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막도시 Yazd

by 야생마 posted Nov 12, 2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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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상속에서 보았던 부드럽고 예쁜 곡선의 사막은 아닌
저의 모교 초등학교 운동장같은 모래벌판이 펼쳐진 그 가운데
독특한 모양의 굴뚝들을 세운 흙벽집들이 아기자기 골목길을 만들며
빼곡히 모여있고 역시나 멋진 모스크와 친절한 사람들이 있는
이란의 중앙부에 위치한 Yazd에 와 있습니다.

우리의 황토로 된 옛집처럼 흙벽집들 사이 골목길을 마냥 걸어보는
그런 시간들이 즐겁구요. 만나는 사람들과 인사하다 보면
집안으로 초대를 받게되고 차 한잔 나누며 어설프게 이야기 나누고
무료가이드를 만나게 되서 외롭지 않게 도시를 즐깁니다.

배화교(조로아스터교)의 본고장이라고도 하던데요.
티벳의 천장과 유사한 장례풍습이 있는 유적도 있는데 교통편이 좋지않아
택시를 타야하는데 너무 부담스러워서 포기했습니다.
어쩌면 원시의 그 시절 불의 소중함을 간절하게 느꼈을테지요.
이 사막도시에서는 물도 참 귀했을 것이구요.
세상 모든게 귀하지 않은게 어디 있을까요...

이곳도 역시 시장구경이 참 재밌는데요.
시장을 다니다 보면 일하시는 할아버지들을 많이 만나게 되요.
나이가 지긋하게 드셨는데도 열심히 망치를 두드리시고 불에 달구시고...
어떤 한 할아버지께선 환하게 웃으시며 큰소리로 악수를 청하시고
"바자르!!" 하고 길을 향해 손을 가리키십니다.
전직이 가이드이셨는지 몸에 밴 친절과 말은 안통해도 차근차근 설명도
해주시고 그런데도 댓가를 거부하시네요.
근데, 아무래도 기억력은 좀 약하신지 어제도 그러시더니 오늘 또...^^
Yazd의 할아버지들께서는 낙천적인 성격에 일을 즐기시는듯 합니다.

고국에 있을 때 TV속에 비쳐진 공익광고가 떠오르네요.
근엄하신 할아버지께서 나중엔 멋지고 인자하시게 웃으시던 모습이요.
친절은 평소 몸에 배어있는 습관에서 나오는 것이 맞나봅니다.
저번글에 소개한 쉬라즈의 식당에서도 아주 지긋하신 할아버지께서
예쁜 접대옷을 입고 주문을 받고 음식과 차를 나르시는걸 봤는데요.
'저 나이에 뭐하시는건지...' 할수도 있겠지만 제가 보기엔 멋지더군요.
젊은 웨이터들과 함께 어울리며 일하는 모습 어떻습니까...
직업의 귀천이 없다잖아요. 저도 지금은 그저 길을 가는 관광성격의
여행중이지만 어떤일이든 땀도 흘려보는 시간도 가져보게 될 것입니다.

날씨가 많이 쌀쌀하네요. 낮엔 약간 더운 느낌이고 밤엔 무척 춥습니다.
지금 온도를 알 수가 없는데 제 고정관념과는 많이 다르네요.
눈팅님! 중동도 겨울이 있긴 있겠지요? 눈도 내린다고 하던데 그런가요?
고국은 어떤가요? 점점 기온이 내려갈텐데 건강 유의하시길 바랍니다.
역시나 11월도 숨가쁘게 지나가고 있군요.
왜 자꾸 이렇게 끝을 향해서 정신없이 달려가는지...
끝은 그저 끝만이 아니겠지만요. 건강하십시오.






아미르 차프마프에서 내려다 본 야즈드시내...




옛 페르시아인들의 부엌문화는 우리와 비슷하지요.
저 아궁이의 불을 온돌로 연결해서 따뜻한 방을 만들어낸
우리문화의 우수성을 다시금 자랑스럽게 상기해 봅니다.
온돌방이 그립네요. 찜질방도 그립구요...^^






젊게 사시는 할아버지들. 아주 낙천적이십니다.






흙벽집들과 함께 '바드기리'라고 부르는 독특한 지붕모양이 특징입니다.


새들이 사는 건물의 내부.




교외의 모습. 산을 보고 싶었는데...




사진을 찍었는데요. 배화교의 유적과 Bam의 지진이 일어나기 전과 후의 모습.




검은 차도르를 쓴 여인들은 수녀같습니다. 머리와 목을 꼭 가려야 하구요.
바지를 입었을 경우엔 엉덩이쪽을 가려주어야 합니다.






사막도시라서 물을 얻기위한 그들의 노력은 엄청났겠지요.
사막에서 소금도 얻는답니다. 바닷게가 살 정도이구요.


물의 귀중함에 아랑곳 하지않고 부유층들은 화려한 목욕문화를 즐긴듯 합니다.
지금은 개조해서 찻집과 식당으로 사용되고 있어요.
케르만, 쉬라즈에서도 보았는데 페르시아인들은 수준높은 목욕문화를 즐긴듯해요.
시장이나 기념품점에는 예쁜 목욕용품과 거울, 크리스탈, 향수등이 넘쳐나더군요.
향락에 젖은 문명은 쉽게 무너질터인데...




친근한 도자기와 아래는 물담배라고 해야될듯...
담배를 끊은 지 오래되서 겁이 났지만 한모금 피워봤는데요.
카라멜 냄새가 나고 니코틴은 없다는데 잘 모르겠습니다.


돔 형태의 건물이 많은데 천정의 모습입니다.


골목길을 헤매다가 들어간 한 가정집. 사람사는것은 다 비슷비슷 하지요.
스무살의 딸도 있는데 사진찍기를 망설이더니 포기했습니다.
아주 조그마한 옛 칼을 선물로 받았습니다.


제가 묵은 숙소 내부 전경인데요. 옛 페르시아인들의 문화 그대로입니다.
연못이 있고 그 주변에 우리의 마루같은 곳에서 편한 자세로 식사도 하고
차를 마시며 물담배 피우며 대화를 나누는 분위기입니다.
그 뒤로 쭉 쾌적한 객실이 있지요.
물론 저는 지하에 있는 아주 싼 다인실 도미토리를 이용했습니다.




모스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