얄룽창포 강줄기를 따라서...

by 야생마 posted Mar 19, 2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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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룽창포강을 거슬러 오르고 다시 돌아 정겨운 시골마을 골목길을 찾아갔습니다.
제작년 갔던 길. 다시 그리워서요. 해질녘의 그 골목길...
그들은 제작년의 저를 기억해내진 못했지만 순박한 사람들이 반가웠습니다.





티벳최초로 불,법,승을 완비한 사원이랍니다. 사뮈에사원...
불교의 우주관을 잘 표현한 최고의 건축미를 자랑한다고 하구요.
사원건축시 인도의 연화생보살 파드마 삼바바의 도움을 받은 전설도 있답니다.
송첸감포가 수행했던 해포리 동굴 암자에서 내려다보는 사뮈에..여전히 멋졌습니다.








마을의 한가로운 정경들...
빼앗긴 고원에도 봄은 오고 있습니다.





가족이 돌아오기를 기다리는 마을사람들...
해질녘 온 가족이 다 돌아와야 비로소 저녁을 먹게 되겠지요.

저기...가족들이 옵니다.





집앞에 지키고 서 있다가 잘 들어가는지 맞아야 해요.
우루루 몰려가다 집을 지나쳐 가는경우엔 일일이 찾아야하니...
늦게 귀가하는 양떼, 길잃고 우는 양도 있고 아가도 양을 맞아보려 하고...
언제고 다시 보고픈 제가 많이 그리워한 곳입니다.




흐린날. 구름이 낮게 깔린 얄룽창포 강변의 모습.





윰부라캉. 티벳 최초의 궁전이라지요.
석가모니상과 송첸감포...또 여러 부처상이 모셔져 있습니다.






버스에서 바라본 얄룽창포강.
거의 사막을 형성한 하얀 백사장이 섬진강을 떠올립니다.

티벳 최초의 법전을 완성한 사원인 창주사와 또하나의 사원을 들렀습니다.
이쪽 쩌당(체탕)은 티벳문명 발상지로 알려져 있습니다.

소설가 박완서님은 티벳기행문 책제목을 '모독'이라 했다지요.
문명의 때를 입고 순결한 고원에서 그들을 얘기하는 자체가 모독이라고...
그 얘길 들으니 저도 많이 부끄럽구요. 그들은 저의 스승입니다.
한사람 한사람이 그냥 보고만 있어도 마음이 정화되는걸 느껴요.

이곳에서 만난 선교하시는 전도사분께서 포탈라궁 입장료도 내주시고
호수 다녀올때 택시비도 내주시고 어찌하다가 가물치도 푹 고아서 먹여주시고...
고국에 있는 남동생이 생각나서... 또, 주님이 돈을 주셨답니다.
기도했더니 저를 도와주라고 하셨답니다. 당췌 무슨말인지 모르겠고...
주님이 누군지 잘 모르지만 암튼 많이 감사를 해야되겠네요.

달라이라마께서 티벳의 문화,종교등을 보존해 주면 통치를 받겠다고 했다지요.
이 세상 마지막 영혼의 나라가 사라질까봐 아쉬워 하는 사람들도 많구요.
티벳을 90년간 통치했던 쿠빌라이가 이렇게 말했다고 했답니다.
'티벳의 영토는 빼앗고 지배할 수는 있어도 그들의 영혼은 결코 지배할 수 없다'고...
중국정부가 제발 평화의 소리를 듣길 바랄 뿐입니다.

이제 히말라야를 넘어 네팔로 갈 여정을 시작하려고 합니다.
각 호텔마다 찾아다니며 벽보를 보고 동행자를 구해보고 안되면 로컬버스와 히치를
하면서 가게 되겠지요. 긴시간 뒤에 소식 전하겠습니다.

민주화의 격변기 속에서 진통의 피를 뿌리고 있는 가난한 나라.
어쩌면 한 나라의 역사적 현장에 함께 할지도 모를일이지요.
또, 산악인 엄홍길님이 산우들의 시신을 잘 수습해서 그 감동의 순간을
제 나름대로 우리님들께 전할 수 있었으면 하는 바램도 있습니다.
비자 만료기일이 보름 남았는데 그 안에 '나마스테!'하고 인사 드리겠습니다.
건강하십시오. 사랑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