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중일기
화로에 물을 끓여 미지근히 식힌 뒤에
한 집음 차를 넣어 김 안나게 봉해 놓고
가만히 마음 모아 이분 삼분 지나거든
찻종에 따라 내니
호박이 엉키인 듯 한 방울 입에 물어
혀 위에 굴려보니
달고 향기로움 있는 듯도 없는 듯도
두입 세입 넘길수록 마음은 더욱 맑아
미미한 맑은 기운 삼계에 두루 차니
화택 번뇌를 한동안 떠날러라
차 물고 오직 마음 없었으라
맛 알리라 하노라.
춘원 - 이광수-
* 명상음악 : 마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