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쟁박물관...

by 야생마 posted Mar 29, 2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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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리산에 매화와 산수유...여러 봄꽃들이 아름드리 피어나는 새봄인데
지난글에 이라크전쟁 얘기를 하다보니 분위기가 많이 벗어나 버렸지요.
이라크와 중동 생각에 빠져보고 전쟁에 대해 여러 생각을 해보던 차에
이왕 이렇게 된거 전쟁박물관에 들러 봤습니다.
사실은 날이 아직 춥고 조금 풀린듯 하면 비가 내리고...박물관이 젤 좋아요.^^

제 1,2차 세계대전과 베트남,중동,아프리카, 남미 등 전세계에서 벌어진 전쟁에 관한 자료들을
잘 구비해 놓고 있더군요. 알려지지 않은 비밀스런 스파이전쟁들도 있구요.
입구에서부터 가공할 무기들이 펼쳐져 있어서 흥미롭기도 했구요.
근데, 무슨 전쟁이 이렇게 많이 발생했던가요. 전세계 곳곳에서...
단 하루도 싸우지 않은 날이 없던 것 같더군요.

6.25 한국전쟁에 관한 얘기도 아주 작지만 구비되어 있었습니다.
어린소녀가 아이를 업고 전사자의 옆을 급히 뛰어가는 사진이 가슴 뭉클하게 하더군요.
정말 다시는 한반도에 전쟁이 일어나서는 안되겠습니다. 모두의 생각이 같으리라 믿습니다.

요즘 이스라엘의 중동에 대한 정책이 정말 못마땅하게 여기고 있는데요.
나치 히틀러에 의해 저질러졌던 참혹한 홀로코스트 자료관을 둘러보며
차마 그들의 지난 고통을 알고 있다고 이해한다고 쉽게 말하긴 어렵겠더군요.
발가벗겨진 채 수북히 쌓여있는 시체더미를 블도저로 쓸어버리는 모습에선
마음이 울렁거리고 유태인의 참혹한 고난을 조금이나마 이해할 수 있을까 생각해 보았습니다.

베트남 전쟁 자료실에선 우리 오해봉선생님 모습도 떠올려 보았는데요.
전쟁은 통수권자가 결정하는 것이겠고 목숨걸고 싸워야 하는 용사들의 모습은
너무도 값진 것이고 전장에 피는 전우애와 갖가지 애환들 너무도 아름답겠죠.
전쟁중에 얻은 부상때문인지 휠체어에 몸을 가누고 지팡이를 짚은
나이드신 상이용사 분들은 전쟁박물관을 둘러보며 어떤 생각을 하고 계실까요...

전쟁이라는 악마의 손아귀에 놀아나는 인간의 모습을 그린 그림에서
저의 전쟁에 대한 생각들이 고정관념으로 굳어지게 될 것 같습니다.
힘이 있으면 가서 까부시고 빨리 원하는걸 얻고 싶은 유혹을 느끼게 마련이겠지요.
하지만 얼마나 많은 고통과 상처가 뒤따릅니까...인내심 가지고 설득하고 회유하며 풀어가야죠.
갤러리관이나 영화관등 여러 자료들은 전쟁결과의 참상을 잘 보여주고 있었습니다.

지리산에 꽃나들이 한창인 지난 토요일엔 또, 트라팔카 광장에 나가 보았는데요.
저는 그 광장을 자주 갑니다. 무슨 말을 하는지 영어가 들리는 지 확인도 할겸 가는데 전혀 안들려요.
영어공부를 어떻게 해야 효과가 있을지요. 공부하기 싫은 버릇은 죽을때까지 가나봅니다.^^
장기간 여행에 영어라도 어느정도 늘게 되겠지 하는 기대조차도 꺽여질까 두렵습니다.
그날 집회는 덴마크 신문의 마호멧 만평에 관련한 표현의 자유에 관한 집회 같은데
반 이슬람 집회의 성격이겠지요. 집회중에 뒷쪽으로 무슬림들이 몇 명 나타났는데
경찰이 접근을 막아서 다행히 불상사는 없었습니다.

표현의 자유, 언론의 자유와 종교의 신성함의 존중 사이의 갈등을 어떻게 바라봐야 될지요.
표현의 자유는 꼭 필요한 것일테고 제경우 모든 종교를 존중하고 훌륭하게 여겨서인지
최소한의 예의는 지켜야 된다고 봅니다. 상대방을 존중하면서 자유를 누려야 하겠지요.
무슬림들의 신에대한 경배심은 정말 대단합니다. 과잉반응 보여선 안되겠지요.
국회의사당 앞 이라크전 반대 현수막들을 바라보며 이젠 그만 모든 전쟁이 멈추길 바래봅니다.
달라이 라마님의 '용서'라는 책의 내용이 자꾸만 떠오르네요.

좋은 봄날 보내십시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