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지리산

산마을>동네 이야기

이곳은 누구나 자유롭게, 글을 쓸 수 있습니다.
2005.12.21 23:28

엄천강에서 고기잡이

조회 수 2193 댓글 2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한동안 태풍 셀마때문에 엄천강은 큰 몸살을 앓았다. 1920년대 무렵 그러니까 병자년에 큰 물 난리를 당한 이후 엄천강이 큰 몸살을 앓았던 때가 태풍 셀마였다.

500년전 무오사화에 연루되었고 조선시대의 유학자로 유명한 김일손 선생이 쓴 속두류록에 언급된 마천의 금대암 묘사 부분에서 보면 지금의 금대암과 다를 바 없다. 6.25때 불탄 이후 태풍 셀마 때 금대암 아랫부분은 큰 산사태를 만나 마천중학교가 큰 피해를 입었고 결국 마천 중학교는 현 마천 초등학교 옆에 재 건립을 하는 결과를 낳을 만큼 위력이 대단했다.

수천억을 쏟아 부어 엄천강 제방 공사로 인해 또 한동안 몸살을 앓았다.

생태계가 변화되고 굴곡이 심한 부분은 포크레인으로 매끄럽게 하였고 강의 양 쪽엔 제방 둑을 튼튼하게 조성해 놓았다.

예전과 같은 강의 자연미는 상실되었다.

강의 가장자리에 굵고 작은 바위 돌멩이는 제방둑의 재료로 쓰여 강엔 작은 자갈만 뒹굴고 있는게 현실이다.

강에 물고기, 다슬기등 개체수에 변화가 있었고 물 속에서도 심한 몸살을 앓았던게 사실이다.

엄천강의 몸살 문제는 시간과 세월이 지나야만 자정 능력의 회복을 이룰수 있으며 강은 다시 예전처럼 되리라.

이 엄천강에서 고기를 참 많이도 잡아 보았다.

학생때도 그랬고 성장을 해서 어른이 되고 난 이후에도 난 강과 함께 추억을 만들어 나갔다.

직업적인 연유에 의한 탓이기도 했다. 방학이라는 황금 시간을 거의 엄천강과 함께 해 왔던 것이다.

엄천강에서 가장 많이 고기를 잡아 본 경험은 여울 낚시이다. 지렁이나 다른 미끼가 필요 없는 가짜 파리 형태의 모양을 한 낚시 바늘을 이용해 고기를 낚는게 손쉬운 방법이고 스릴이 있는 고기잡이 방법이다.

지금도 방학때 가끔은 엄천강에 가서 이 방법으로 고기를 잡는다.

옛날엔 이런 방법보다 원시적인 방법으로 고기를 많이 잡았다.

요즘처럼 한겨울엔 고기들이 큰 돌 밑에서 동면을 한다. 공사때 쓰는 큰 메를 이용하여 얼음을 헤치고 바위를 두들기면 두들기는 압력과 소리에 고기들은 기절을 하여 물 밖으로 나오게 되고 그 고기를 건져 올리면 되는 것이다.

한겨울의 엄천강 물고기는 가장 제맛이 난다. 무우 채나물과 함께 초장을 버무려 쇠주와 함께 시간을 보내면 쉽게 무아의 지경에 이르는 것이 겨울 무우 채나물 회인 것이다.

여름철 가뭄으로 인해 물의 양이 줄어 들게 되면 또 고기 잡는 방법이 달라질 수 있다.

바로 단지 통발을 이용한 고기잡이이다.

약탕기 크기의 옹기 단지 몇 개를 준비하고 무명으로 된 헝겊도 함께 준비를 하여 가운데 부분엔 적당한 크기의 구멍을 낸 연후에 고무줄을 이용하여 옹기 단지의 위 부분을 감싼다.

그런 다음에 강물에 잠겨 있는 돌멩이를 뒤져 물벌레를 잡아 그 물벌레를 으깨 구멍이 난 통발 주변의 무명 천 에 발라서 고기가 잘 놀만한 곳에 1시간 갸량 담가 두고서 꺼내 보면 물고기들이 그 속에 들어가 있다.

한나절 정도 잡으면 매운탕 재료는 아무 염려가 없게 된다.

어렸을 때에 대량으로 고기를 잡는 방법은 싸이나라고 하는 독극물을 이용하는 것이었다.

이 방법을 이용할 경우 요즘엔 곧바로 구속감이 되겠으나 옛날(60년대)에는 자연스러운 고기 잡이 방법이었다.

산에서 소를 먹이다가도 강에 사람들이 제법 모였다 싶을 때 어느 누구나 강으로 뛰어 갔다. 고기를 잡기 위해서였다. 누군가가 고기를 대량으로 잡기 위해서 독극물을 풀어 놓으면 고기를 건져 올리는 사람이 임자였으니 참 많이도 그 방법으로 고기를 잡았다.

그 당시에 엄천강에는 은어, 민물 뱀장어, 메기,쏘가리등 요즘은 매우 귀한 것들이 참 많기도 했다.

벼 농사가 거의 끝날 무렵이면 논 바닥을 말리기 위하여 봇물을 뗀다. 말하자면 논에 물을 대 봇물을 위쪽에서 물길을 다른 방향으로 돌리는 것이다.

이 때가 되면 강의 바깥 쪽에 있는 웅덩이 물을 떼어 고기 잡는 방법도 있었다.

특히 이샛들 아래에 그런 웅덩이가 있었는데 이 작업은 거대한 공사를 방불케 하는 고기잡이 방법으로써 웅덩이로 유입되는 물길을 뗏장으로 차단을 하고 난 다음, 양동이를 이용해서 여러 사람들이 웅덩이의 물을 퍼 낸다. 거의 7-8시간 작업을 해야 웅덩이의 물을 퍼 낼 수 있었다.

그 웅덩이엔 자라, 메기, 메기만한 미꾸라지, 꺽지등 이루 말할수 없을 정도의 고기가 가득했다.

웅덩이의 물을 퍼 낸 다음 고기를 그냥 건져 내면 되었다.

여름철에 재미있는 고기잡이 방법은 따로 있었다.

지금의 양지 횟집 그곳엔 엄천골짜기 사람들이 많이 이용하는 정미소가 있었다.

그 정미소는 처음엔 물레방아를 이용하여 기계를 돌리더니만 나중엔 터빈 방식의 물을 이용한 정미 방법을 선택하였다. 그러기 위해서는 엄천강물을 막아야 했고 , 물을 막는 방법은 장정 여러 사람들이 사나흘 강에 있는 큰 돌, 작은 돌을 강을 가로 질러 막으면 물이 갇혀지고, 그 물길을 정미소 쪽으로 유인하여 터빈을 돌렸다.

그 봇둑 아래에 마을 사람들이 역 부채꼴 모양으로 강의 돌멩이를 쌓았다. 고기들은 해거름이 되면 위쪽으로 오르려 하는 습성을 가지고 있다. 부채꼴의 꼭지점에 대나무를 엮어 만든 대형 통발을 걸쳐 놓고 하룻밤을 지내면 그 속엔 수십마리의 물고기들이 갇히게 된다.

이 통발을 이용하여 한낮엔 대나무를 이용하여 다른 형태로 고기잡이를 했다.

나도 직접 이 방법으로 고기를 잡아 보았는데 상당히 재미있는 방법이다. 가볍고 튼튼한 긴 대나무를 준비한다. 대나무 옆가지만 잘라내고 끝 부분을 그대로 살려서 그 끝 부분엔 길쭉한 헝겊을 이용하며 매듭을 준다.

말하자면 물고기를 쫒기 위한 도구인 것이다.

우리는 그것의 이름을 후리라 했다. 그런 방법으로 고기를 잡는 방법을 후리치기라 했다.

우리 또래 대여섯명이 대나무로 만든 후리를 들고 강의 아래에서부터 위쪽으로 고기를 몰아간다. 여럿이 보조를 맞추며 괴성과 함께 소리를 지르면서 서서히 고기를 몰아 올리면 큰 피라미 떼들은 함께 강의 위쪽으로 계속 올라갈 수 밖에 없고, 위 쪽에 설치한 통발 속으로 몰리게 된다.

마지막엔 강 폭이 협소하고 통발 쪽으로 많이 몰기 위해서는 큰 소리를 질러 대야 하며 뒤쪽에 있는 사람들은 후리로 강물을 치기도 해야 한다.

고기들이 놀라서 엉겁결에 통발속으로 들어가고 그 통발속의 고기를 건져내면 된다.

엄천강에서 이런 고기잡이 방법은 요즘에도 재현해도 될 성 싶다.

도시 사람들의 고기잡이 체험장으로 활용하면 아주 유용하리라 .

운동과 함께 다같이 합세를 하는 재미와 함께 자연과 동화되는 방법이니까 말이다.

엄천강에서의 아름다운 추억들은 무궁무진하다.

기억 속에 남아 있는 추억들은 엄천강이 내게 준 큰 선물이며 아름다움 그 자체이다.

요즘 도시 아이들을 직업상 많이 대면하게 되는데 심각할 정도로 정서장애아가 많다.

집중력 저하, 컴퓨터 중독으로 인한 하기 싫음증등의 치료 방법으로도 유용하게 활용될 수 있는 방법이라고 단언을 해 본다.

그런 엄천강은 지금도 아무 말없이 고향에서 흘러 가고 있기만 하다.
  • ?
    자연인 2005.12.29 22:24
    엣생각이 나게 만드네요. 고향 사랑 영원하시길....
  • ?
    선경 2006.01.29 01:35
    들꽃이 지천으로 피어있는 엄천강에 아름다운 옛추억을
    곱게 간직할수있는 김선생님이 너무 너무 부럽습니다
    사랑스런제자분들에게도 자연과 동화되는 행복한시간 많이 많이
    나눠주세요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공지 동네이야기 ㅣ 마을이야기 운영자 2005.01.17 2560
26 오도재를 넘으면서 5 김용규 2008.02.02 2816
25 빨치산의 무덤 2 김용규 2007.11.06 2736
24 60년대 지리산일기 하나 3 김용규 2007.08.09 2206
23 최치원선생의 혼이깃든 함양상림 김용규 2007.06.01 1859
22 신비의 라디오 속 세상 3 김용규 2007.03.16 1781
21 지리산 아래 아이들의 간식거리 1 김용규 2007.03.08 2282
20 작은설날에 노천탕 1 김용규 2007.02.16 1756
19 천상바위, 천상굴발견 1 file 김용규 2007.01.23 2270
18 변화하는 지리산아래 엄천골 2 김용규 2007.01.06 2291
17 유람록에 나타나는 옛 엄천골문화 김용규 2006.10.20 2291
16 엄마야 누나야 3 김용규 2006.08.01 1837
15 신비의 공개바위 상세 정보 김용규 2006.07.28 2513
14 지리산 엄천골에서의 기억 하나 1 김용규 2006.07.08 1883
13 옛날 옛적 지리산에서 나무하던 시절 1 김용규 2006.06.29 1647
12 60년대의 지리산 아래 아이들 2 김용규 2006.06.26 1600
11 빨치산의 유물, 그리고 악동들(1966년) 1 김용규 2006.06.11 1351
10 엿장수와 놋 숟가락 1 김용규 2006.03.19 2256
9 짓궂은 장난 김용규 2006.01.30 1481
8 누룽지 향수 8 김용규 2006.01.11 1819
» 엄천강에서 고기잡이 2 김용규 2005.12.21 2193
목록
Board Pagination Prev 1 2 Next
/ 2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