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아골에 입구에서

by 자유부인 posted Nov 05, 2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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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월 2일 금요일
꿈에 부풀어 지리의 품에 뛰어들었다 왔습니다.
오후에 화엄사 도착하여 여유있게 경내둘러보고 등산로 산책도 만끽...
단풍색이 어찌그리도 고운지...
원래 계획은 두레네에서 머물면서 차 정차시켜두고
노고단에서 피아골로 산행을 하려 했지만
산유화님께서 말씀하신 그 변수가 생겨 계획이 변경되고 말았지요.
두레네에 들렀더니 크고 작은 멍멍이와 아이들만 있더군요.
작은 멍멍이와 아들녀석의 사이가 좋지않아(작은 멍멍이한테 한번 놀란적이 있어서리)
행선지를 피아골로 다시 옮기기로 했어요.
이리하여 솔메거사님과의 만남은 좌절되고 말았답니다.
솔메거사님 다음에 기회가 또 있겠지요?
두레 아버님께 전화로 사정 말씀을 드렸지만 약속을 지키지 못하고
번거럽게만 해드려서 다시한번 죄송한 말씀 드립니다.
정말 죄송합니다.
그런데 조금 불안한 감이 드는건 한밤중인데 하늘에 별하나 뜨지 않는거 있죠?
다음날 아침(11월 3일, 토요일)
일단 예정대로 첫차(직전마을에서 구례 첫차 아침 7시)를 타고
노고단에서 산행을 시작하려 했지만 아들녀석이 늦게 일어나는거 아닙니까 글쎄...
엄마, 아빠는 준비완료 대기중인데 아들녀석은 엄마의 마음을 알기나 한지 ...
여기서 어쩔수 없이 산행 수정 ...
피아골 산장까지만 갔다오기로...
그런데, 어~허 우째 이런일이....  
빗방울이 하나둘씩 떨어지기 시작하네요.  어제밤에 하늘에 별이 하나도 없더라니...
그래도 산행은 합니다. 얼마를 기다리다 온건데 비가온다고 포기는 없는거거든요.
아침을 먹고 10시경에 산행을 나섰답니다.  비가 오든지말든지 ...
촉촉하게 젖어드는 그 단풍의 색깔은 더욱 선명한 색을 발하면서 우리의 걸음을
재촉했습니다.
표고막터, 삼홍소, 구계포다리까지 오랫만에 정겨운 이름들과 해후하며
걷다보니 11시 30분경 비는 그치고 아들녀석도 너무 잘 걸어가 주었지요.
산장 바로 아래지점에서 함태식 선생님을 만났습니다.
4년만에 만나 뵙는건데 굉장히 건강한 모습이시고
너무나 반갑게 맞아주셔서 고마웠습니다. 그동안 많이 궁금했었는데...
산장에서 라면도 맛있게 끓여먹었지요. 산에서 먹는 라면맛 다 아시죠?
주능선 산행을 다음 기회로 미루고 2시부터 하산하기 시작해 직전마을까지
2시간에 걸쳐 내려왔습니다.
산장에서 마을까지의 단풍은 지금도 한창이더라구요.
11월 4일 노고단에 올라 주능선을 눈도장이라도 찍고 오려고 했는데...
세상에 왜그리 차가 막히던지 내년봄에 다시 오기로 하고 차를 돌려
서울에 일찌감치 도착했답니다.
조금은 아쉬웠지만 욕심부리지 않기로 했답니다.
계획된 산행은 아니었지만 그래도 행복한 시간이었어요.
투정부리지 않고 혼자 잘 걸어가고 마낭 즐거워해준 아들녀석에게 고맙고,
일부러 시간내서 대려다준 남편한테도 고맙고,
오브님을 비롯하여 산유화님, 용희님, 이봉신님, 만날뻔하다 못 만난 솔메거사님,
모두모두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