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골마을 치핑캄덴(Chipping Campden)

by 야생마 posted Apr 17, 2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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런던에서 서북쪽으로 2시간 거리에 있는 에버그린의 자연풍경이 펼쳐진 전원지대 코츠월드.
가장 영국다운 시골이라고 여기는 코츠월즈(Cotswolds)는 '양 우리가 있는 언덕'이라는 뜻이라네요.
해발 200여미터의 구릉이 이어져 있어서 철도망이 발달하지 못하다가 찻길이 뚤리면서
대다수 영국인들의 아주 인기있는 시골마을이 되었다고 합니다.

코츠월즈의 여러 마을중에 북부 치핑캄덴(Chipping Campden) 마을에 들렀는데요.
벌꿀색(?)의 가옥들이 아주 예쁘게 자리잡고 있어서 첫인상부터 많이 설레었습니다.
산이 그리운데 산이라 하기엔 뭐하지만 작은 언덕 도버즈 힐(Dover's Hill)에 오르는 산책으로
그 기분을 조금 느껴보았네요. 양모산업으로 번영했던 마을답게 초지에 양들이 많이 보입니다.
도버즈 힐 가는길엔 토끼들도 많아요. 들토끼겠죠. 밭둑에 굴을 파서 살더군요.

은퇴한 영국의 노인분들께서 많이 살고 계신듯 잔디깎는 분들을 자주 뵈었습니다.
꽃들도 아름드리 피어있고 지붕이 특이한게 우리의 초가지붕 같아요.
볏짚은 아닐테고 밀짚인지 그걸 엮어서 우리와 비슷하게 만들어져 있더군요.
그러고보면 그런 전통의 시골풍경을 우리나라나 영국이나 고향같이 여기는건 똑같나봐요.

아름다운 초가지붕 벌꿀색집 마당을 예쁜 꽃들로 장식하고 바로 옆 초지에 한가로이 양들이 풀뜯고...
집 앞길을 지날때의 창문들은 저의 허리춤에 와 있어서 호빗들의 집과 비슷하다 생각도 해봤네요.
마켓홀과 시티홀의 건물도 멋지고 무료 갤러리가 열려있어서 더욱 좋았습니다.
많은 관광객이 몰려왔고 단체 학생들의 모습도 보였습니다.

성 제임스 교회에선 부활절 기념 준비로 교회를 예쁘게 가꾸는 모습을 볼 수 있었는데
화사한 웃음으로 저를 안으로 안내하더군요. 신과 가까이 있어서인지 사람이 참 아름답습니다.
보조기에 의지해서 걷는 할아버지께선 삶의 여유로움이 있어서인지 이방인의 물음에
영국 특유의 억양으로 힘차고 경쾌하게 열심히 설명해 주십니다.
세계 어디든 어르신분들의 자상함에 저는 언제나 감동이고 좋습니다.

런던으로 되돌아가는 버스를 타러 정류장으로 가던 길의 아이스크림 파는 소녀도 예쁩니다.
책 읽는 모습이 동화에서나 아님 오래된 영화에서나 볼 수 있을것 같은 화사함과 수줍음이 아름답더군요. 아름다운 자연속에 아름다운 사람들...코츠월즈의 작은 마을 치핑캄덴 참 좋았네요.
사실 드라이브 코스로도 아주 좋을것 같은데 한적한 버스로 지나는 것도 나쁘지 않습니다.

자연은 아름답고 시골의 전원풍경은 영국사람들도 동경의 대상이 되는 것 같습니다.
지리산자락 한쪽 기티 유님네 마을과 크게 다르지 않잖아요? ^^
우리들의 낙원은 시골에 있네요. 낙원은 스스로 만들어 가는 것이구요.
지리산을 사랑하는 우리들에게 낙원이 바로 곁에 있겠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