런던생활 마무리하며...

by 야생마 posted Aug 24, 2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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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번쯤 그냥 살아보고 싶었던 런던...
언어공부도 못했고 많은 문화를 체험하지도 못했고
그저 몇 푼 경비조달만 한 채 다시 길을 나서야 할 때가 되었네요.
그냥 살았던 이 날들 나중에 좋은 추억이 될 것 같습니다.

은근하게 끈끈한 멋이 있고 투박하면서도 여러 지구인종들이 모여살고
타인을 크게 의식하지 않고 자유롭게 또 스스로 지킬건 지켜나가는...
영국인들 매너 괜찮고 유머스러운 걸 좋아해서 가끔 부딪히면
재밌는 모습들 만날 수 있어서 괜찮았던 곳이네요.

빅벤,런던아이,트라팔카등 많은 관광지보다도
집앞 공터 공원의 한적한 나무그늘아래 시원하게 더위 식히던 날들
어스름 저녁무렵 포도주잔 홀짝거리며 마음달래던 날들이
더 크게 자리잡을 듯 합니다.

사진은 과학박물관, 자연사박물관, 빅토리아&알버트 박물관의 모습입니다.
아이들 교육에 참 좋을듯한 과학박물관 체험실등 인상깊었구요.
자연사박물관의 여러 생명체들, 공룡관 인류의 모습과 미래의 지구관등
잘 갖춰놓아서 정말 좋은 박물관 여행이었습니다.

빅토리아&알버트 박물관엔 주로 공예품과 유명조각들이 많았는데
화려하고 정교한 모습들 책이나 영상에서 보았을 멋진 작품들 참 좋았습니다.
미켈란젤로의 다비드조각도 만나서 기뻤구요.
대기업의 후원으로 갖춰진 한국관은 옆 일본관,중국관에 비해 초라하지만
그 특유의 아름다움으로 많이 반가웠고 즐거웠습니다.
장독대 바라보며 고국의 향수에 젖어보았습니다. 어서 달려가야 겠어요.

다음주에 런던을 떠납니다.
이제 지리산의 가을능선에 설 수 있도록 열심히 길을 제촉할 예정입니다.
스치듯 거치는 여정속 풍경들로 소식 전하겠습니다.
여건이 되는대로 중계방송 하려구요.^^
지리산에 심취하시고 가끔 들러서 지켜봐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런던은 이미 가을이 왔어요. 아침,저녁으론 선선하고 춥기까지 합니다.
하긴 런던이란 곳이 사계절을 느낄만큼 변화무쌍한 날씨가 특징이겠죠.
즐거운 마음으로 가을맞이 준비하시구요.
건강하십시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