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카포시 B.C의 가을.

by 야생마 posted Sep 28, 2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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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은 산 위에서 시작해서 들판으로 강변으로 마을 어귀로
저의 마음속으로 조금씩 물들어 가네요.
해질녁 마을언덕가에서 설산들과 마을가운데를 지나는
강줄기를 바라보는 날들이 제법 분위기가 느껴지면서도
가슴 한구석 허전하게 비어지는 마른 고독감이 견디기 힘드네요.

다시 산으로 갑니다. 라카포시 베이스켐프에 다녀왔습니다.
주렁주렁 열매를 늘여뜨린 사과나무 가로수길을 지나고
강을 건너고 미나핀, 나가르 마을을 지나는 그 모든 순간들속에
가을이 깊어져서 그리움이 한없이 커져 갑니다.

맑은 아침에 보는 디란과 라카포시는 순백의 깨끗함이고
눈이 쌓이지 못한 아래자락은 얼룩진 가을색이 황홀합니다.
그 아래 황량한 토사밑으로 삐죽삐죽 빙하가 흐르고 있는데
발아래 펼쳐진 빙하는 제가 다른 세계에 와 있다는
낯선 풍경속에 여행자로써의 묘미를 만끽할 수 있었습니다.

고국의 들판은 이제 기계음 소리가 바뻐져서
황금물결 들판은 밑동이 잘려지고 있겠군요.
그 들판끝 낮은 산등성이로 넘어가는 고향땅의 석양빛...
아름다운 그 빛깔들이 많이도 그립네요.

만복대에 은빛물결이 눈부실테고 곧 피아골이 붉게 물들겠죠.
내변산으로 선운사로 무등산으로 쌍재로 만복대로 반야봉 피아골로
가을을 맞고 마음달래려 내달렸던 작년가을의 기억이 떠오릅니다.

가슴시리게 파란하늘이 펼쳐져 있네요.
우리님들은 어떤 가을을 맞고 계실런지요.
이제 곧 길깃으로 내려가 낭가파르밧에 갈 것입니다.
그리고, 서부 파키스탄 치트랄쪽으로 가게 되겠지요.
낭가파르밧에 다녀와서 인사드리겠습니다.

좋은계절 멋진 가을날 되시길 바랍니다.









































길은 계속 이어집니다. 그 길을 계속 따라야겠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