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다질링 가는길.

by 야생마 posted Jun 24, 2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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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팔리가 고국을 떠나는 마음을 알까...
카트만두의 하늘은 아침부터 기다리던 비를 뿌렸다.
요새 비가 오질 않아서 물이 잘 나오질 않는곳도 있었는데
아주 고마운 단비가 내렸다.

뉴-버스파크에서 출발한 푹푹찌는 찜통의 버스가
산을 넘고 밀림속 포장길을 끝없이 달린다.
밤 11시쯤 되었을까...모기가 발을 무는 바람에 깨었는데 밀림숲 한가운데
멈춰 서 있다. 앞뒤로 많은 버스가 시동과 전조등 모두 끈채 줄줄이...

왜 그러냐고 물었더니 여기서 이렇게 몇시간 자고 간단다.
사람들도 나를포함 몇만 남겨두고 다 밖에 아스팔트 위에서 자고있다.
따뜻하게 열이 올라오는 아스팔트 위에서 공기베게에 머리를 얹고
구름가득해서 별도 안보이는 하늘을 보며 꿀맛같은 잠에 빠져들었는데
빗방울이 얼굴위로 한두방울 떨어진다. 인정하고 싶지않은... 꿈속같은...
모두들 아쉬운 마음으로 자리를 털고 버스안으로 들어간다.

새벽에 출발한 버스는 밀림숲을 벗어나 동네팔의 풍성한 평야지대를 지난다.
동네팔 평원의 모습은 논에 모를 심는 여인들의 모습과
소등에 올라 탄 아이의 모습. 강가에서 물놀이하는 모습.
풀밭에서 열심히 축구하는 아이들의 모습등 우리의 모습을 많이 닮아있다.
논으로 들어가려는 소와 실갱이하는 모습. 찻길을 막는 염소떼...
그런모습들로 인해 익숙해진 평화로움이 그리 단조롭지 않고 흥미롭다.

한참 가는데 이번엔 버스 앞 유리가 깨졌다. 유리파편들을 거둬내고 달리니
조금씩 내리던 가랑비가 폭풍우되어 버스안으로 밀려 들어온다. 아휴 정말...
거의 24시간만에 국경마을 까까르비타에 도착하고 바로 이미그레이션 통과
국경을 넘는다. 외국인의 모습은 그리 많지 않다.

실리구리까지 버스타고 나와서 지프로 3시간여 달려 히말라야 산간마을
다질링에 도착한다. 이미 시간은 밤 10시가 넘어버렸고
롯지나 호텔 모두 문을 닫은 상태다. 문을 아무리 두드려도 안열어주고...
한군데 간신히 깨웠는데 500루피 달란다. 10달러가 훨씬 넘는 비싼...
인도에서의 첫날밤 기가 꺽이면 안된다는 생각에 300루피로 깎아달라고
했고 내가 어쩔 수 없을거라고 생각했는지 요지부동 500루피 달래서
그냥 나와버렸다. 근데 그건 엄청난 실수였다.

다질링의 중심가 Mall광장 비를 피할 수 있는 벤치에 있는 순찰중인 경찰
두명과 대화나누다 이곳에 여장(?)을 풀기로 한다.
경찰이 이곳에서 밤새 근무한다니 일단 안전하고 어디 갈데도 없고...
엄청 추워서 옷 껴입고 침낭도 펴고 그렇게 인도에서의 첫날밤을 맞았다.
저번 중국 구채구에서도 그랬고 이번에 또 노숙자가 되었다.
이틀밤을 연달아 길위에서 잠을...뭐하는 짓인지...

다질링은 연최고기온이 20도를 넘지 않아서 더위에 시달리지 않아도 되었다.
습도가 매우 높아서 빨래가 잘 마르지 않고
아침,저녁 많이 쌀쌀하고 밤늦은 시간은 엄청 춥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