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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리산

사랑방>삶의추억

2004.07.28 17:19

우동 한그릇

조회 수 1854 댓글 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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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해정 > 우동집
"이 자리는 당신을 위해 비워둔 자리입니다"  
~ ~ ~ <예약석>리저븓-


작가 '구리 료헤이'   극단 <김동수 컴퍼니>의 연극
<우동 한그릇>을 보러 갔었다.

지난해 출국을 앞두고 바쁜 일정에 쫓겨 이 연극을 못보고
덴버로 떠나서 일년내내 마로니에 쪽 소식에 귀를 기우렸었다.
귀국후, 병원다니는 일과 일상의 챙길것들이 밀렸다가 줄을 서듯
닥아오는 바람에 어느덧 연극의 종료 직전에서야.....
동행하겠다는 신미혜님의 사정으로 하루를 더 기다리다 그야말로
마지막날, 마지막 공연을 놓치지 않으려 막차를 타듯이 달려갔다.


극단 <김동수 컴퍼니> 창단 10 주년 기념공연 시리즈 기획으로서,
     '우동 한그릇' 7차 공연은 좀 더 진화된 컨셉으로!  

2003년 4월에 1차 공연을 시작하여 금년 5월까지 6차공연에 이르는 동안
관객들로부터 뜨거운 사랑을 받았던 <우동 한그릇>을  새로운 버전으로
재포장하여 시리즈 첫번째 작품의 공연이란다.

-소.설.보.여.주.기-.과.거.적. 소.설.과 .현.대.적. 드.라.마.의. 행.복.한. 결.혼.-
<우동 한그릇>은 연극에 대한 기존의 고정관념을 깨뜨리는 혁신적
공연 양식도입 이란다.  지문과 대사로 이루어진 기존의 공연과는 전혀 다르게
한국 최초로 소설 원문 그대로 공연하는 방법의 선택이었다.

물론 한국내에선 지난 2002년 내한한 러시아극단<모스크바 청년극장>의
<검은 수사> -(안톤 체홉 소설) 공연을 통하여 이미 체험 한바 있다지만.
소설과 연극을 기묘하게 혼성교배?시킨 이런 혼합장르 형태의 공연 양식은
21세기 트렌드로 진화해 나가고 있다고 한다.
끝없는 잡종적 변신을 통하여 종(種) 다양성을 추구해야만 한다는 연극문화의
새로운 진로인가 싶다.


물론, 나는 <일본 전 열도를 울린 눈물의 동화! 1억 2천만의 눈물, 그 주인공들을
만나고 싶었을 뿐... 연극계의 새로운 기획 시도에는 별 관심이 없었던게 사실이다
하지만 ,지금까지 몇 편 보아온 건 아니지만 연극의 새로운 공연방식을 대하니
신선하고 진지한 연극학도가 되는 기분을 느꼈다.

주인공이 소설 원문을 읽기 시작하고.... 그 후의 사건을 연극으로 이어가는
공연의 방식인데...이렇게 다음 대목들이 되풀이되는 공연방식이다.
나레이션으로, 해설로, 자막으로, 연극 앞 뒤 배경을 풀어주던 옛 방식에서 보다
더 가까이 관객에게 접근되는 느낌이다.
어릴적 연극반에서 기웃 할때. 피란 시절 당시의 유명한 지도 선생님
(고 이해랑님)의 지도 열성과 모습이 떠오르기도 하였다.


<<작품 줄거리>>

^*^한 그릇의 우동으로 힘과 용기를 얻었던 세 모자,
추억의 우동집, <북해정>에 다시 찾아 오다.^*^


<북해정>이란 혹카이도의 작은 우동집은  해마다 12월 마지막 날이 되면
손님들로 붐빈다.
가게가 문을 닫을 무렵 그 곳에 남루한 차림의 세 모자가 들어와서
단 한그릇의 우동으로 배를 채우고 간다.
그 후에도 12월 마지막 날이 되면 세 모자는 <북해정>을 찾고, 다정하고
따뜻한 그들의 모습에 주인은 보이지 않는 배려를 아끼지 않는다.

시간이 흘러 다음해 12월 마지막날, 주인은 우동을 먹으러 올 세 모자를
기쁜 마음으로 기다리지만 그들은 나타나지 않았고 이후 몇 년이 지나도
그들은 <북해정>에 다시 오지 않았다.

안타까운 마음으로 이들 모자를 기다리는 주인은 그들의 자리를 언제나
비워뒀고 이러한 사연은 단골들 사이에서  화제가 된다.

그저 추억으로 세 모자에   대한 기억이 남겨질 무렵, 그들은 다시 우동집에
나타난다. 두 아들은 장성한 청년의 모습으로, 그리고 엄마는 제법 말쑥해진
모습으로.......

이제 그들은 한그릇의 우동이  아닌, 떳떳한 세그릇의 우동을 시켜 놓는다.
그리고 우동집 주인이 베풀어 주었던 따뜻한 배려와 마음에 대해
고마움을 전한다.
그렇게 <북해정>의 섣달 그믐은 훈훈함으로 젖어간다. <끝>^&^


<<감동의 장면>>

          우동집 주인들의 배려 :  
- 내외가 얼른 가격표를 '150' 으로  바꿔 매달아 놓는다
- 주인은 1인분에 분량을 반을 더 얹어서 나온다
아내가 2인분을 좀 주지않고선~원망하면,
세모자가 눈치채지 못하게 하려는 배려였다고..(가슴이 뭉클한다)
-' 새해에는 복 많이 받으세요!!!'가슴 뜨근한 소리로 외치는 배웅인사.

         막내의 글짓기에서:  세모자의 사연을 읽는다
-엄마는 아버지가 트럭운전 사고로 죽으며 진 빚 때문에 일터를 못 빠진다
-대신 중학생인 형이 학교행사엘 참석하여 동생의 가난한 입장을 대변해 준다
-대상을 받은 막내의 글짓기에서 장차의 꿈은 <우동집 아저씨>가 되는것이란다.
-어린 막내는 친구들과 놀지도 못하고 시장을 보고 저녁을 지어서, 신문을 돌리는
형과 직장에서 돌아올  엄마를 기다린다.

       혹카이도를 떠나 성공후 다시 귀향
장성한 큰 아들은 도쿄 대학출신 의사가 되어 혹카이도로 진출
막내는 혹카이도의  한 금융기관에서 연수중
엄마와 함께 옛 추억의 <북해정>을 찾아왔다

      관객석에서 :
- 공연 내내 눈물을 닦으며... 만감이 교차했다.
-관객과 숨소리도 주고 받을 듯한 소공간 극장의 분위기가 참 좋아서
  가끔 소극장 공연을 보러간다. 가까이서 진솔한 연기를 보면 때로는
  무대로 걸어나가고 싶은 충동을 느끼는 곳이다.
- <우동 한그릇> 같은  감동의 가족극이면 더욱이 내 추억 속  한 시름을
   덜어 놓듯 후련함을 맛본다.
   배고프던 어느 겨울날 뜨겁게 마시던 우동국물 맛 !
   애환이 스며있는 울컥하는 그런 맛...우동 한그릇!

편의점에서 요플레 한 개를 샀다. 둘이서 오붓이 나누어  찍어 먹으면서  
동숭아트센타의 석장석의 차수 앞에 앉아서  연극 후 감성을 서로 다듬는다
어둡고 번잡한 마로니에 밤 골목, 젊은 연인들 무리속을 뚫고  둘이서 손잡고
벗어났다.

음악: 그 겨울의 찻집


(2편)<비오는 날에는 짜장면을 먹으러 마포엘 간다>

마음속엔 계속해서 '조용필의 겨울찻집' 노래가 애절하게 흐르고 있다.

  • ?
    섬호정 2004.07.28 18:14
    글을 어떻게 쓴겐지...
    잊어 버리기 전에 그 감동을 적어보았다.
    연극은 혼자서 보아도 참 감동스런 작품이 있었지만,
    신미혜님과 함께 보길 잘 했다 싶은 날이었다...
    혼자였다면,
    부어 있는 눈으로 길을 가기엔 조금 멋적었을게다...
  • ?
    그랜맘 2004.07.28 19:32
    외손주가 저녁을 먹으러 와서 열어놓은 이 화면을 읽어본다..
    "아,<우동한그릇> 저도 책으로 읽었어요. 할머니!
    '구리 료헤이'가 쓴 동화인데 되게 울렸어요" 그렇지만
    끝에는 성공해서 좋아진 내용이예요.."
    에고~ 미안허다. 너도 연극을 보러 갔음 좋았을걸,
    연극으로 보면 더 재미있는건데...
    祖孫이 귀한 대화를 한 여름날 저녁밥상 자리..
  • ?
    섬호정 2004.07.28 21:53
    외손주(이정빈 4학년)가 곧잘 클릭을 하며 사진방 사랑방을 열어본다 백두산 여행기까지....두루~ 근데 저 바가지를 든 사람은 산할아버지신가요? 뭣하는 분이신가요??... 설명이 궁했다....허리를 구부정하며~ 흉내를 낸다 "이 폼이죠?! 허리가 참 아프시겠다"고 한다...여전히 대꾸할 설명이 궁하다.
  • ?
    하해 2004.07.29 16:24
    외손주가 홈메인에 있는 흑백그림을 궁금해하는군요^^
    물을 뜬 산사람사진인데, 허리꾸부정은 산에의 경외심,겸손함으로 풀어주시길 부탁드립니다. 저는 도저히 이야기 짓기에 자신이 없거든요^^
  • ?
    하해 2004.07.29 17:41
    참 놀랐습니다. 과거 우리 짱님의 연극반 시절 선생님이
    故 이해랑先生 이실 줄은 생각도 못했거든요.^^
    공연 보시고 감동을 풀어 메모도 하시고 부지런하십니다.
  • ?
    섬호정 2004.07.30 01:15
    하해님! 자세히 풀어주시니 고마버요~이 다음에 지리산에 가보면 그 런 폼이 저절로 나올거라고 ..말해줬죠. 연극에 관심 깊으시군요...
    수줍어서 연극 할 조건도 안되는데,어쩌다 교내 예술제 준비 무리에 끼어 원술랑을 하던 시절... 자퇴?하였지요...웅변을 해야한다는 국어선생님 말씀에..후딱 나온게 잘 된 건지도 모르죠...항도의 여중시절 추억이지만. 당시엔 6.25 피란으로 모든 유명인들이 부산에 모였었지요.
  • ?
    김현거사 2004.07.30 11:41
    아득한 시간 저쪽으로 흘러간 간 연극....
    손녀 낳아서 언젠가 한번 나도 손녀 손에 끌려 연극 가볼 수 있을까?
    마로니에 명륜동 거리에서 자취하며 한달 식사표를 사서 식사하면 항상 옆의 밥그릇이 더 크게 보이던 배고픈 시절 이야기도 해주고...
  • ?
    솔메 2004.07.30 15:59
    감동의 가족이야기 작품이 연극무대에 올려졌군요.
    불현듯
    지난번 홋까이도 여행길에 삿뽀로의 마지막날 밤, 대를 이은 유명한 라멘,우동집들이 즐비한 곳을 일부러 찾았는데
    밤늦도록 줄을 서서 기다리다 아무렇게나 앉은 자리에서 다꾸앙 몇조각을 놓고 국물을 후르륵거리던 각양각색의 손님
    모습이 생각납니다.
  • ?
    오 해 봉 2004.08.01 20:52
    늦게야 선생님의글을 접했습니다,
    가난한 엄마와 아들들의 아름다운이야기 가슴이 뭉쿨합니다,
    오늘 번개모임에서 선생님이 마련해주신 맛있는수박과 맛있게
    잘삶아진 돼지고기보쌈 고맙게 잘들먹었답니다,
    다음에는 저희가 맛있는것 대접할께요,
    거듭 감사드립니다.
  • ?
    은고개 2004.08.13 00:27
    마포에 자장면 먹으러 가는길 오래도 하고 있으시네요
    그 언젠가 부터~긴 5호선을 타고서 다니던 시절부터,

    연극 좋아 음악회 좋아 많이 바쁘신 분
    여기서 만나 반갑기도 합니다
    잘 지내신듯, 언제 귀국하신겐지.
    어디로 연락드림 될가요.
  • ?
    도명 2004.08.14 08:34
    반갑네요 ...방학 중이시라
    마음도시간도 여유 누리시겠군요
    이 곳 기쁨의 동네이지요
    자주 만나십시다
    옛 그대로 (T~)살고 있어요
    아, 이사는 했네요 동네 안에서...
  • ?
    섬호정 2004.09.01 20:41
    은고개님! 정가공연 함께 가자 권해봅니다
    1회 공연때 예악당에서 감명깊게 깊은 애정을 갖고 잘 보았지만,
    2,3 회째는 해외에 나가 있어서 애석하게 놓쳤고, 이번 4회째는
    아예 예약을 해두고 날짜만 손꼽아 기다립니다. 연락주세요 어서~
  • ?
    sagesse 2004.09.15 21:50
    저두 이 얘기, 책으로 봤는데 연극으로도 올려졌군요.
    지방에 살다 보니 연극과는 아무래도 거리가...ㅠ.ㅠ
    역시 사람은 나서 한양으로 가야 하나 봅니다.
  • ?
    섬호정 2004.09.29 07:55
    이 소규모 연극단들이 지방 곳곳을 순회 할 수만 있다면
    참 평화로운 우리 세상일것 같았어요~
    문의해 보니~초청만 해 주면 갈 수도 있다더만요~
    각 지방의 자치기구에서나 문화원에서 지방의 문화 정서가
    소외되질 않기 위해 초청 공연정책에 힘써야 한다는 생각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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