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량한 도쿄의 봄...

by 야생마 posted Mar 31, 2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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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국은 이제 완연한 봄이겠군요.
도쿄도 봄이 활짝 열렸을텐데 제가 요즘 일을 하고 있거든요.
제 딴엔 잘사는 나라에서 돈쓰기가 아까우니 숙식을 제공 받으며
돈도 벌면서 주말에 여행을 하면 되겠다 잔머리를 굴렸는데
내일은 특근을 한답니다. 이런...벚꽃이 멋지게 피었을텐데요.

봉급 적게 줘도 되니 시간을 많이 달라고 하기도 뭐하구요.
다른사람 다 일하는데 혼자만 빠지기도 그렇고..아쉽습니다.
제가 원래 고국에서 경험 해보려 했던 일인데 외국 근로자와 일하는 것
이곳에서 경험하네요. 여행 다니면서 조금 처량한 상황입니다만
할만하고 나름 재밌습니다.

몽골인이 있는데 우리나라에서 5년간 불법체류하며 돈벌고
이번에 다시 일본에 돈벌러 온 부부도 있구요. 중국 젊은이들도 있습니다.
몽골인은 우리말도 잘하고 생김새도 똑같아요.
바이칼호수의 이르쿠츠크에서 울란바토르행 기차를 타고 싶더니
이렇게 몽골과 인연을 맺습니다.

여기 우리나라 분들도 있는데 대부분 불법체류자 입니다.
단속에 걸리면 보름안에 한국으로 추방 된다네요. 외출할때도 조심스럽고...
돈벌어서 고국의 가족들에게 송금하고 본인은 누추하게 살면서 말입니다.
이젠 우리나라도 임금수준이 높으니 왠만하면 귀국 하시라고 설득합니다만
가봐야 친구들은 과장, 부장인데 거기서 어떻게 기 피고 살겠냐고...

듣다보니 남얘기가 아니지요. 저야 따로 계획있지만 남걱정 할때가 아닙니다.^^
저도 불법 노동행위인데 비자기간 내에는 잘 둘러대면 봐준다고 하네요.
이런얘기 오브넷님들에겐 아주 먼나라 얘기처럼 들리실텐데
이런 세상이 존재하고 있답니다. 우리나라도 마찬가지 이구요.
제 삶이 참 고단하다고 생각하는데 힘든 친구들에게 나를 보며 위안을 삼으라고 한답니다.^^

저번 모임때도 말씀 드렸지만 열심히 돈벌어 세금내서  
국가발전에 이바지해야 한다는것 잘 알기에 많이 부끄럽습니다.
다만, 일자리 하나 양보했다 생각해 주시고 더불어 열심히 일하시는 모든분들
정말 깊히 존경하고 감사하고 한편 죄송한 마음 헤아려 주시길 바랍니다.

사진은 우에노 공원주변 모습입니다. 며칠전 어찌 시간이 나서 오후늦게 들렀구요.
폐장시간이라 동물원도 도쿄박물관 오르세미술전 관람도 못했지요.
파리에서 루브르, 오르세 밖에서 건물구경만 하고 왔는데 위 사진보니
마지막 날인 다음주에 꼭 가서 또다시 고흐를 만나게 되길 희망해 봅니다.
지리산보다 고흐를 떠올리면 하해님 생각이 나네요.^^*

막차시간 맞추느라 사랑방에 글들 대략 훓어만 봤습니다. 좋구요.
박용희님 사진보니 네팔 랑탕헬람부의 랄리구라스 흐트러진 길이 생각나네요.
네팔병이 도집니다. 일본 비자가 끝나면 네팔 한번 들러봐야 할듯...
오브넷의 이단아...어쨌거나 잘 지내고 있구요.
좋은 주말, 좋은 봄날 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