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다가...

by 야생마 posted Jul 04, 2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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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고 싶었습니다.
새해를 열던 보길도 남해바다, 칭다오로 들어가던 서해바다.
거의 6개월만에 다시 바다내음을 맡게 되었네요.

꼴까타 조금 아래에 있는 오리샤주의 뿌리,꼬나락 바닷마을을
거쳐 지금은 타밀나두주의 주도 첸나이(마두라스)에 와 있어요.
남인도행 기차를 타 버리고 말았습니다. 저 미쳤어요.^^

뿌리(Puri) 해변가는 몬순의 영향으로 구름이 가득 뒤덮힌 채
강한바람이 아주 시원하게 불었습니다.
바람이 매우 강해서 해변가 무릎아래로는 모래가 날아요.
모자가 몇번이나 멀리 날아가 현지인들의 큰웃음을 보았습니다.

조용한 아침의 나라에서 불어온 바람이 바닷길을 타고
인도차이나 반도를 넘어 안다만의 섬들을 거쳐서
저의 온몸을 시원하게 매섭게 감싸주더군요. 백사장에서 저멀리
고국의 수평선을 바라보던 좋은 시간이었습니다.

쓸쓸한 느낌이 감돌기도 하는데 여기 첸나이와 더불어
인도동부 바닷가는 작년에 쓰나미 해일피해를 입었던 곳이죠.
그때 발생한 전염병이 아직도 돌고 있다는 괴소문이 나돌아서
여행객의 모습을 보기가 쉽지 않습니다. 그만큼 조용하지요.

지금 그들은 평온합니다. 상처가 아물었는지는 모르겠지만요.
아주 친절합니다. 정겹구요. 친했던 친구라도 되는 양
다가와서 인사하고 손 흔들어주고 가는 사람이 대부분입니다.
가끔 눈싸움하듯 전생에 자기돈 떼먹고 도망이라도 한 사람인양
쳐다보는 사람도 있습니다. 혹시나해서 얼릉 고개를 돌렸어요.
갚아줄 리는 만무하지만 말입니다. 엉뚱한 면도 많습니다.

사실 인도는 거리나 식당위생이나 지저분한 면이 있습니다.
저번 다질링이나 여기 첸나이는 거리청소도 하고 나름대로
청결운동을 하고 있더군요. 중요한 것은...그들은 마음속에
찌꺼기,쓰레기를 가지고 있지 않다는 것이지요.
깨끗한 자연을 사랑하는만큼 제 맘속도 청결한지 되돌아 봅니다.

남인도의 남쪽 끝까지 내려갈 작정입니다.
인간편리에 의해 임의로 약속된 시간을 한참이나 어기고서야
비로소 신께서 우주만물의 언어로 예정지어 놓은 그 시간에
정확히 밤기차는 출발하고 여기 남인도 첸나이에 내려 놓았듯이
그 예정된 시간에 저는 남인도 땅끝 어느 바닷가에서
다시 인사드리게 될것입니다. 건강하십시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