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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리산

섬진나루>야생마의 세계통신

2008.05.12 14:29

오래된 미래

조회 수 1436 댓글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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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래된 미래> - 라다크로부터 배운다

녹색평론사 개정증보판
헬레나 노르베지-호지

저자가 동양언어 연구차 서부 히말라야 나다크에 갔다가
황량한 자연과 빈약한 자원, 혹심한 기후에도 불구하고
공동체적 삶속에서 정서적, 심리적 안정을 누리는 모습에 반하여
16년간이나 머물게 되면서 근대화 과정을 그 현장에서 겪으며
환경파괴와 사회적 분열, 전통적 가치 파괴의 여러 부정적
상황들을 느끼며 현대 산업사회에 대한 통렬한 비판과 함께
바람직한 미래상, 구체적 희망의 메세지를 제시하는 내용이다.

혹독한 환경에서 나다크 사람들은 햇빛과 비와 바람과 땅,
그리고 야크와 양들과 이웃들과 행복하게 건강하게 살아가며
공동체 생활에서 개인적 욕심보다 함께 살아가는 가치를 우선한다.
희노애락을 맞는 것에도 정도의 차이가 있다. 흥분하지 않는다.
항상 평상심을 유지하며 적당히 함께 슬퍼하고 함께 즐거워 한다.

일과 놀이가 따로 있질 않다. 밭을 가는 야크에게도 대화를 하고
노래를 부르고 기도를 하고 삶속에 즐거움이 넘친다.
공동체적 삶에서 함께 결혼식을 즐기고 장례를 돕고
천년이상을 땅을 일구고 지혜를 쌓고 삶을 깨우쳐 왔다.

그러나, 산업화가 이루어지고 근대화가 진행되면서 나다크에도
돈이 세상을 움직이게 되면서 의존적인 삶으로 바뀌고 수도인 레에는
사람들이 몰리고 실업자가 생기고 인플레이션에 환경오염에
전통의 가치가 흔들리고 그 아름다운 문화가 말살되고 농업도 산업화가
되어가면서 땅은 산성화 되고 가족과 공동체의 유대감이 저하된다.

저자는 진보의 가치를 부정하지 않고 지속가능한 발전의
구체적인 대안을 제시한다. 슈마허의 <작은것이 아름답다>는 책의
메세지를 통해 작은 공동체의 활성화를 제시한다.

석유와 석탄대신 태양열을 이용한 난방시설을 직접 만들어서
겨울에도 온실에서 채소를 재배하고 온수기와 오븐을 가동하고
정수장과 터빈을 설치해서 수력을 이용한 소규모 발전을 한다.
친환경적이고 외부 의존적이 아닌 자립적인 개발을 실천한다.

그리고, 자기들의 문화에 대한 자긍심을 가지도록 한다.
작가는 수천년을 이어온 지혜의 삶, 그 독창성은 결코 미개하거나
전혀 부끄러운게 아닌 정말로 자랑스러운 것임을 잃지 않게 한다.

오늘날 유기농 농산물이 각광을 받고 작은 생태공동체가 생기고
환경의 중요성이 점차 커지고 있다. 인간적인 삶과 지속가능한
생활방식이 중요해진다. 그렇지 않고는 우린 외부상황에 따라
언제든지 삶의 방식이 흔들리는 경우를 수없이 목격했다.

747이 중요한게 아니다. 무역을 위한 무역일뿐 수출,수입품의 단가에
물류산업, 물류이동을 위한 도로건설, 상품포장, 광고, 그에 따른
사고나 발병에 따른 보험,의료산업 등등 국민총생산은 허황스럽다.
의료보험 민영화등 공기업 민영화도 당연 그 숫자에 큰 기여를 할뿐이다.
그 숫자를 만들어내기 위해 운하도 끝까지 하겠다고 고집부리는 것이다.

그 숫자놀음으로 우리가 잃는 것들은 정말 무한 무궁의 가치들이다.
숫자의 허상에 지나지 않는다. 그 숫자를 맹종하게 해서는 안된다.
자동차, 전자제품 수출이 늘지 않는다고해서 우리가 굶어죽지 않는다.
한미 FTA는 폐기되어야 한다. 대신 국민총행복 지수를 올려야 한다.
근대화를 거치면서 그렇게 망가졌는데 또다시 되풀이 하려는가!

우리의 미래는 지속가능한 생활방식. 자립적으로 삶을 이끌수 있는
농촌회복, 전통사회의 진보를 추구하는 것이 우리의 미래라고 생각한다.
수천년을 조상들이 자연과 더불어 지혜를 얻어 쌓아온 전통 농경사회가
불과 몇십년만에 버림받고 지역공동체가 파괴되고 환경이 파괴되고
빈부의 격차가 커지고 실업이 생기고 항상 불안한 날을 살아간다.

노숙자가 생기고 절도, 강도 범죄가 커지고 자살하는 사람이 늘고
한편으론 사치와 향락, 퇴폐, 마약, 엽기행각등이 횡행한다.
곡물가가 폭등하고 미국의 신용경색, 유가폭등등 의존적 생활방식
속에선 우리는 언제나 불안하고 휘둘리고 안정적인 삶이 불가능하다.
생활속에서도 우린 풍요와 편리속에 살고 있지만 항상 시간에 쫓긴다.
왜그렇게 바쁜지 여유가 없고 옆집에 누가 사는지도 모른다.

경제논리가 삶의 방식을 지배할때 우리의 자유의지는 상실된다.
수입농산물들 신선도가 떨어지는건 물론이고 우리 체질에도 맞지않고
광우병, 유전자 변형식품 우리의 건강 한순간에 파괴 시킬수도 있다.
깨끗하지 않은 물과 공기를 마시며 환경재앙을 두려워 해야한다.

티벳과 히말라야를 여행하면서 그곳 사람들이 척박한 환경속에서
얼마나 위대한 삶을 사는지 그리고 안타까운 변화들 많이 보고 느꼈다.
이미 알고 있는 오래된 미래를 되새겨서 더이상 환경파괴와
인간의 유대감 해체를 중지하고 공동체 의식을 되살려야 한다.

이 책의 나다크 사람들의 생활양식은 우리의 지난 농촌과 흡사하다.
향약이며 두레, 일할때 부르는 노래며 가축들도 자연도 가족이며 친구였다.
어렸을때 논밭에 심부름 가면 온동네 분들 모이시고 이건 힘들게
일하는게 아니라 우스갯소리가 끊이질 않고 노래도 부르고 신명나는
놀이판이었다. 여러가지 부족한듯해도 막상 따져보면 얼마나 풍요했는가!

우리가 삶을 지배해야지 외부요인에 의해 삶이 좌우되지 않는
안정되고 인간적이고 건강한 세상이 다시 만들어지길 기원한다.

이 책은 여행의 곳곳마다 나와 함께하며 나의 시선을 항상
녹색지대로 향하게 했다. 책이 가까워지는 가을을 맞아
고국의 쇠고기 수입 문제를 생각하며 다시 이 책을 꺼내들었다.
겨울을 나고 매화 피던 봄날 먼길을 떠나기 바로전
이 책을 선물해 주신 분께 깊은 감사의 말씀을 드린다.
  • ?
    야생마 2008.05.12 14:40
    책을 읽고 느낀 독후감이고 어떤 주장이 아니라 여행 다니면서
    살면서 느낀 작은 철학입니다. 글이 너무 길어서 그냥 패스하시고 작은 사진 보세요. 요즘 여기 가을색이 너무 아름답습니다.

    여기 가을이 점점 깊어가네요. 고국, 지리의 가을보다 더 찬란한 것도 아닐터인데 이렇게 마음이 후벼파이는 것은 나이가 들어가는 때문인지 먼 이국땅이라선지 모를일입니다.
  • ?
    K양 2008.05.13 09:22
    여행갈 때 갖고가기 젤로 좋은 책 1순위가 <오래된 미래>가 아닐까 싶어요. 재질 가볍고, 글자 작고, 내용 눈에 잘 안들어오고,.... 이런 책이 장기 여행엔 딱이지요.^^ 라다크의 지속가능한 대안경제 지원에 대해서는 이런저런 말이 많지만, 우리 사회에 큰 반향을 가져온 책이었음에 틀림없는 것 같습니다.
    뉴질랜드의 가을도 한국만큼 분위기 있어 보여요. 단풍색도 예쁘고... 하늘도 파랗고... 정반대의 계절에 공존한다는게 신기합니다.
  • ?
    如山 2008.05.13 16:00
    아, 찬란한 빛깔의 가을이네요!!!
    자연이 그리는 그림보다 더 아름다운 그림은 존재할 수 없는가 봅니다.

    또 하나 찬란한 아름다움이 있네요.
    야생마님과 K양이 주고받는 책 이야기가 참으로 정겹게 들립니다.

    젊음의 나날, 좋은 시간으로 이어져야지요.
    지성과 낭만의 나날이기를...

  • ?
    벤더스 2008.05.13 17:35
    "겨울이 길면 봄은 더욱 따스하다"고 하는데.....
    지금 대한민국은 겨울입니다. 사방이 막혀있는 추운 겨울벽입니다
    집착은 번뇌를 낳지만, 긍정도 낳습니다
    야생마님 여행의 기록들을 볼 때마다, 멋진 위로를 받습니다
    감사합니다. 즐거운 여행 지속되시기 기원합니다
  • ?
    선경 2008.05.14 08:51
    너무 아름다워서 슬픈빛깔이 있다하지요
    지금 뉴질랜드의 가을빛이 꼭 그러하군요
    항상 두고온곳에 대한 추억은 그리움을 동반하나봅니다
    처음 이사갔던 벤쿠버의 가을빛이 생각나는 저녁입니다~~
  • ?
    야생마 2008.05.15 20:43
    오직 자연만이 자유롭게 자신의 빛깔을 잃지 않네요.
    여행중 잠이 오지 않을때 저 책이 딱 좋더군요.^^
    고리타분한 얘기이려니...어렵기도 했구요.
    근데, 요즘 상황에 갑자기 이 책이 꺼내지고 읽혀지네요.
    글 보니까 저도 꽤나 보수적이지요.
    여러 말씀들 고맙습니다. 힘 내십시오.

    근데, 현시국을 보니 보수와 진보, 좌우 문제가 아니라 상식과 몰상식의 문제네요. 3개월도 안돼서 막장의 모습을 보이는데
    양심이 있다면 노무현 전 대통령처럼 재신임을 물어야죠.
    20%정도 지지율로 무슨 염치로 계속 하겠다는건지... 보니까
    능력이 안되는것 같은데...철학의 빈곤, 무능력. 도덕성 결핍.
    지금 각료들, 청와대 수석들 고등학교 2학년생보다 못한듯 하네요.
    하긴 친일매국 메이저 신문들이 뒤에서 꿋꿋이 바쳐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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