 고향 냇가를 떠올리며
    이겨내곤 하지요..

    가고 싶네요..
    어릴적 고향 강가로...

  • ?
    섬호정 2006.11.03 04:49
    시인님의 고향 엄천강이 지리산하 가까이 있는 마을이군요
    지리산을 굴러와 섬진강물에 씻긴 돌들이 피아골 섬진강가엔
    많지만, 제 고향 하동 섬진강변은 아랫쪽이라 모래가 많거든요
    시인님처럼 돌성을 쌓을 순 없었고 모래성만 열심히 쌓다가
    해저물어 강물에 맡기고 집에 돌아가면 밤새도록 강물에 모래성이
    씻겨져 가는 꿈을 꾸었던 유년의 기억이 되살아납니다
    고향 섬진강변, 뜨거운 백사장 그 여름,
    황금들판에 에너지를 빼앗기고 수척해진 물빛의 그 가을,
    살얼음이 덮힌 그 겨울,
    물안개 피어오르던 그 봄날이 그립습니다
    좋은 글 유익하게 읽고 가슴에 추억까지 담아갑니다
    고맙습니다 annapolis 에서 합장
  • ?
    로즈 2006.11.09 11:36
    엄마야 누나야.. 마음 깊이 울리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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