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코하마

by 야생마 posted Mar 22, 2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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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학교 입학즈음 교회에 다니게 되었는데
처음엔 친구들이 집까지 찾아와서 어쩔수 없이 따라 갔었는데
그뒤론 5년 연상의 교회 누나를 흠모하게 되면서 주말을 기다리게 되었죠.
나만보면 지어주는 그 하얀미소 정말 너무나 아름다웠거든요.
처음으로 마음고생 했던 때인것 같습니다. 메텔과 더불어...

어느날 봄볕이 따사로운 양지바른 잔디밭에 둘이 앉을 기회가 있었는데
그 예쁜 입술에서 찬송가가 아닌 그당시 아주 나쁜 나라로만 알고 있었던
그 나라의 노래가 나오는 겁니다. 유레떼~ 요코하마~
깜짝 놀래서 무슨 노래냐고 물었는데 어려서 알필요 없다고...

옆마을 통기타 둘러매고 다니는 멋쟁이 대학생 형한테 배웠을테죠.
동네형한테 기타를 얻어 독학으로 C, Am, Dm, G7등 쉬운코드만 익혀서
손가락 굳은살 박힐 정도로 튕겨 봤는데 요코하마고 뭐고 그게 되나요.
허구한날 `이루어 질수 없는 사랑`  너의~ 침묵에~  제대로 되지도 않는...^^
그때부터 저의 청승은 시작되었나 봅니다.

1850년대 개항한 요코하마 메이지유신으로 완전개방하고 외국문물을 받아 들였지요.
그래서인지 서양문물들도 보이고 외국인묘지도 조성되어 있고 차이타타운도 멋집니다.
우리나라 분들도 많다고 하구요. 야마시타공원 주변으로 가볍게 둘러보았습니다.
동호회인지 많은 할아버지, 할머니 따스한 볕에서 그림을 그리시고
좋은 카메라 들고 사진도 찍으시고 건강하시고 보기 좋더군요.

어느 명절에 예쁜 아가와 함께 마주한 그 누나의 편안한 미소와 장가 가란 말.
윗사진 사진출사 나온 모델여인의 미소와 오버랩 되면서 그 마지막 모습이 회상되어 지네요.
밤이 되면서 많은 연인들이 296m 랜드마크 빌딩과 코스모월드의 대관람차의 불빛을 보며
밀어를 속삭이는 요코하마의 항구에서 청승을 제대로 떨어 보았습니다.

잠시동안 우정을 나누기로 했던 여인의 사랑의 아픔을 지켜보고
결혼에 목매인 그 여인의 방해가 된다는 말을 듣고 당연히 담담하게 돌아가는데
갑자기 애증적인 서러움이 솟구칠땐 저 스스로 당황스럽기도 할테죠.

애써 상황을 만들지 않으려 노력하다 이상스럽게 함께 동행하게 되었는데
그 더운곳에서 음식도 잘 못먹어 앙상하게 마른 상태에서 극구 마음주지 않으려 노력해도
어쩔수없이 타오르는 열정속에 흠뻑 빠져들어 가기도 하고
그저 편안하게 어여쁘게 보았던 사람의 따뜻한 말에 큰 고마움이 생겨나기도 합니다.
딱 한번 보았든 몇년만에 보았든 남녀관계는 정말 단정할수만 없는게 있고
중요한건 제경우 어떤 여인이든 결코 사막의 여인을 만들 수 없다는 것이지요.

사랑방도 화기애애하고 아주 딱 좋은 분위기네요.
도쿄에 머물고 있는데 나름 여유롭습니다. 온라인 접속이 힘들고 비싸구요.
가끔 도쿄시내나 근교여행 다녀와서 소식 전하지요.
이젠 완연한 봄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