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후

by 야생마 posted Nov 11, 2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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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대의 발에 입맞추었네.
짧고도 긴 세월 그리움과 기다림의 순간들
오늘에서야 왠 눈물이 그리 많이 나던지...

그대의 품은 더욱 포근해지고
숨결은 더 달콤해졌군.
신비와 아름다움과 넉넉함
상처는 상처대로 변함없이 언제나처럼
그렇게 그자리에...

그대의 머리위로 서쪽으로 향하는
수많은 선들이 보여.
내 그대를 보던 눈으로 세상을 만나려 애썼지.
어쩜 그대의 눈으로 보았는지도...

저 능선너머로 히말라야가 알프스가 보이고
저 깊은 골짜기에 인도양이 홍해바다가 지중해가 보이는군.
어땠나...그대의 눈으로 본 세상들.

그렇겠지.
깊은 산골 작은 암자에서 고요히 수행하는 이가
더 깊고 멀리 볼 수 있는것처럼
하물며 그대는...
이미 모든걸 알고 있었겠지.

가난한 이들이 때론 너무도 부족한 이들이
말도 안통하는 이 이방인에게 베풀던
친절과 동정은 어떻게 설명할텐가...

외로움의 순간에 사랑이란 것도 해봤지.
점점 깊어가는 감정에 놀랄만큼 빠져들땐 무섭기도 했었어.
알아.  부질없는 것임을...
난 인간이기에 그렇게 잠깐 자신을 버리기도 했어.
그래도 길을 잃거나 버리진 않았지. 놀랍게도...

힘들때 외로울때 난처한 상황에 처했을 때
그순간 알수없는 힘으로 도움이 만들어 질때
그대와 온 우주를 조금씩 더 사랑하게 되었지.
그대 향한 마음이 어떤 초능력을 만들어 내는걸
수없이 경험했다네. 분명 그건 사랑이야...

그대의 눈으로 세상을 보려 애쓴 나에게
이제 그대가 알고있는 것 조금만 보여줘.
어떤게 진리인지...
어떤게 진정한 사랑인지...

또 떠나게 하려 하는가.
또다시 다른쪽의 길을 나서고 힘겹게 다시 돌아오면
그땐 조금 가르쳐 줄텐가.
다시 돌아와 그대 발에 입맞추며
눈 흘기며 야속하다 투정부릴 때
그때서야 가르쳐 줄텐가.

그래. 어쩜 이순간에도 끝없이 진실을 말하고 있는지도 모르지.
인간만이 알아듣지 못하는 언어로...
적어도 내가 죽어 자연의 품으로 돌아갈때
그땐 그 음성 들을 수 있을테지.

하고픈 말들이 많은데...
이젠...조금 쉬고싶군.
포근한 품에 안겨 달콤한 숨결 느끼며
한동안 쉬고싶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