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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리산

섬진나루>야생마의 세계통신

2005.06.24 17:16

인도-다질링 가는길.

조회 수 1780 댓글 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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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팔리가 고국을 떠나는 마음을 알까...
카트만두의 하늘은 아침부터 기다리던 비를 뿌렸다.
요새 비가 오질 않아서 물이 잘 나오질 않는곳도 있었는데
아주 고마운 단비가 내렸다.

뉴-버스파크에서 출발한 푹푹찌는 찜통의 버스가
산을 넘고 밀림속 포장길을 끝없이 달린다.
밤 11시쯤 되었을까...모기가 발을 무는 바람에 깨었는데 밀림숲 한가운데
멈춰 서 있다. 앞뒤로 많은 버스가 시동과 전조등 모두 끈채 줄줄이...

왜 그러냐고 물었더니 여기서 이렇게 몇시간 자고 간단다.
사람들도 나를포함 몇만 남겨두고 다 밖에 아스팔트 위에서 자고있다.
따뜻하게 열이 올라오는 아스팔트 위에서 공기베게에 머리를 얹고
구름가득해서 별도 안보이는 하늘을 보며 꿀맛같은 잠에 빠져들었는데
빗방울이 얼굴위로 한두방울 떨어진다. 인정하고 싶지않은... 꿈속같은...
모두들 아쉬운 마음으로 자리를 털고 버스안으로 들어간다.

새벽에 출발한 버스는 밀림숲을 벗어나 동네팔의 풍성한 평야지대를 지난다.
동네팔 평원의 모습은 논에 모를 심는 여인들의 모습과
소등에 올라 탄 아이의 모습. 강가에서 물놀이하는 모습.
풀밭에서 열심히 축구하는 아이들의 모습등 우리의 모습을 많이 닮아있다.
논으로 들어가려는 소와 실갱이하는 모습. 찻길을 막는 염소떼...
그런모습들로 인해 익숙해진 평화로움이 그리 단조롭지 않고 흥미롭다.

한참 가는데 이번엔 버스 앞 유리가 깨졌다. 유리파편들을 거둬내고 달리니
조금씩 내리던 가랑비가 폭풍우되어 버스안으로 밀려 들어온다. 아휴 정말...
거의 24시간만에 국경마을 까까르비타에 도착하고 바로 이미그레이션 통과
국경을 넘는다. 외국인의 모습은 그리 많지 않다.

실리구리까지 버스타고 나와서 지프로 3시간여 달려 히말라야 산간마을
다질링에 도착한다. 이미 시간은 밤 10시가 넘어버렸고
롯지나 호텔 모두 문을 닫은 상태다. 문을 아무리 두드려도 안열어주고...
한군데 간신히 깨웠는데 500루피 달란다. 10달러가 훨씬 넘는 비싼...
인도에서의 첫날밤 기가 꺽이면 안된다는 생각에 300루피로 깎아달라고
했고 내가 어쩔 수 없을거라고 생각했는지 요지부동 500루피 달래서
그냥 나와버렸다. 근데 그건 엄청난 실수였다.

다질링의 중심가 Mall광장 비를 피할 수 있는 벤치에 있는 순찰중인 경찰
두명과 대화나누다 이곳에 여장(?)을 풀기로 한다.
경찰이 이곳에서 밤새 근무한다니 일단 안전하고 어디 갈데도 없고...
엄청 추워서 옷 껴입고 침낭도 펴고 그렇게 인도에서의 첫날밤을 맞았다.
저번 중국 구채구에서도 그랬고 이번에 또 노숙자가 되었다.
이틀밤을 연달아 길위에서 잠을...뭐하는 짓인지...

다질링은 연최고기온이 20도를 넘지 않아서 더위에 시달리지 않아도 되었다.
습도가 매우 높아서 빨래가 잘 마르지 않고
아침,저녁 많이 쌀쌀하고 밤늦은 시간은 엄청 춥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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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야생마 2005.06.24 17:29
    몬순이 시작되었는지 다질링에 온 이후 계속 흐리고 간간히 비가 내리네요.트레킹은 계획에 없었지만 멋진 히말라야 전망대에 가서 캉젠중가를 보고 싶었는데 많이 아쉽습니다.
  • ?
    길없는여행 2005.06.24 21:38
    사진 참 잘 담아주셨네.
    생각보다 크죠? 다질링이라는 마을이 두 손안에 들어가듯 작은 마을이라고 생각했었는데... 아주 큰 도시가 산 위에 턱 들어서 있어서 아마 야생마님 정서에 넣기에는 좀 크지 않을까 생각이 듭니다. ㅎㅎ
    그래도 이른 아침 산책하다보면 안개인지.. 구름인지 얼굴로 밀려 스치어 지나갈땐... 음..아직도 그 전율을 기억하고 있고... 암튼 만끽하세요.
  • ?
    오 해 봉 2005.06.25 22:54
    고생고생 하여서 인도에 갔구먼,
    다링질은 인도땅이라도 네팔사람들이 많다니 다행이네,
    새로운곳의 새로운소식 기다리겠네,
    행운을 기원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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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선경 2005.06.27 12:23
    차밭이 참 싱그럽군요
    구름이 밀려오는 마을도 전설어린 마을처럼 아스라히
    느껴지고요....오랜된기차는 더욱더....
    힘든시간을 슬기롭게 넘기셨네요....건강 조심하세요
  • ?
    공수 2005.06.27 15:40
    타관에서 고생이 많습니다. 이제는 외국도 이웃처럼 가까워졌으니 그나마 좀 덜 하겠지만...

    우리는 사서 하고 싶어도 할 수 없는 상황이니,그래도 부럽습니다.
    많이 보고 많이 배우고, 더 많이 느끼시기 바랍니다.
    귀국하면 조용한 우리의 산 기슭에서 즐거운 한때를 기다리겠습니다.
  • ?
    야생마 2005.06.28 14:47
    네팔에서의 체험이 어느정도 도움이 되고 있고
    여러 힘든일도 겪습니다만, 참 재미있고 당황스럽고
    '풉'하고 웃음나오는 상황들이 많네요.
    공수님댁에 가서 시래기된장국 한그릇 먹었으면
    여한이 없겠습니다. 길없는여행님 왜그리 바쁘세요?
    장맛비에 조심하시고 시원함 만끽하세요.
  • ?
    섬호정 2005.07.21 16:31
    다질링! 세계명차 인도의 다질링차 생산지...
    인도에서 돌아 올땐 으례 귀한 다질링을 한 각쯤
    구해 왔었는데.
    사진으로 보는 그 곳은 신선해 보이네요
    넓은 땅 인도를 샅샅이 누비고 오실 야생마님이 부럽습니다
    노숙에다 맨발에다 건강하시길 빌어요 합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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