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라이스트처치(ChristChurch)

by 야생마 posted Mar 08, 2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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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질랜드 남섬.
호주를 떠나던 날 브리즈번은 부슬부슬 비가 내렸다.
비행기는 5시간이나 연착이 되어 공항에 하루종일 머물다가
밤늦게 남섬의 국제공항이 있는 크라이스트 처치에 도착했다.

퀸즐랜드 북부에서 더위에 지쳐서였는지 비오는 브리즈번이
많이 쌀쌀했는데 비내리는 크라이스트 처치는 겨울 같다.
섬나라 해양성 기후가 런던과 비슷한지 하루에도 4계절이 나타난다고
하더니 며칠전 찜질방 같던 곳이 언제였는지 가물가물하다.

올해는 뉴질랜드에서 보냈으면 좋겠다. 좀 머물러야겠다.
마음도 지친듯 하고 뭔가 세상이 원하지 않는 방향으로만 움직이는
그런 느낌이 오랜만에 든다. 지리산을 알기전 그 피폐했던 영혼이
되살아 나는듯한 무서움이 생기기도 한다.

뉴질랜드에 오길 잘했다. 분위기가 마음에 든다.
성당이 우뚝 서 있는 한복판의 거리도 인상적이고
빨간 전차도 15분 간격으로 운행하는데 아주 운치있고 낭만적이다.
전차따라 걷던 거리 예술촌이라고 해야하나 수많은 갤러리, 공예품점
길가의 가로수가 가을분위기를 주고 있다.
보타닉 가든의 다알리아와 장미정원에서 아직 여름임을 느낄수도 있고...

곤돌라를 타고 산 위에 올랐는데 항구의 정경이 아름다웠고
맑은날이었는데 먹구름 한줄기가 이 산을 지나간다.
태평양에서 계속 이어지는 먹구름. 하산할때까지 멈추지 않았다.
먹구름이 다 덮을 순 없겠지. 푸른 태평양을 보면서
먹구름도 어둠도 잠시 나를 덮을수는 있겠지만
그건 분명 잠시라고 위안을 해본다.

여행은 그저 무난한데 고국 소식에 너무 신경을 쓰지 말아야지.
기분이 많이 좋다. 뉴질랜드의 첫인상이 아주 맘에 든다.
전차가 너무 예뻐서 오늘도 전차따라 거릴 걸어야 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