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즈워드를 만나다.

by 야생마 posted May 23, 2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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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다운 호수지방엔 너무나도 유명한 영국 낭만주의 서정시인
윌리엄 워즈워드가 살았던 곳이기도 하지요.
그래스미어와 라이달 호수에도 잠깐 들러 봤습니다.

전원이야말로 인간의 감정을 보다 높은 단계로 고양시켜 주는 원천이 된다고 생각해서
호수지방에 파묻혀 자연과 동화되며 보이는대로의 자연이 아닌
어린아이의 마음의 눈으로 그린 상상력의 환상적 자연을 꿈꾸고 표현했다고 하네요.
밑에 무지개 시에 나온 '어린이는 어른의 아버지다'란 말에 이해가 갈 듯 합니다.

지리산이 보여지는 대자연의 모습자체도 아름답지만 전설과 설화, 수많은 이야기들과
깊은 골짜기에 넘나들 호랑이, 깊은 숲속에서 요정들의 장난에 귀찮아하는 반달곰등
수많은 상상거리들이 넘쳐나죠. 공개바위와 아가엉덩이 같은 반야봉도 그렇구요.

제경우엔 지리산의 보이는 것들 만으로도 너무 벅차긴 합니다.
예를들어 난생처음 본 운해에 한참동안 감동했었던 기억이 있습니다.
아니, 머리위에도 발아래도 구름이 있으니...^^* 여러 생각할 여력조차 없었던...

사춘기시절 한참 연애편지 쓰느라 여념없었던 그 때...
워즈워드의 시 한수 적어 보내주었던 긴머리소녀는 지금 두 아이의 엄마가 되어 있다는...
시인이 어느나라 사람인지도 몰랐던 그 시절, 그 달콤한 언어들에 잠못이루던 시간들이 떠오르네요.
5월엔 연애편지 한 통 띄우세요...워즈워드의 시 두편 올려봅니다.






무지개


하늘에 떠 있는 무지개를 바라보면

내 가슴은 뛰노라

나의 인생이 시작할 때 그러했고

어른이 된 지금도 그렇고,

노인 된 이후에도 그러할 것이니

그렇지 않으면 나는 죽으리

어린이는 어른의 아버지

그래서 나는 나의 하루하루가

자연의 경건함으로 묶여지기를 바라노라





수선화


계곡과 언덕 위로 높이 떠다니는
구름처럼 외롭게 방황하다
문득 나는 한 무리를 보았네.
수많은 황금빛 수선화들
호숫가 나무 아래서 미풍에 나부끼며 춤추는 것을.

그들은 은하수에서 빛나고 반짝이는
별들처럼 이어지고,
만의 가장자리를 따라
끝없는 선 속에 펼쳐져 있었네
나는 한 눈에 보았네. 수천 송이 수선화가
머리를 흔들며 흥겹게 춤추는 것을.

물결도 그들 옆에서 춤추었지만 꽃들은
환희 속에서 활기 넘친 몸짓을 했네
시인은 기쁘지 않을 수 없었네,
그토록 명랑한 무리속에서
나는 바라보고 -- 바라보았지만 -- 거의 생각할 수 없었네
그 광경이 얼마나 값진 것을 내게 가져다 주었는지를.

공허속에서 또는 우수에 젖은 심상속에서
종종 나의 긴 소파에 누워 있을 때면,
고독의 행복속에 있는 내부의 눈에
수선화들이 문득 떠오르곤 하네.
그러면 내 마음은 기쁨으로 가득차고,
그 수선화들과 함께 춤추고 있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