싱가폴에서...

by 야생마 posted Dec 12, 2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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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자연장을 할 시간조차 없어서 부득이 싱가폴로 나왔는데
며칠 푹 쉬려고 했는데 뭘 잘못 먹었는지 부드러기가 나서 고생좀 하고 있습니다.
근데, 옥상 도미토리 옆 침대의 동양여성이 제게 말레이시아, 싱가폴에서만
사용하는 플러그를 빌려가고는 외출한 사이 무슨 약과 함께 제 침대에 놓고
체크아웃을 하고 떠났어요. 자꾸 긁적이는 모습이 안타까워서인지...

영어도 아니고 한자도 아니고 일본어도 아니고 희한한 글자들이 인쇄되어 있고
그림이 그려있는데 물에 타서 아기에게 먹이는 과정이 그려 있더군요.
한참을 고민하다 가려움을 참지 못하고 그냥 물에 타서 먹었는데
슬슬 몽롱 해지면서 엄청난 두려움이...효과가 있는듯 잠 잘 잤습니다.^^
그러면서 달라이라마의 행복론을 생각해내며 좋지 않은 음식에 잘 반응하는
내 몸뚱이가 참 고맙구나...제대로 작동하고 있구나...계속 생각을 해댔습니다.

아마도 무료 제공하는 아침거리인 식빵이 얼려 있던데 문제가 된듯 하네요.
여행에서 알뜰함은 참 보기 좋아서 그 빵과 차를 들기 위해 모여드는 여행자들
검소한 모습들이 아름답지요. 참 오랫만에 보는데 크게 구멍난 난닝구^^
예전 시골 어른들에게서나 보았는데 중년의 서양아저씨가 그렇게 입고는
책도 읽고 뭔가 열심히 적고 식빵을 잼 발라서 맛있게 듭니다.

싱가폴로 향하는 콴타스항공 탑승객도 많지 않아 한적한 창가 자리에서
내려다보는 그토록 정들었던 퍼스..선셋코스트...
삶의 어느날 어느순간 서호주의 샌드크로퍼가 되어 있겠지요.
맑은 하늘아래 모래사장에 누워 수정같은 맑은 바닷물을 바라보며
돌고래가 튀어오르고 펭귄이 뒤뚱거리고 바다사자가 하품을 해대고
뜨거운 햇살을 맞다가 프리멘틀 닥터(오후가 되면 인도양에서 불어오는 해풍)의
시원함을 느끼며 맥주 한잔 들이키는...

해안선을 타고 오르다 샤크베이(세계자연유산)가 보일땐 감동이 일렁였습니다.
꼭 가보고 싶었던 곳인데...저곳에선 돌고래를 쉽게 접할 수 있고
살아있는 산호들, 붉은 바다거북, 고래상어등이 서식한다고 하네요.
비행기에서 바라본 것만으로도 감동이고 아쉬움 충분히 달래봅니다.

싱가폴은 많이들 다녀 가셨을테고 현재 비가 자주 내리고 많이 내립니다.
사진은 저번에 들렀던 센토사 섬의 모습도 들어있구요.
부기스(Bugis) 정션의 쇼핑센타의 모습에서 진짜 연말 분위기가 납니다.
투표는 누가 대통령이 되든 우리나라 잘 이끌어 가리라 믿구요.
이제 어디로 들어갈까 생각을 해봐야겠습니다.
가깝기는 다윈(Darwin)쪽이 가까운데 엄청나게 더울까봐 걱정이 되네요.
조금 쉬고 호주땅에서 다시 소식 전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