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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리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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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09.24 07:17

詩茶一味 茶詩一禪

조회 수 1178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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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詩茶一味  茶詩一禪]

白利雲 의 차시조  세계     

    1.  왜 깨우나


찻잎을 따는 순간,  앞산 움찔하고

그 산 허리 굽은 암자 물 속에 첨벙하여

귀먹은 茶神 할미를 왜 깨우나 깨우나.


    

2. 마음의 조화

                

흙벽을 문짓문짓 바른 시골집 마당가
못질을 대강 맞춘 탁자에 둘러 앉아
저마다 지니고 온 그릇 조심스레 올려놓다.


속을 훤히 드러내 보기 좋은 그릇이며
부드러운 질감에 가슴 따뜻해 지는
어쩌면 파도가 만든 그런 무늬 그릇도.


불길을 빠져 나온 표정있는 그릇들엔
마음 가는 대로 가 닿은 나무의 천년 향기
하늘이 미뤄두었던 그 한마디 담겨있다.


우리 삶에 무슨 실패란 게 있겠는가
그저 조금 소심하게 타 올랐다는 것일 뿐,
그을려 연기 먹은 자국도 아름답게 받아들고


-시조세계 20호에서-


3. 옹이 진 소나무 찻잔 받침


옹이진 소나무로 만든 八角의 찻잔 받침

찻물이나 받아 먹어 둥그렇기 짝없는데

그 누가  심심풀이로  한가운데  흠집을 냈다.

대놓고 뾰족한 걸로 뚫은  건  아니지만

별 생각 없이  긁어댄 작은 茶沙匙   따위도

불시에 火印을 박듯 흉터 깊이 남기는 것.

말 못하는 미물 엎드려 상처 감추고

추적추적 내리는 빗소리에 갇혀서

찻물이 흐윽 끓는다,  꽃 지는 봄 한나절.


*차사시(茶沙匙)  : 차 숟가락

- 여류시조 5호에서-



4. 소꿉장난


귀밑머리 세다 못해 반백 이미 넘었는데

콩나물 파뿌리 하나 다듬을 줄 모르면서

오늘도 소꿉장난 합니다 차 따르고 마시고.

아기 손에나 맞음 직한 조그만 찻잔으로

마음을 찔끔 부어 주었다가 뺏었다가

그 무슨 신선놀이라고 저무는 줄 모릅니다.

그래도 이젠 제법 철이 좀 들었는지

마음 뺏긴 일 있어도 접을 줄도 압니다

철 들자 망령 난다고 웃을 줄도 압니다.


-2005. tea world 차시패스티벌에서 낭송시-



매화차 聞 香
   -푸른 다실에서-


잠들었던
매화 한 잎
찻잔 속에 깨어 난다


적막도
무심히 비운
무채색 물의 무늬


신들이 마련한 향을
숨 멎도록
훔쳐본다.



연잎차 푸른 생각
-푸른 다실에서-


천년을
혼자  머금은
연잎차 푸른 생각


오롯이 열린 향이
轉生으로 길을 놓아


눈부신
저 華藏 세계
일순에 새로 솟네.



-시조세계 7호 소시집  에서-
  • ?
    섬호정 2005.09.24 08:07
    백이운 시인님은 동방기획 출판사 <계간 시조세계>발행인.
    여류시조 상임이사. 원로 여류시조인으로 차와 시조속에
    맑은 영혼의 삶을 구가하십니다 합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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