붉은장미- 페트라.

by 야생마 posted Dec 21, 2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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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르단 최대 유적. 영화 '인디아나 존스'- '마지막 성배'를 촬영한 곳.
붉은장미란 애칭으로 불리우는 페트라는 그리스어로 '돌'이란 뜻이라네요.
입장료가 30달러로 저의 일년 여행중 최고가인 곳입니다.
입장료때문에 가야되나 말아야되나 갈등도 조금 했지요.

페트라는 고대 '나바테아'라는 왕국의 수도였다고 합니다.
페르시아의 번영이 알렌산더에 패한 혼란기에 자리잡아서
예멘, 사우디 메카와 팔레스타인을 연결하는 아주 중요한 길목에
위치하며 바위산 속에 안전하게 자리한 까닭에 카라반들의
좋은 휴식처였다고 합니다. 베두인들의 침략도 막을 수 있었구요.
로마에게 점령당하며 쇠퇴하게 되었다죠.

처음 입구에 들어서서 조금 걷다가 '시크'(Siq)라는 바위틈 길을
걸을때부터 신비한 느낌이 가득 들었어요.
맞선 편에서 말발굽 소리가 마치 영화관의 음향처럼 또렷하게
울리며 들려오고 마차가 나타나 지나칠 때의 순간은 정말
영화속으로 들어온 듯 벅찬 희열을 느끼기도 했답니다.
시크 마지막 그 사이로 '카즈네' 성전이 나타날 때의 그 환희...

사실 안으로 들어가 보면 별게 없어요. 너른 공간만 있을뿐입니다.
영화에서처럼 거창하게 펼쳐지는 게 아니라서 썰렁하기도 합니다.
힘들다고 나귀타고 가라고 성화인 아이들. 낙타 타라고 권하는 아저씨.
차한잔 마시게 해줬는데도 기념품 구입을 포기한 나에게 간절함의
눈길을 전하는 배두인 여인네와 공기놀이하던 소녀.
먼 산 바라보며 사색에 잠긴 소년등 잊을 수 없는 만남이었습니다.

저도 그 영화를 참 재밌게 봤는데요. 신비한 성수가 담긴 잔을 찾으러
마나스트리로 가는 존스박사의 여정이 제대로 느껴질만큼
가는길이 만만치 않게 힘들었습니다.
마나스트리 위쪽 바위산 위에서 바라보는 풍경은 황량하면서도
아름답고 시원했습니다. 멀리 사막이 보이는 듯도 했구요.

잘 기억은 나지 않는데 세가지 주문을 기억해서 슬기롭게 여러 위기를
벗어나며 기어이 성배를 찾은 존스박사는 그 성수를 마시지는 못하지요.
성이 허물어지는 위기속에서 마지막까지 미련을 버리지 못하는데
저도 아쉽더군요.^^  저라면 끝까지 어떻게든 마시려 할텐데...
영원히 살 수 있는 그 생명수. 욕심과 집착을 버리라는 뜻이겠죠.
자연의 섭리대로 물 흐르듯 사는 게 신의 뜻일거라 여깁니다.

사진이 엄청나게 많습니다.
요르단 최고 유적을 사진으로라도 충분하게 감상하십시오.
성탄인사를 이집트 시나이반도에서 드리도록 할 예정입니다.
얼마남지 않은 기간 열심히 소식 전하겠습니다.
건강하시고 안전산행 하십시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