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자마츠리(三社祭)

by 야생마 posted May 20, 2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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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쿄의 서민들이 가장 많이 찾는 아사쿠사의 신사에서 일년마다 열리는 축제.
에도시대 3대축제이고 신이 탄 가마가 온 동네를 휘젖고 다닙니다.
지난주에 보여드린 간다마츠리와 비슷하지요. 어느 한곳에서 열리는게 아니라
이쪽에서 으쌰으쌰 하다가도 골목길 돌아서면 또 다른팀이 으쌰으쌰~ 암튼 대단합니다.

북치는 공연도 벌어졌는데요.  힘이 느껴지고 대단하더군요.
그래도 역시 요즘 비디오로 보는 `헬로우 애기씨` 북치는 모습이 훨씬 멋지지요.^^
최참판댁 주위로 가끔 지리자락이 비치면 마음이 요동칩니다.

보면서 왠지 뭔가 결핍 되어있는 느낌이랄까...어쩌면 그들은 외로웠는지도 모르죠.
그래서 우리를 기웃거리고 침략한게 아닐까...지금이야 잘사는 나라가 되었지만요.
진심으로 잘못을 뉘우치고 용서를 구하면 우리가 용서하고 따뜻이 대해줍시다.

사람들이 어찌나 많은지 따가운 햇살에 더위가 느껴져서 고생이었습니다.
서민들의 사랑을 많이 받는 곳이라선지 포장마차 행렬도 정겨웠고
가족들의 모습, 외국인들도 많고 언제나 좋은 여인들의 표정^^
아이들이 참 고생이네요. 왠종일 같이 으쌰으쌰 하느라구요.
그들의 신께서 복도 주고 사랑도 전하고 평화를 주겠지요.


이번주는 피곤하기도 하고 어제 술자리를 하느라 그냥 축제만 보고 쉬었습니다.
사장님도 아저씨 두 분도 자녀들이 대학 다니는데 힘들게 벌어서 송금하고...
누가 일본까지 와서 이런일 하겠어요. 봉급이 생각보다 많은것도 아니거든요.
중국교포나 중국인들 알아봐야 할터인데 사람구하기 쉽지 않은가 봅니다.

저야 전략적으로 하는거고 세상 떠돌면서 본 가난한 이들 특히
안나푸르나 오렌지 팔던 소녀, 티벳 구두닦는 아이들, 인도 허름한 식당에서
저를 아주 친절하고 근사하게 맞이해준 걸레질 하던 소년.
학교에 가질 못하고 사탕수수 베던 소녀. 필사적이었던 포카라의 호객꾼.
맨발의 릭샤꾼들. 그밖에도 많은 생업현장의 그을리고 마른 사람들.
저는 네팔리이고 왠만한 일은 즐겁게 할 수 있습니다.

문제는 포카라 방3개 부엌,욕실 딸린 집 30개월치의 임대료를 낼 정도 벌었는데
더 머물러야 하느냐...아마도 여름 이곳에서 지내야 할 것 같습니다.
시원한 에어콘 바람이 싫진 않고 좋게 생각해서 의리를 생각해주고
지금이야 넉넉하지만 나중을 위해서 기회있을때 좀 더 채운다고 생각해야죠.

6월초에 네팔에 가서 조금 머물다가 인도차이나로 넘어가 아시안컵 축구 응원하고
주변 여행하면서 남반구로 내려가서 생애 가장 따뜻한 겨울을 보낼 예정이었는데
6월이면 일본에 장마가 오고 네팔도 몬순기간이고 축구는 TV로 보면 될테고
가을에 부지런히 가면 되겠지요.  일본정부에서 나가라면 일정이 또 바뀌겠구요.
닛코도 다시 가보고 싶고 이 참에 몇군데 잘 짚어봐야 겠습니다.

다음주엔 모임이 있네요. 즐겁고 뜻깊은 만남 되시길 바랍니다.
이럴줄 알았으면 진짜 좀 더 머물다 나왔어야 했는데...고국에 있으면 머랄까...
묻어버렸던 것들 야망같은게 꿈틀거려서 참 힘들죠. 능력은 안되면서...
보고픈 친구들 연락도 안했어요. 실컷 떠돌며 놀다 와서 열심히 사는이들
무슨얘기 하겠습니까..생각하는 것도 많이 달라져 있구요.
오브넷님들도 뵙고 싶은분 많은데 살짝 의중만 내비칠 수 밖에 없었던...^^

다만, 제가 지금 많이 행복한 만큼 모든이들이 행복했으면 좋겠습니다.
여행길에선 골목길도 그냥 골목길이 아니고 전철역도 버스정류장도
모두 새로운만큼 스무살 그때의 설레임이 생겨나요. 그리움도 커지고 추억은 쌓이죠.
암튼 저는 정말 제대로 길을 찾은 것 같습니다. 제마음이 자꾸 웃음이 나고 항상 기쁘거든요.

지금 이순간이 되기까지 지나온 생의 모든 고락들이 감사하게 여겨집니다.
다음주엔 하코네에 가서 자연을 느껴봐야 겠습니다.
존경하고 사랑하는 우리님들 아주아주 행복한 한 주 되십시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