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대에게...

by 야생마 posted Aug 14, 2005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ESC닫기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난 지금 리쉬께쉬라는 히말라야의 관문도시의 강변마을에 있습니다.
'요가의 고향'이라고 알려져 있고 비틀즈가 방문한 적이 있어서
더욱 유명해진 곳이라고 합니다.
빠른속도로 흘러가는 강가강을 바라다보면 마음이 평화로워 지네요.

오늘은 비가 많이 내립니다.
장대비속에서 나눴던 내던져버린 우산속에 빗물이 가득찰 정도로
긴 입맞춤을 잊진 않으셨지요? 비가 퍼부을때마다 생각이 나요.
열정의 순간을 참지 못하고 밤기차를 타야했던 날들...
온밤을 잠못이루고 몸부림치던 그 시간들...
지쳐 잠든 내게 나즈막한 노래로 편안한 숨을 쉬게 해주었던 기억...

요즘 히말라야에 빠져있는데 한번도 그대와 공유한적 없지만
지금 이순간 그 모든 곳들에서 그대의 환영이 함께 하는건
어떤 연유인지 모르겠습니다.  세월이 많이 흘러버렸는데도 말이에요.
저도 한번사랑 인가봅니다. 오직 그대만이...그 사랑만이...
이후의 모든것들은 모방이고 그대와의 기억들을 회복하는...

어젠 산중턱에 있는 작은 힌두사원을 방문했어요.
종을 치고 뿌자 해주시는 분꼐 성수를 받아 입술과 머리를 적시고
미간사이에 붉은 티카도 붙이고 쌀튀긴 걸로 음복을 하고...
가장 가까이에 있는 신에게 고개를 숙였습니다.
신을 만나고 오는길은 평화가 가득하답니다.

참! 요즘 동행인이 있는데 우리사이 알면 토라질지도 몰라요.
제법 앙칼진 면이 있거든요. 많이 귀엽긴 하지만...
쉼없이 재잘대는 소리를 열심히 듣는척 해주다가 잠이 든답니다.
그 아이에게 그대가 투영되는건 어쩐일인지...
걱정마세요. 조금 더 함께 지내다 곱게 보낼겁니다.

정전이 자주되는데 식당앞 나무위로 반딧불이가 날아다니네요.
그대와 둘이 끝없는 들판을 마냥 걷던 날들이 그리워집니다.
여행의 시간과 공간속에서 그대생각에 푹 빠져보는
자유로운 시간들이 참 좋군요.

밤이 깊었네요. 편히 잠드소서...
내 다시 그대를 깨우리다.

북인도 우타잘란 리쉬께쉬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