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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억 년의 시간여행!

그랜드 캐년(Grand Canyon)은 미국 애리조나 주 북부에 있는 거대한 계곡으로 길이가 446km, 가장 넓은 폭은 29km, 깊이는 1.6km 에 이른다.

약 7천만 년 전에 시작된 융기현상으로 인해 늪지대이거나 얕은 해안지대였던 지층이 3,000 미터 이상 들어 올려져서 콜로라도 고원(Colorado Plateau)이 먼저 형성되었고, 로키 산맥에서 흘러내리는 콜로라도 강물이 지층을 깎아서 지질학적 연대로는 비교적 최근인 지난 5~6백만 년 전에 지금과 같은 형태의 계곡이 만들어졌다고 한다.

그랜드 캐년에 노출된 지층의 연령은 상당히 넓은 폭을 가지는데 제일 높은 곳에 있는 가장 젊은 층이 2억 7천만 년 전, 협곡 아래 콜로라도 강에 접한 가장 오래 된 층은 무려 18억 4천만 년 전에 형성됐다.


(*지질 단면도 사진은 위키피디아에서 가져 옴)


그랜드 캐년 안으로 들어가면 갑자기 시간은 2억 7천만 년 전으로 돌아가고, 지그재그로 난 트레일을 따라 걸어 내려가면 시간은 점점 뒤로 가서 콜로라도 강가에 다다르면 마침내 18억 년 전의 지층을 마주보게 된다.

수억 년에 걸쳐 형성된 높이 몇 백 미터 되는 지층들 속에서 인생 백년이 차지하는 자리는 얼마나 될까?

대답은 "무, 바다에 떨어진 빗물 한 방울."

지구의 나이는 45억 년 정도, 최초의 생명체는 약 30억 년 전. 그 후 오랜 진화의 과정을 거쳐 인류의 조상인 아프리카 유인원이 500만 년 전, 현생 인류의 조상인 호모 사피엔스가 20만 년 전에 지구상에 나타났다고 한다.

지능을 가져서 원숭이와 갈라진 호모 사피엔스 후손 중 하나가 바로 지금 그 진화된 지능으로 18억 년의 시간을 돌아보고 인식하고 있다는 이 기적같은 일을 굳이 말로 표현하자면?

"천상천하 유아독존, 내가 브라만이다, 물 한 방울이 바다를 담고 있다!"
상당히 주관적이지만 불교, 힌두교, 신비주의 식으로! 하하하!

호모 사피엔스종도 언젠간 멸종하여 수천 만 혹은 수억 년 후 어느 지층, 어느 암석 속 화석으로 남게 될 것이다. 노자가 말한 대로 天地不仁(천지불인), 모든 것은 자연 법칙대로 움직일 뿐이니까......

사라지는 것은 사라지는 대로 두고.....

길어야 백 년 이 지구에 머무는, 먼지처럼 덧없는 사람이란 존재의 실상을 마주보고 가벼워지고 겸손해지기 위하여, 이 모든 것을 자각하는 인간이란 존재에 대하여 찬탄하고 축하하기 위하여, 자연의 아름다움에 취하고 지금 여기 존재하는 것에 감사하기 위하여 그랜드 캐년 속으로 18억 년의 시간 여행을 떠나 보기를 권한다.





빨간 색으로 표시된 사우스 카이밥 트레일을 따라 콜로라도 강까지 내려가면 석굴이 있다.
그 석굴과 연결돼 있는 카이밥 다리(블랙 브리지라고도 함)로 강을 건넌 다음 초록색으로 표시된 강변로를 따라 가면 브라잇 엔젤 야영장이 나온다.
사우스 카이밥 트레일 기점에서 여기까지 거리가 11.3km.

야영장 피크닉 테이블에서 점심도 먹고 시리도록 차가운 콜로라도 강물에 발도 담그는 등 푹 쉬고 실버 브릿지라고도 하는 브라잇 엔젤 다리를 건너 파란 색으로 표시한 브라잇 엔젤 트레일로 들어간다.
브라잇 엔젤 야영장에서부터 브라잇 엔젤 트레일 기점(trailhead)까지는 15.3km.

중간에 인디언 가든이라고 하는 야영장이 있는데 나무도 있고 아기자기하고 예쁜 곳이다. 그곳에서 쉬면 좋다.

여름 3개월(6~8월) 동안 이 코스로 하루 동안에 사우스 림에서 강까지 내려갔다 오는 것은 잘 생각해야 할 것 같다. 한낮 캐년 속 온도가 40도 넘게 올라가기 때문에 15km 이상 올라가야 하는 브라잇 엔젤 트레일에서 탈진할 수 있다. 그리고 물 있는 곳이 많지 않아서 많은 양의 물을 지고 가지 않으면 어려움을 겪을 수도 있다.  

겨울(12~2월)에는 트레일 위쪽이 얼어 있기 때문에 내려갈 때 조심해야 하고 해가 짧아서 광속으로 걷지 않으면 해지기 전에 도착하기 어려우므로 역시 심사숙고하는 게 좋겠다.

지리산 종주 또는 종일 산행해 본 경험 등 기본적인 체력이 갖춰지지 않은 경우에도 역시 기본을 갖춘 다음에 하는 게 안전할 것이다. 개인차가 있겠지만 지리산 종주 경험이 있는 필자는 내려갈 때 4시간, 강변에서 쉬는 시간 포함해서 올라오는 데 6시간, 총 10시간 만에 트래킹을 마칠 수 있었다는 것을 참고하면 좋겠다.
  

어느 봄 또는 가을날 꼭두새벽, 사우스 카이밥 트레일 시작점에서 등산화 끈을 조여 매고, 등산 스틱을 들고, ‘킁킁’ 예사롭지 않은 공기 냄새를 맡으며 캐년 속으로 걸어 들어가라.

참 마음씨 좋은 달님(전날이 보름날이면 더욱 좋다)과 해님이 사이좋게 근무 교대하는 사이, 어슴푸레 모습을 드러내기 시작하는 거대한 협곡을 옆에 끼고 낭떠러지 길을 조심조심 이삼 십 분 내려가면 불그레 물든 장엄한 캐년이 갑자기 눈앞에 펼쳐지면서 우~아~ (ooh aah point) 놀라게 된다.

그렇게 시작한다. 18억 년의 시간 여행이.......!




<끝>

  • ?
    푸르니 2013.10.25 13:16
    사랑방에 여러 부분으로 나눠 올렸던 글인데 이 방으로 가져 왔습니다.
    혹시라도 그랜드 캐년을 여행할 계획이 있는 분에게 눈꼽만큼의 도움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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