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익스피어의 사랑노래

by 야생마 posted Apr 22, 2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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엘리자베스 여왕이 인도대륙과도 바꿀 수 없다고 찬미한 윌리엄 세익스피어..
그가 태어나고 생의 마지막을 보낸 고향마을 스트랏포드 어폰 에이번(Stratford-upon-avon).
친구의 권유도 있어서 다녀왔는데 가는길 버스 창으로 예의 그 에버그린의 초원...
양떼들과 유채꽃등 봄기운이 완연합니다. 수선화도 민들레도 아름드리 피어났습니다.

저는 세익스피어가 영국을 대표하는 아주 위대한 대문호라는 사실밖에는 몰라요.
기네스펠트로가 아카데미 여우주연상을 받은 영화'세익스피어 인 러브'를 보긴 했는데
내용도 지금은 가물가물 하구요. 그 자신이 애절한 사랑을 한 까닭에 '로미오와 줄리엣'등
명작들이 탄생을 했겠지요. 사랑이란 너무도 아름다운 존재인 까닭입니다.

평화롭고 아름다운 에이번강에 배가 띄워있고 백조와 오리들이 춤추고 수선화가 피어나고
세익스피어가 사랑하는 여인을 만나러 지나갔을 그 길을 걷고 바라보고
뭔가 사랑의 시 한수가 딱 떠오를듯 말듯...저의 영감은 왜이리 메말랐는지요..
아~~ 저에게도 사랑이 필요한 것입니다. 시 한수 지어내기 위해서...

근데, 그런 장소여서인지 엄청난 에피소드가 저에게 생겼답니다.
에이번 강가를 거닐며 유스호스텔까지 느긋하게 강가의 예쁜집들을 바라보며 갔는데
브라질 여인이 뒤쫓아와 동행하게 되고 세익스피어의 생일(4월23일)이 가까워서인지
숙소에 빈자리가 없었고 시내로 다시 돌아왔는데 모든 숙소에 빈방이 없는겁니다.
축제기간이라...간신히 찾아낸게 가정집 B&B 더블베드 방하나...처음만난 여인과의 동침.
물론 아무일 없었습니다만, 소설하나 시 한수 나올뻔 했습니다.

그 속에서 생각한 것은 4대비극의 씨앗은 권력에의 욕망, 사랑의 질투 같은 것이었다는...
삶의 어떤 철학적인 사고에 집착하기보단 인생을 어느정도 즐겨야 한다는 생각이지만
어떤 욕망에 사로잡혀서 그 집착속에서 헤어나오질 못한다면 비극적 종말이 올테죠.
누가 저를 찬미주의자 라고 말하던데 세상 모든걸 그저 아름답게 바라보는 것도 괜찮을까요...
세익스피어에 대해서 말씀좀 나눠주세요. 이 기회에 어느정도 알아두고 싶습니다.

때마춰 며칠전 고도원의 아침편지에 세익스피어의 사랑의 시 한수 왔더군요.
여러분 사랑하세요..가슴 저미도록 아낌없이...


세익스피어의 사랑 노래


어떤 허물 때문에 나를 버린다고 하시면
나는 그 허물을 더 과장하여 말하리라.

나를 절름발이라고 하시면
나는 곧 다리를 더 절으리라.
그대의 말에 구태여 변명 아니하며…

그대의 뜻이라면
지금까지 그대와의 모든 관계를 청산하고
서로 모르는 사이처럼 보이게 하리라.

그대가 가는 곳에는 아니 가리라.
내 입에 그대의 이름을 담지 않으리라.
불경(不敬)한 내가 혹시 구면이라 아는 체하여
그대의 이름에 누를 끼치지 않도록.

그리고 그대를 위해서
나는 나 자신과 대적(對敵)하여 싸우리라.
그대가 미워하는 사람을 나 또한 사랑할 수 없으므로.


- 세익스피어의《소네트 시집》중에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