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코하마 야경

by 야생마 posted Jul 17, 2007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ESC닫기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비가 그치길래 혹시나 하는 생각에 요코하마에 갔는데
예정된 하나비(불꽃놀이) 대회가 올해는 취소 되었네요.
엄청난 바닷바람과 비, 열리고 닫히고 춤추는 하늘과 다정한 연인들.
아쉬운대로 랜드마크에 올라서 환상적인 요코하마 야경을 보는걸로 만족했습니다.

조금 전에도 수초동안 지진이 느껴졌는데 오늘 오전에도 제법 길게 진동이 있었고
잠깐 뉴스보니 엄청난 피해가 발생한듯 합니다. 오사카에서 가볍게 느껴봤고
도쿄에선 처음 맞는건데 조금 무섭고 어지럽기까지 합니다.
재작년 파키스탄의 재앙이 떠올라서 마음이 가라앉기도 하구요.


비를 자주 보니 여행중 네팔 페와호수의 추억이 떠올라서 얘기좀 풀어볼게요.
저와 동향의 골프장 있는 도시에 사는 아가씨인데 석달동안 인도전역을 여행하고
랑탕트레킹, 안나푸르나 라운딩까지 마친 산을 좋아하는 당찬 20대 아가씨 얘기입니다.

사랑코트까지 함께 가벼운 산행도 하고 밥도 자주 같이 먹고 편하게 지내고
천지가든에서 한가롭게 한식도 먹고 비와 우박 떨어지는 호수 바라보며 낮잠도 즐기고
그러다가 배를 타고 호수 건너편에 가기로 했습니다. 네팔리 직원 물 퍼내고
열심히 노를 저어 거의 도착해서 배를 대려는데 갑자기 비명과 함께 팔짝팔짝 뛰는겁니다.

놀래서 봤더니 아가씨 슬리퍼 안의 발가락에 거머리가...제 발에도 붙었구요.
근데 배를 대고 거리리를 떼어야 하는데 팔짝팔짝 뛰고 저도 겁도 나고 아주...
반대편은 꽤 깊거든요. 그래서 일단 발가락의 거머리 간신히 떼어주고 다시 배를 대려는데

또 다리에 어디에 배를 못댈정도로 방방 뛰는 겁니다. 무슨 거머리가 그리 많던지..
아 배만 대면 다리든 어느곳이든 몇마리든 쉽게 뗄텐데 같이 죽자는건지 아주 미치겠더군요.
몇해전 페와호수에서 한국여대생 사망사고도 있었거든요.
더구나 산을 아주 잘타는 대찬 아가씨가 거머리를 그렇게 무서워 하는지..

물속에서만 사는줄 알았는데 한쪽을 바닥에 붙히고 몸을 세워서 꿈틀대는게 아주 끔찍해요.
여러번을 아슬하게 배를 못대고 호수위에서 거머리 떼길 반복하다 기어이 정박하고
바지사이로 들어왔으면 어떡하냐고 울고불고 하더니 그것만은 자기가 직접 확인하고 떼겠다더군요.^^
산을 좋아하는 친구라 이글 보고 있을지도 모르는데...
제가 별명하나 지어줬습니다. 팔봉의 거머리...아유~그때 생각하면..

이번주 쉬려했는데 제가 그냥 허전해서 소식 띄워 봅니다.
서둘러서 일본 떠날 채비를 해야겠습니다. 후지산은 올라야 할텐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