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야봉에 오르다.

by 야생마 posted Feb 10, 2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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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은 눈이 쌓여있고 제법 미끄러운 뱀사골.
지리산 산길중에 저에게 제일 잘 맞는 길인듯 합니다.
완만하고 계곡도 아름답고 시원하구요.
화개재에서 반야봉 가는 길은 왜그렇게 멀고 힘들던지...

시야가 좋지 않아 천왕봉이 희미하게 보여서 아쉬웠지만
바람 한 점 없던 따스한 기온에 땀 흘리며 올라간 반야봉은
서늘한 바람 불어와 천상의 세계에 와 있는듯 했습니다.
능선에 봉우리에 서면 느껴지는 그 청정함. 막힘없이 스쳐가는 바람.

2년전쯤 비박하면서 추위에 떨며 잠을 설치다가
둥금 보름달에 구례의 야경에 마음 달래던 날이 떠오릅니다.
그 언젠가 길을 잃고 허리까지 차오르는 눈을 헤치며 무작정 위로 올라
만난 묘향대도 삼도봉가는 계단길에서 보이니 참 반갑구요.
원점회귀 산행을 즐겨할때 뭣모르고 올랐던 불무장등 능선도 정겹네요.

희망님께서 보여주신 그 목비라고 해야하나 찾아보려 애썼는데
의식을 계속 하면서도 자꾸 뒤돌아보고 하늘을 보고 노고단을 보고
그러다가 그냥 지나쳤는지 아님 눈속에 묻혔는지 못찾았네요.
노고단대피소에서 라면 안파네요. 수질오염 방지한다고 안판답니다.
참고 하시구요. 간단하게 책자가 구비되어 있어서 좋지요.

참, 자랑은 아니고 쓰레기도 제법 주웠어요. 하나 둘 줍다보니 꽤 되더군요.
아니 사탕봉지, 쵸코바봉지, 귤껍질 그런건 지저분 하지도 않은데
왜  바닥에 버리죠? 그냥 호주머니에 넣어도 되는 것들인데...
과일 먹다만 거라면 이해가 되도 언짢다기 보다 의아스러운 생각이 들더군요.

겨울에 산에 올랐는데 마치 봄에서야 산을 내려온 것처럼
화엄사 하산길은 눈이 다 녹았고 나무가지는 망울을 부풀리고 있었습니다.
내 마음의 고향 지리산. 저는 정말 갈때마다 감동입니다.

주말 잘 보내세요.. 산에 가시는 분들 안전산행 하시구요.
아울러 명절 잘 보내시라고 미리 인사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