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샤와르에서...

by 야생마 posted Oct 21, 2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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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지금 파키스탄중부 수도인 이슬라마바드의 서쪽에 위치한
페샤와르라는 도시에 와 있습니다.
이곳은 아프가니스탄으로 가는 거점도시이기도 하고
이란과의 국경도시인 퀘타로 가는 길목이기도 하지요.

낭가파르밧에 가기위해 길깃(Gilgit)이라는 도시에 머물렀는데
여진도 계속되고 수니파인지 반정부 종교단체의 저항이 발생해서
숙소안에서 산발적인 총격소리를 들을 수 있었습니다.

그래도 어찌어찌해서 낭가파르밧 페리메도우에 가게 되었는데
2박 3일 잘 다녀와서 짐을 맡겨둔 숙소가 있는 길깃으로 가는 길이
봉쇄되어서 낯선곳에서 하루를 유하고 다음날 길목 바리케이트까지
가서 몇시간을 기다린 후에 봉쇄가 풀려서 군대 호송차량으로
들어가서 두명의 군인의 호위하에 간신히 숙소에 갈 수 있었습니다.

다음날 피로를 풀려고 늦게까지 잠자리를 지키고 있는데
외국인은 모두 안전을 위해 수도인 이슬라마바드로 강제이동...
피로를 풀지도 못한 채 움직여야 했고 지진때문에 곳곳에 발파를
해야될정도로 산사태가 나 있어서 차안에서 밤을 세우며
비스켓으로 끼니를 때우며 고생고생 이곳까지 오게 되었네요.

그 와중에서 스왓이란 곳을 방문하려 중간에 내려서 며칠 머물렀구요.
훈자에 사과가 널려있다면 스왓은 감나무가 주렁주렁...맛있습니다.
작년인지 제작년인지 중산리 들어가는 마을에 감나무가 아주 많이
열려서 차도까지 닿을 정도로 가지가 휘어지는걸 보았었는데...
이곳에서도 밤마다 심하게 지진의 발생을 느꼈습니다.
지금 뉴스를 볼 수 없는 상태인데 참 걱정이 많이 되는군요.

여행자들의 안전한 이동을 위해서 애쓰신 길깃의 게스트하우스
스텝들과 짧은 거리인데도 밀착경호를 해주고 친절을 베풀어준
파키스탄 군인들도 많이 고맙네요. 잊지 못할 기억들입니다.
사람들이 참 친절해요. 화려하기로 유명한 트럭을 타보고 싶었는데
히치 걱정은 없습니다. 교통비가 특히 많이 절약되요.^^
라마단 기간이라서 새벽 4시에 밥을 먹고는 저녁5시 45분이 되어야
음식을 먹는데 저에게도 많이 베풀어서 음식값도 절약됩니다.^^
새벽 4시에 깨우러 올때면 많이 괴롭기도 하지만요.

낭가파르밧(8125m) 얘기를 해야겠지요. 참 아름다웠습니다.
침엽수가 펼쳐지고 빙하가 쭉 흘러내리고 예쁜 마을이 있고...
저는 다음날 혼자 베이스켐프에 가려다가 빙하를 건너야 하는데
길을 잃어서 빙하깨진것만 맛을 보고 빙하옆에서 헤매다가
아일랜드팀을 만나서 간신히 무사귀환했네요.
당분간 트레킹 계획이 없어서 괜히 무리했다가 고생좀 할뻔 했습니다.
날씨가 좋지 않았지만 페리메도우에서 보는 별과 달...아침.
밤엔 눈이 내렸는데 나무위로 지붕위로 저의 콧등위로
참 그 기분 말할 수 없을정도로 좋았습니다.

지금 여기 피시방 USB도 안되고 시디롬도 안되고 사진을 못보여
드리는게 무척 아쉽네요. 한글 쓸 수 있는 이곳도 간신히 찾았으니...
다음에 기회봐서 보여드리도록 하겠습니다.
사진이 없으니 참 썰렁하고 죄송하고 성의없어 보이고 그렇네요.

컴퓨터가 너무 느려서 사랑방 내용을 일일이 볼 수 없는데
오해봉선생님 태극종주 하셨나 봅니다. 대단하십니다! 축하드려요.
김수훈선생님! 임자체(아일랜드피크) 등정준비는 잘 되고 있는지요.
아무튼 트레킹하는걸 좋아하는 저완 수준이 몇 수는 위이십니다.
모든님들 가을단풍에 취하실듯 하네요.
좋은계절 좋은날들 보내십시오.

저는 이곳에서 이란(IRAN)으로 갈 준비를 할 예정입니다.
내일 비자신청을 하고 비자가 나오면 며칠뒤에 이란으로 향하겠지요.
아프가니스탄으로 들어가서 빈라덴하고 술한잔 할지도 모르구요.
제가봐도 지금 많이 말랐는데 몸좀 추스리고 길을 좇아야지요.
가끔 편안하게 여정을 지켜봐 주십시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