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해바다에 서다.

by 야생마 posted Dec 23, 2005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ESC닫기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지평선이 이어지는 끝없는 사막을 지나 아카바 항구에 다다라
맨몸으로 터키 진지로 걸어가 투항을 권유하던
'아라비아 로렌스'에서의 로랜스처럼 저도 의기양양하게
홍해바다에 서 보았습니다. 바다는 열리지 않았습니다.^^*

이집트로 넘어가는 배가 있는데 배삯이 비싸다는 정보가 있어서
이스라엘로 들어가서 바로 육로로 해안선을 따라 넘어왔어요.
딴엔 머리 쓴다고 했는데 비용은 약간 절약이 되었지만
이집트 비자를 이스라엘 에일랏에서 미리 받았어야 하는데
국경에선 비자를 안주네요. 배를 타면 배에서 받을 수 있거든요.
파키스탄,이란,시리아 다녀온 것 때문에 입국수속도 까탈스럽구요.
적대국가 방문기록이 있으니 이해는 합니다만, 어지간 해야지요.

비자없이 시나이반도에서만 2주 머물 수 있답니다.
여차하면 피라미드, 스핑크스가 있는 곳으로 달려갔다가
나일강의 석양따라 쭉 내려가 볼 작정이었는데
새해 벽두부터 다시 이스라엘로 돌아가야 겠지요.

사막의 황무지길을 달려 마지막 고개를 넘고 저 멀리 아카바 항구가
보일때쯤엔 영화에서처럼 감동이 밀려왔습니다.
사실 그 영화의 배경인 '와디럼'이라는 곳을 다녀오고 싶었는데
일행없이 혼자가서 지프를 빌리기도 힘들고 포기했습니다.
페드라에서 만난 일본 여행객들 모두 포기하고 왔더군요.

지금 이집트 다합에 있는데 휴양지답게 요란하면서도 포근하네요.
바람이 조금 세찬 데 봄바람 같은 느낌이 들 정도입니다.
낮엔 수영복 차림으로 일광욕을 즐기는 사람도 볼 수 있구요.
바다속을 헤매는 다이버들은 춥지 않은 지 많이 볼 수 있고
바람덕에 요트는 아주 신났습니다. 무척 빠르더군요.

물가가 아주 쌉니다. 중동 어느 숙소 방명록에서 읽었는데
'이집트는 사람만 빼고 다 좋다'라고^^ 사람들이 사기성이 있나봐요.
바가지도 엄청나게 씌우고...아직까지 저는 친근하기만 합니다.
오늘 해질녘엔 해변 식당에 분위기잡고 맥주 한 병 마시며
오랜만에 물담배 나르길레 피우며 파도소리 들었습니다.

누군가 옆에 있으면 참 좋을텐데...
그대여...왜그리 일찍 가야만 했는 지...
그대가 좋아하는 착한 강아지들 해변가에 친근하게 많은데...
고독을 즐기는 자에게 그건 잠깐의 시장기같은 것이겠지요.
아쉬움이 있지만 문제 없습니다.

쉬기 좋은 이 곳에서 올 여행을 정리하고 시나이산(해발2285)에서
일몰과 일출을 보며 한 해를 정리하고 새해를 맞을 예정입니다.
며칠뒤에 한번 더 인사드리기로 하구요.
즐거운 성탄절 맞으시길 바랍니다.

Marry Christmas!!









요르단 아카바 항구.
















이스라엘 에일랏 해변과 타바국경쪽 바다.










































맞은편으로 사우디아라비아가 보이는 이집트 다합에서...

고국엔 눈이 엄청나게 왔군요.
이곳은 눈구경하기 힘들고 춥지도 않아서 실감나지 않는데
많은 피해가 없었으면 하는 바램이네요.
제 앞에는 맥주 한 병과 사과향 가득한 물담배 뿐이지만
우리님들 따뜻하고 화목한 즐거운 성탄 보내시길 바랍니다.

다시한번... Marry Christma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