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카포(Tekapo)호수

by 야생마 posted Mar 13, 2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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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얀 설산과 낮은 구름과 잘 어울린 에머랄드빛 호수..
난 예쁜 동화속에 들어서 있다.

비가 주룩주룩 내리던 크라이스트처치를 떠난 버스가
고갯길을 지그재그 넘나들때 초원들이 펼쳐지고
계속 이어지는 양떼들의 무리와 가끔 보이는 사슴목장에서
이미 동화속 여행을 떠난 상상속 설레임의 연속이다.

아담하고 소박한 저 교회와 양치기개의 동상과
산책길에서 쉽게 만날 수 있는 토끼들의 뒷꽁무니에서
세월은 더욱 뒷걸음쳐서 동심은 더 뚜렷하게 우러나지고
강아지따라 경쾌한 걸음에서 난 소년이 된다.

호수쪽으로 큰 창이 예쁜 숙소의 거실에서
많은 여행자들의 행복한 미소와 웃음과 이야기 나누는 모습이 아름답다.
아름다운 호수에 동화된 사람들의 마음은 모두 한결같기에
아름다운 자연을 함께 바라보는 그들이기에 서로의 마음이 전이되어
모르는 사람들이 웃음을 나누고 인사가 따뜻하다.

자연앞에 경외심을 갖는 사람, 아름다워 할줄 아는 사람,
우리가 신과 자연앞에서 너무나 낮은 존재라는 사실을 아는 사람,
그래서 세상속에 평화로써 존재해야 한다는 것을 저절로 깨닫는 사람,
세상의 모든 생명들이 존귀하게 잘 지켜지길 바라는 사람,
그런 사람들이 처음 만나고 모르는 사람일지라고
더욱 깊은 인연을 느끼고 사랑을 느낀다.

자연은 정복의 대상이 아니라는 너무나도 당연하고 쉬운 사실이
인간의 욕망이 우선이 아니고 자연의 보존이 우선이라는 사실이
신이 주신 정의이고 사랑이라는 그 동화를 모두가 읽게 되길 바래본다.
그 동화를 읽는 사람이 당연히 꽃보다 아름다울 것이다.

오늘밤 수많은 별들이 모두 테카포 호수에서 자신의 모습을 들여다보고 있다.
나또한 한낮의 신비로운 그 형용하기 어려운 물빛의 비밀을 찾아
별과 그 사이들을 들여다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