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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리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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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1.10.23 16:54

구름터 엄니 야그.

댓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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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큰헌 저녁伴酒 기운으로  혼자 뒤척임서 자고 있는디
비몽사몽간에 손폰소리가 들린다.
-멜로디는  베토벤의 미뉴엣인디 오밤중이라 그런지
되게 크게   귓구녕을 파고들었다.

"여보세요?"
"으응, 애비냐? - 나다"
"엄니 웬일이세요? - 어디 편찮으세요?"

밤도 야심헌 중에 내게  전화를 하심은 어디가 편찮으시거나,
아님 통상의 일이 아닌 비상상황인듯 싶은디,
엄니의 대답은 ....

"으응 아픈것은 아니고 말이다, 왜 그 마루밀창 우에 달려있는 초인종이
저렇게도 울어싸서 잠을 못자겄다야..시방 전화로도 들리지야?.."

아닌게 아니라 수화기를 타고오는 소리는 영락없는 물총새소리
- 삣찌리리리.....삣찌리리리...- (아고고, 이를 워쪄어-..)

지금 시간은 새벽 3시 40분 !!
200리길의 엄니헌티 달려갈수도 없는 시간과 거리이다.
지난 주말에 포도넝출을 올릴라고 파이프로  파고라공사를 어설프게 하다가
대문지둥의 초인종에 연결된 선을 잘못 만젔다냐? 어쩟다냐?
궁리가 머릿속에 빗발치는디..

"엄니. 시방 그곳에는 비가 오는가요?"
"아니?  비는 먼놈의 비가 오냐?"
(으응, 그렇지, 비는 어지께  오고 말았겄지..
비도 안오는디 접촉불량인 곳에  물이 스며  합선이 될리는 없겄고....)

"그려서 어떻게 하고 계세요 ?시방 ..."
"처음에는 워디서 나는 소린지도 몰루고 하도 답답혀서 옆집 아짐에게 안 갔더냐?"
(으잉? 이런 꼭두녘 새벽 3시 반경에?.. 아고고...)

"엄니, 원인은 나중에 알아봐야 헝게요, 우선 소리를 쥑일라먼 이렇게 허세요,
소리나는 그 허연 프라스틱통에 붙어있는 하늘색 전선을 잡아 뜯어버리세요,
그 선은 전기선이 아니고 밧때리 선잉게  감전은  안 되닝게요...,,"

전화를 끊고나서 곰곰이 생각을 혀도 나도 잠결에 일어나서 그런지
원인이 생각 나덜 않는다.
그런디,
혼자 지시는 팔순의 엄니가 때아닌 신새벽, 잠결에 일어나서
온집안에  울려대는 느닷없는 [물새소리]에  놀라 허둥대셨을 생각을 허니
마음이  언짢기도 허고
뭣보다 원치않는 물새소리가 나게 된 동기가 궁금허기 짝이 없다.

다시 전화하여 여쭤보니,
"으응, 인자 그 새소리 죽어부렀다!!"
(후유 !!)
"엄니 어서 한숨 더 주무시고요,  
아침에  대청댐 관광가시는거 조심혀서 댕겨오세요 잉?"
" 으응, 너도 한숨 더 자라 새벽에 단잠을 깨와 미안허다잉?"
(아니 엄니도 별말씀을 요....)

아침 출근길에 새소리오동작의 숙제가 풀렸다.

오늘이 霜降 !!
서리가 허옇게 내린다는 절기의 순환 !
대지는 희뿌연 새벽안개가 아직 걷히질 않고 있으니...
온도차에서 오는 結露현상과
새벽안개의 영향으로
동네 고샅길에 나앉은 대문간 - 문설주에 붙은 초인종 스윗치에
물기가 잡히고 이내 通電이 되어
그렇게  된소리 나는 새울음통이
구름터 [松山 庇雨齋]를 울려댔던 모냥이다.

삣-찌리리리리......삣-찌리리리리리.... ^___________________^

-구름터 솔메거사-

(저 꽃은 계곡의 바위턱에 많이있는  [돌단풍]이지요..)





  • ?
    이봉신 2001.10.23 17:04
    부모님과 이별한지 십수년이 지나 잃어버렸는데 새삼 부모님 생각이 나네요.
  • ?
    백정인 2001.10.24 09:07
    산도 좋고...사람의 향기와 뚝배기의 정겨움을 느끼게 해주는 님의 글도 좋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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