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패한 빙하탐험

by 야생마 posted Apr 11, 2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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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제목을 그냥 '빙하탐험'이라고 하려다가
북창님의 의의제기가 있을까봐 실패라는 단어를 잊지 않았습니다.^^

저번 마운틴 쿡 트래킹을 했던 곳 반대편이지요.
프란츠 죠셉 빙하 - Franz joseph glacier
남섬의 서해안, 밀포드사운드 북쪽편에 위치해 있습니다.

태즈만 해에서 몰려오는 구름과 바람은 마운틴 쿡이 있는
서던알프스의 높은 산맥을 넘지 못해서 자주 비를 뿌리는데요.
이 우림지대 골짜기 깊은 곳, 높은 산정에 빙하가 만들어 졌다고 합니다.
마오리 전설엔 사랑을 잃은 소녀의 눈물이라고 한다네요.

가이드를 동반한 빙하탐험 투어를 할 생각이었는데 역시나 날씨가 계속 좋지 못합니다.
잔뜩 찌푸려서 머뭇거리다가 3일연속 날씨가 좋지 않고 계속 그런다기에
비싼 투어를 포기하고 혼자 길을 나섰지만 빙하지대가 가까워질수록
빗줄기가 굵어지고 기온도 떨어지고 길도 잘못 들고...

여행중 가끔 빗속을 헤매는 때가 있었고 그순간이 나름 추억도 깊은데
길이 막히고 세찬 물줄기를 바라 보노라니 허탈함을 감출수 없더군요.

그 앞에서 아쉬워하는 한 커플과 우산속의 독일청년은
지구온난화로 빙하가 엄청 후퇴해서 큰일이라는 대략 그런 얘기를 하더군요.
그러게...빙하가 후퇴만 안했어도 이렇게 막힌 곳에서 아쉽진 않았을걸...
다시 한참을 뒤로 돌아 반대편으로 가기엔 빗줄기가 거세고 몸도 떨려와서 포기했습니다.
역시 다음에 다시 들려보려고 합니다.^^  다음기회에...

네팔에서도 빙하가 녹는것 때문에 걱정이 많고 특히 홍수위험이 큰데
이정도 빗줄기에 엄청난 세력이 생기는 물줄기를 보니 이해가 가네요.
산맥을 넘으며 만나는 자연의 모습 아름답고 신비롭고
산과 호수, 계곡과 폭포등 우리나라와 비슷한 자연의 모습이 친근하기도 합니다.

파키스탄 훈자의 라카포시 B.C의 빙하도 자꾸 생각이 나요.
카리마바드의 그 천국의 가을...가을비에 그리움도 고독도 깊어집니다.
흑백사진 같은 빙하아래 물줄기와 물안개가 제법 쓸쓸해 보이고
물가의 한적한 곳에 떠밀려 있는 빙하조각의 얼음 덩어리들이 눈물겹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