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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리산

섬진나루>야생마의 세계통신

조회 수 2126 댓글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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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에 일어나니 계곡의 물소리가 잔잔하다.
밤새 비가 내리지 않은듯하다.
추워서 텐트안에서 라면과 통조림, 야채등을 넣어 아침을 먹는다.

프랑스인 마타가 텐트입구에 밤새 쌀을 가져다 놓았다.
뒷쪽 멀찍이 이제 막 일어난 마타가 보인다.
손을 흔들어 아침인사를 한다. 쌀 진짜 너무 고맙다.
푸에르토나탈레스의 호스텔에 깜박하고 놓고 왔는데...
랜턴도 잃어버렸는지 밤을 포기했는데 양초도 두개 준다.
아이고 이 신세를 어찌하나...

마타는 나보다 하루 짧은 일정이라 여기서 작별을 해야한다.
인연도 깊지. 마젤란해협을 건너는 배에서 우슈아이아 국립공원에서
비글해협 탐사에서도 또 여기서 우연히 같은날 같은코스로 출발하며
만나게 되었으니...전생에 인연이 꽤 깊었나보다.

작별인사를 하고  구름이 뒤덮힌 산으로 오른다.
계곡 상류쪽에 왕고드름이 열려있다. 물맛은 기가 막히다.
물 마시러 안데스 트레킹 한다고 해도 수긍이 갈 정도이다.
한걸음 걸으며 한모금씩 마신듯 엄청나게 마셨다.

Blintanico 캠프는 겨울엔 철수를 하고 완전 고립되었다.
구름이 지나간 후에 설산은 여러가지 물줄기를 만들어낸다.
정말 넋을 잃었다. 자연의 모습은 정말 신비로운 감동을 많이 준다.

세석의 평원과 제석봉의 고사목들과 인사하라.
이곳이 가장 지리산의 세석과 제석봉 고사목지대와 닮았다.
그 오래전부터 이미 나에게 이 날을 암시해 줬는지도 모를일이다.
그래서 더욱 더 그립고 사랑스럽다. 나의 지리산이여......

다시 돌아와 패킹을 하고 호수를 돌아 평원에선 길을 버리고 가로지르다
얕은 늪지대를 만나 등산화를 젖게 하고 원래 계획했던 Pehoe 선착장과
레푸지오가 있는 캠프장을 다음날 시간적 여유를 위해 지나쳐 버리고
다음 무료캠프장까지 가려고 했는데...

체력은 바닥나고 배는 고프고 날은 어두워지고 바람은 거세지고...
유빙들이 떠있는 어느 전망좋은 곳 아래 바람을 피해
임시마굿간을 만들어 세번째 밤을 맞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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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야생마 2008.10.04 08:25
    여기 컴터는 Active인가 뭔가 설치가 안되네요.
    사진편집이 요상스럽더래도 이해하시며 봐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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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젤 2008.10.04 13:05
    12번째 사진은 정말 갖고 싶네요 잉. 아니다. 엄밀히 말하면 그곳 공기를 맛보고 싶다는 표현이 맞을 테죠????.. 하늘아래 작은 설산 봉우리와 갈래갈래 벌어진 땅고랑까지. . ,. 돈 많이 벌어야 되겠다. . 아니면 가진거 없어도 다 팔아 치우던지 크크크크 비행기 1등칸 타고 맨몸으로 사람사서 저곳에 갈려면. . . 재미반, 진심 반으로 새어나오는 마음이랍니다. 감사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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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야생마 2008.10.07 00:49
    왜 비싼 돈들이며 가려고 해요.
    이렇게 편하게 집에서 보면 되지요...
    저는 트레킹 내내 함께 하는 기분이었답니다.
    요즘은 함께 하는 분이 적지만 그만큼 많은 대화를 나눠요.
    특히, 오르막에선 저걸 언제 오르나 하면서 대화하듯 가면
    어느새 오르막 끝에 올라 있더군요.

    이 날은 거의 30킬로미터 걸은듯 한데 정말 힘들더군요.
    저런곳에 혼자 텐트속에 들어가면서 <여행하는나무> 작가
    호시노 미치오가 캄차카 반도에서 불곰의 습격으로 사망한게
    불현듯 떠오르더군요. 여긴 불곰은 없고 표범이 최상위
    포식자인데 호랑이도 아니고 표범정도는 물리칠 수 있다며
    암튼, 그런 걱정도 했는데 밥먹고 나니 그냥 쓰러지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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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섬호정 2008.10.14 23:27
    세번째의 밤과 같은 난처한 일상이 예상은 되었지만 실제로
    야생마님께 닥치는건 불안해지네요
    몸 조심 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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