갬비어 산 (Mt Gambier)

by 야생마 posted Jan 15, 2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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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분이 살아나질 않아서 유명한 곳들 다 제껴버리고 멜번으로 가는길에
만난 갬비어산...생소한 곳에서 며칠 지내는 맛도 괜찮네요.
대중교통이 시외버스 말고는 아에 없어서 택시 타던지 걷던지 해야 합니다.
그냥 지나 가려다가 호수가 맘에 들어서 소식 전해 봅니다.

단 한군데 저렴한 옛 감옥을 이용한 숙소에서 난생처음 감옥에서 지내보네요.
음침한 철문소리...그래도 주인아저씨 완전 녹슨 자전거 바람 가득 넣어서
무료로 빌려 주셨어요. 남들은 다 자가용 끌고 다니는데...
근데, 숙소 주위를 돌아다니는 저 못생긴 녀석은 무엇인지 모르겠습니다.

블루호수는...깊고 깊은 마음을 가졌는지 푸른 하늘을 부지런히 담고 담아서
구름이 잔뜩 덮은 찌푸린 날에도 사파이어 빛을 냅니다.
사화산의 분화구는 깊은 내면의 완성으로  어떤 파고에도 고요히 빛을 내겠지요.

오브넷에 올때마다 항상 에너지를 충만하게 듬뿍 담아 갔는데
어느 순간부턴 가슴 한구석이 조금씩 아리는게 제자신 심약해져 가요.
잘못한게 있어도 감싸주고 보듬어 줘야 하거늘...아무 잘못도 없는 분을...
아주 엄청난 파고 저는 감당하기가 벅찼습니다. 너무 아쉬워요.
때론 보이는 지리산이 지리산 같지가 않아요. 직접 가서 마주해야 할정도로...

그러나, 사랑하는 오브넷...제 마음에 그토록 크고 소중한 존재였던 것처럼
훌훌 털어 버릴건 버리고 처음 그 느낌대로 이제 다시
푸르고 맑은 빛을 부지런히 담아야 하겠습니다.
호수처럼...어떤 상황속에도 고요히 사파이어 빛을 내는 저 호수처럼
언제나 푸른빛을 낼 수 있도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