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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리산

섬진나루>야생마의 세계통신

2005.01.21 00:17

양수오에서...

조회 수 2051 댓글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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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 지내고 계시지요?
산마을일기라는 좋은공간도 새로 생겼군요.
하해님 바쁘신 와중에도 수고 많으십니다.
눈이 많이 왔나보네요. 이곳은 황산에서 말고는 눈구경하기 힘듭니다.
양수오에 하루종일 안개비가 이슬비가 내렸습니다.
전 예정대로 황산(1864미터)에 오른뒤에 이곳 계림 양수오에 와 있습니다.

구름도 많고 산위 물가가 비싸기 때문에 당일 7시간정도 산행으로 마무리 했어요.
나름대로 땀흘리며 그 산의 아름다움과 기운을 충분히 느꼈습니다.
긴시간 기차여행에 머리가 흔들리는데 역시 산에 다녀오니까 말끔해지네요.
운전면허증 주면서 손가락으로 나를 가리키며 최대한 귀여운 표정으로
"student"ㅎㅎㅎ 학생표 끊을 수 있었습니다. 입장료가 꽤 비싸거든요.
기차표를 못구해서 발을 동동 굴렀는데 그냥 올라타서 차장한테 표를 부탁하기도...

온통 바위산이고 난간들도 돌로 되어있고 산 정상부에 호텔이 들어서있고
글쎄요. 지극히 주간적일지는 몰라도 북한산,설악산이 훨씬 아름다운것 같습니다.
대한항공 광고방송 보시고 행여 황산가려 하시는분 계시거든 말리시는게 좋을듯...

일찍 내려온덕에 황산역앞 호객꾼과 같이 차 마시러 갔는데요.
중국은 녹차가 가장 흔한 차인가 보더군요. 계속 우려내서 처음 살짝 맛을 보고 그다음에 완전히 마시고...자기네들은 최고라 하지만 가지고 간 티백 설록차와 서로 비교해봤는데 나는 우리께 맛있고 걔네들은 자기네 것이 맛있다하고...
보길도에서 싸줴스님이 가져오신 우전차보단 확실히 맛이 떨어지는것 같았어요.
여왕이 마시는 차라고 있던데 그것까지 한시간정도 많이 마셨는데 우리돈 천원정도...

계림,양수오는 방송에서 본적 있지만 참 아름답네요. 버스안에서 부터 감동했습니다.
관광하러 오신분들 배타고 유람도 하시고 좋은곳 많다고 호객들이 난리입니다.
저는 650원에 자전거 하나 빌려 관광지를 버리고 시골 마을로 들어갔는데요.
정말 너무 아름다운 시골풍경을 만날 수 있었습니다. 사람들도 참 순박하고...
아이들 난리 났습니다. "니하오!" 한마디에 모두 웃으며 반겨 주었답니다.

여행 잘하고 있습니다. 추위에 좀 떨고 있지만 건강하게 잘먹고 잘자고...
기차안에선 우리돈 400원정도의 컵라면과 쵸코파이로 때우고
이곳에선 650원정도면 제법 그럴싸한 한끼 밥과 국, 다섯가지 반찬 골라서
먹을수 있어요. 시래기 같은것을 삶은 걸로 김치대용하고 있습니다.
성수기가 아니라선지 숙소도 4000원정도에 수준급 싱글룸을 얻을 수 있습니다.

내일 저녁기차로 운남성의 성도 곤명으로 향합니다.
진원님과 길없는여행님 가셨던 운남성 중티엔 너머 대설산지구 가는길이 폭설로
막혀있답니다. 티벳 들어가기가 어려워 보여요. 일단 가봐야 알겠지요.
막히면 라오스,베트남,캄보디아,태국으로 해서 비행기로 들어가야 하는데...
비용이 많이 추가가 될텐데...

잘때 무지 춥습니다. 난방개념이 없어요.
한겨울 연하천산장에서 춘추용 침낭으로 자는 기분입니다.
빨간 오브넷 물통에 뜨거운 물 담아서 꼭 껴안고 잔답니다.
오브넷덕에 풍부해진 음악들 골라 들으며...편한세상님 주신 책 읽으며...
재밌긴 한데 내용이 참, 그 분위기에...사랑하고 싶어집니다. ㅎㅎㅎ

혼자 여행한다는 것...관광이 아닌 거쳐 지나가는 여정이 참 즐겁습니다.
집중해야되요. 밥먹어야 하고 잠 안전하게 자야하니까...
알뜰하게 여행 신경써야하고...인내심 가지고 계속 물어야 합니다. 답이 나올때까지...

암튼 행복합니다. 그리고 너무도 그립습니다.
한적한 밤이되면 인사동에서의 최근 모습들과 보길도, 또 쌍재의 밤이 생생하게
떠오른답니다. 모두 건강하게 잘 계시는 거지요?
섬호정선생님 건강이 그리 좋지 않으셨는데 어떠신지요. 천왕봉 등정하실려나요.
멋진산행으로 좋은추억 만들어 내시길 바랍니다. 이번주네요.

사진좀 올려보려 했는데 안되네요. 언어의 장벽인지...컴맹이라선지...
카메라 메모리도 말썽이네요. cd로 한번 구웠더니 다 문제가 생겨서 큰일났습니다.
곤명에 가서 좀 여유롭게 시간가지며 다시 연락드리겠습니다.

모든님들 따뜻한 겨울되시고
아름다운 날들 만들어 가시길 바랍니다.
모두 행복합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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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섬호정 2005.01.21 00:37
    긴 글로 고국으로 띄워보낸 야생마님 소식에
    반갑기도 안심되기도 하면서 마음 한켠엔
    길 떠난 아들 기다리는 이불 속 밥그릇이 식어가는
    안타까움이 감돕니다.
    여행의 즐거움은 잘 먹고 (식후경!!) 편히 잘 자는 것이
    제 값 치루는것인데 건강 유념하시길...
    한겨울 내내 회복이 늦어지는 건강때문에
    즐거운 신정산행에도 차질이 있어
    모두에게 빚진 마음으로 죄송하답니다
    병원 예약 때문에 지방에서 올라 오자마자 답글 올립니다
    야생마님! 긴 여행길, 안전하게, 건강하게, 즐거히 잘 하세요 합장
  • ?
    선경 2005.01.21 07:38
    운전면허증 보여주며 최대한 귀여운표정의 야생마님...^^*반가워요
    자전거로 양수오의 아름다운 시골길을 달리는 풍경을
    그려봅니다....이렇게 가시는곳마다 반가운소식...생동감이 납니다
    다음 가시는 운남성에 눈소식에 걱정이 되는군요
    항상 안전하게 여행하시고 행운이 늘 함께하시기를 바랍니다

    섬호정님 빨리 쾌차하시기를 바랍니다
  • ?
    笑영진 2005.01.21 07:39
    참~! 멋진여행하시네요 훗날 아름다운 추억이 될거에요
    기차표없이 일단타고보자 차장에게 사정한것 추워서 오브넷 물통에
    뜨거운물 채워 안고잠자는것 분명 먼훗날 잊지못할 추억일겁니다
    부럽네요 건강하게 여행잘하신다니 반갑네요 소식 자주 자주 올려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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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현거사 2005.01.21 08:44
    우리 야생마님이 천하절경 계림을 지나가셨군요l
    혼자서 정말 씩씩하고 용감하고....부럽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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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편한세상 2005.01.21 09:14
    '빠알간 오브넷 물통을 껴안고 잔다' 따뜻함이야
    이루 말할수 없겠지만 외롭고 시린밤 그것으로
    견딜수 있을랑가? @@
    혈기왕성한 야생마님께 괜한 책을 줬나 봅니다. 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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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솔메 2005.01.21 10:32
    야생마의 여정에 거칠 것이 없구만요.
    황산이 소문만 같지 않다는 것도 참고해야겠고.....
    좌우간,
    객지에서 물조심, 길조심, 사람조심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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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허허바다 2005.01.21 13:07
    거쳐 지나가는 여정이라!...
    행복 그 자체입니다!! (부럽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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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해성 2005.01.21 16:38
    무지하게 행복하시군요.
    행복하게 들립니다. ^--^
    좋은 구경 더욱 많이 하시고 간간히 소식 전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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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K양 2005.01.21 23:38
    오랜만에 들어오니 야생마님이 여행을 떠나셨군요. 으아~ 저도 꼭 가려고 벼르는 운남성인데.... 좋으시겠습니다. 황산도 오르시고.. 옥룡설산도 가시겠군요... 어디까지 가실 여정이신지 궁금하군요.
    전 라오스 잘 다녀왔습니다. 티벳들어가는 육로가 막혀 베트남에서 라오스로 넘어가게 되시면.. 연락주십시오.^^
  • ?
    하해 2005.01.22 01:28
    야생마님이 여행중에 잊지않고 소식 주시니
    그리워할 틈도 돌아설 틈도 없네요^^
    긴 여행길 몸건강이 최고입니다.
    자주 근황 보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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