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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리산

섬진나루>야생마의 세계통신

2004.12.04 22:56

여행자를 위한 서시

조회 수 2820 댓글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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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이 밝았으니 이제
여행을 떠나야 하리
시간은 과거의 상념 속으로 사라지고
영원의 틈새를 바라본 새처럼
그대 길 떠나야 하리

다시는 돌아오지 않으리라
그냥 저 세상 밖으로 걸아가리라
한때는 불꽃 같은 삶과 바람 같은 죽음을 원했으니
새벽의 문 열고
여행길 나서는 자는 행복하여라

아직 잠들지 않은 별 하나가
그대여 창백한 얼굴을 비추고
그대는 잠이 덜 깬 나무들 밑을 지나
지금 막 눈을 뜬 어린 뱀처럼
홀로 미명 속을 헤쳐가야 하리

이제 삶의 몽상을 끝낼 시간
순간 속에 자신을 유폐시키던 일도 이제 그만
종이꽃처럼 부서지는 환영에
자신을 묶는 일도 이제는 그만
날이 밝았으니, 불면의 베개를
머리맡에서 빼내야 하리

오, 아침이여
거짓에 잠든 세상 등 뒤로 하고
깃발 펄럭이는 영원의 땅으로
홀로 길 떠나는 아침이여
아무것도 소유하지 않은 자
혹은 충분히 사랑하기 위해 길 떠나는 자는 행복하여라

그대의 영혼은 아직 투명하고
사랑함으로써 그것 때문에 상처 입기를 두려워하지 않으리
그대가 살아온 삶은
그대가 살지 않은 삶이니
이제 자기의 문에 이르기 위해 그대는
수많은 열리지 않는 문들을 두드려야 하리

자기 자신과 만나기 위해 모든 이정표에게
길을 물어야 하리
길은 또다른 길을 가리키고
세상의 나무 밑이 그대의 여인숙이 되리라
별들이 구멍 뚫린 담요 속으로 그대를 들여다보리라

그대는 잠들고 낯선 나라에서
모국어로 꿈을 꾸리라.

- 류시화 지음.


예전에 annapurna님께서

집이 없는 자는 집을 그리워 하고
집이 있는 자는 빈 들녘의 바람을 그리워 한다.
   ............................

로 시작되는 류시화의 '어느 나그네의 시'를 제일 좋아하는 걸로 소개 하신적 있는데..
사실 전 위의 '여행자를 위한 서시'를 더 좋아합니다.
많은 분들께서 다 아시는 시겠지요. 참 멋지지 않습니까...떠나고 싶지요?
전 내일 서울로 여행을 떠납니다. 휴일 잘 보내시길 바랍니다.

휴일 심심하신 분들 가볍게 보세요. 그립습니다. 정말 마지막이에요. ㅎㅎ
어느날 고향을 찾았고 지금 다시 험하고 거친 여행을 떠나 온건지도 모를일입니다.






길위의 풍경입니다. 9월초에 눈을 맞기도 합니다. 여긴 아직 왜 눈이 안오는지...








티벳에서 제가 제일 좋아하는 남쵸호수 입니다.
호수를 품에 안을만큼 넓은 가슴을 가지고자 했건만...쯧쯧.



화장터 파슈파티나트...



원숭이 사원 스왐부나트...











annapurna around circuit trekking...


꿈꾸는 섬/정세훈 4:33   (annapurna님께서 저한테 잘어울린다 하시니...)



  • ?
    소나기 2004.12.05 00:18
    야생마님! 떠나고 싶어 어찌 견디시나요?
  • ?
    야생마 2004.12.05 00:22
    곧 떠나겠지요...
  • ?
    선경 2004.12.05 07:03
    수억년의 만년설속에 전설은 쌓이고...
    아름다운 남쵸호수에서의 야생마님의 멋진포즈에서
    자유를 만끽합니다
    영원의 틈새를 바라본 새처럼 그대 길 떠나야하리....
    북한산에서의 오브넷모임속에 온통 마음을 빼앗기고 ..
    멋진사진속에서 그리움을 달래봅니다....오브넷식구들 ...야생마님...
    즐거운 모임되셔요
  • ?
    막사발 2004.12.06 15:00
    부럽습니다
    영혼의 고향 히말리야
    저고 모국어로 부러움을 적습니다
  • ?
    인자요산 2004.12.06 19:56
    야생마님이 어찌그리 순수하다 했더니
    저렇듯 깨끗한곳에 마음을 두고와서 그런가봐요
    ..... 잘 지내시지요?
  • ?
    신후 2004.12.06 22:57
    야생마님!
    반가웠어요.늘 그 순수함,그리움으로 응결된 그꿈, 좋은 결실있기를
    빌어요.아이의 해맑은 미소같은 정경들...더 많이 쓰는것 보다, 보고
    생각하는것이 훨씬 좋은것같애요.이 노래가 좋아 제 휴대폰 컬러링
    곡으로 겨울초입 "가을이오면"에서 바꿨답니다.지하철 헤어지면서
    마주잡은 손에서 느낀 야생마님의 체온, 보헤미안 기질가진 나자신
    과 동류항 아닐까?언제 어디서나 늘 건승,건안하시길......
  • ?
    야생마 2004.12.07 00:46
    선경님 막사발님 휴일 잘 보내셨나요...좋은말씀 감사드립니다.
    인자요산님 오랫만에 오셨네요. 반갑습니다. 바쁘시다면서요?
    신후님 사진과 다르게 정말 중후하시고 멋지셔서 놀랬습니다.
    마지막까지 친절하고 자상한 말씀 해주셔서 감사드립니다.

    나자신과 만나기 위해 길을 묻고 모국어로 꿈을 꾸고...
    상처를 두려워 하지않고 충분히 사랑하렵니다.
  • ?
    허허바다 2004.12.07 18:02
    잦은 떠남이 남은 자에게
    견디기 어려운 그리움과 슬픔을 안겨 주었다는 것 알게 될
    그 먼 훗날에는
    후회는 너무 늦었을 것입니다...
  • ?
    야생마 2004.12.08 00:21
    존경하는 허허바다님! 말씀이 너무 무겁사옵니다.
    저 스스로 외롭겠지만 그리움 한없이 키워볼랍니다.
    모든 어휘력을 다 동원해서 지리산과 산만큼 커보이는 우리님들도
    그려보게 되겠죠. 그 시간들도 참 행복할거란 생각을 해봅니다.
    그리고 잘 자리잡으면 적어도 공수님 만큼의 횟수는 인사 드릴거예요.
    ㅎㅎㅎ 번개산행이나 모임 부러워 하겠죠...선경님처럼...^^
  • ?
    아낙네s 2004.12.08 18:16
    사진 속에 자유로운 야생마님 어느새 상상속에 존재하는
    페가수스처럼 날개 달고 금새라도 날아갈 것 만 같은걸요~
    산행 함께 하지 못했지만 늦게나마 걸음해주셔서 반갑고 좋았습니다.
  • ?
    야생마 2004.12.08 22:00
    참하고 어여뿐 아낙네s님 만나서 저도 무척 반가웠어요.
    페가수스라...그렇게 거창하게 말씀해 주시니 몸둘바를...
    그럼 아낙네s님 비롯, 오브넷님들이 영웅 벨레로폰이 되나요?
    암튼 이젠 신들의 고향으로 주인곁으로 가게 되는건가 봅니다.
    와~신난다. 페가수스... 고마워요. 비실마가 될뻔 했는데...ㅎㅎㅎ
  • ?
    오 해 봉 2004.12.09 00:06
    나도 저곳에 가보는날이 있을까싶네,
    좋은사진 잘 보았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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