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이와 한빛

by 끼득이 posted Mar 29, 2007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ESC닫기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 2007년 3월 넷째주

얼마전 전화기 받침한다고 가져간 것을 한이가 보더니 "엄마 이거 어디서 났어요? 저 이거 얼마나 하고 싶었는데요?^^"  아니 이게 뭔소리인가? 했더니, 반에서 여자아이 한명이 이걸 학교에서 한다고, 이름은 모르지만 아뭏튼 무지하고 싶은 거라면서 꼭 사달라고 합니다.^^

이름이라도 알아야 어디서 구할 거 아인감? 하면서 이리저리 알아보니 "스킬자수"랍니다.^  왠 녀석이 자수를 하고 싶다는 건지?^^
아뭏튼 금요일에 문방구에 같이 가서 한이 용돈으로 거금 5천원을 주고 셋트를 샀습니다. 요게 지금 녀석이 하고 있는 것입니다. ㅎㅎ



도안이 곰 모양 인데 과연 저 큰 것을 녀석이 싫증내지 않고 다 메꿀수 있을지 의문입니다. ㅎㅎ



토요일엔 사물놀이 팀에서 관광차 한대를 빌려 놀러갔습니다.
맨처음 들른 곳이 삼성거제조선소. 비가 오는 가운데 작업장을 차로 돌며 설명을 들었습니다. 전시관에서 여러가지 배의 모형들을 둘러보았는데 기억에 남는 게 맨 마지막에 본 "비행기+배"를 결합한 모형이었습니다.

몇년 안에 시판에 들어간다는데 그렇게 되면 아주 저렴한 값에 세계여행이 가능하다고 합니다.
물위에 살짝 떠서 움직인다네요.^^

그러고는 고성 공룡박물관으로 갔습니다. 고성엔 공룡박물관이 두곳이 있는데 이곳은 우리가 와보지 않은 곳이었습니다. 아이들 놀이기구도 크게 지어져 있고, 잘 가꾸어진 공원도 있고, 야외수석전시장도 있고, 4D입체영상관도 있고 공룡도 아주 실감나게 움직이더군요. 한빛녀석은 무섭다며 제 품을 파고 들었구요..

신랑이랑 다음에 하루 날 잡아 다시 오자고 했습니다.^^
오는 길에 삼천포에 들러 바다도 구경하고 회도 떠서는 공원에 들러 맛나게 먹고~ㅎ
차가 움직이는 내내 사물놀이 팀들이 어찌나 잘도 노시는지 젊은 우리들은 맥도 못추고 말입니다.

일요일.

한이가 아침 밥을 한다며 저보고는 한빛이랑 쉬고 있으랍니다.
녀석이 밥을 안쳤는데 나중에 보니 전기밥솥에 밥이 한가득이고 생쌀입니다.^^
얼마 남지 않은 쌀을 몽땅 씻어 앉힌 아들이 물은 손가락 첫째마디만큼 넣었다니 ~ㅋㅋㅋ

"제가 밥을 잘 못했죠?" 그러는 어찌나 녀석이 이쁘던지요.^^
안그래도 아빠가 일이 늦게 끝나는 날엔 녀석이 닭도리탕을 한다며 감자도 깎아놓고 닭도 씻어 넣고 고추장까지 버무려서 불에 올려놓았다니 말입니다.

그걸 엄마에게 맛보여주겠다고 뎁혀서 뚝베기에 떠오고 반찬들을 꺼내서 상도 차려오고요.
한이를 이리 키워도 되는지 모르겠습니다. 캬캬,,

한빛에게 오랜만에 치마를 입혀놓았더니 한이가 보고는 "한빛 너 치마 입으니까 무지 이쁘다~" 그럽니다.ㅎㅎ  여전히 사진찍는 것을 좋아라 하는 한빛~(이건 잠잘때 입는 반바지)




햇살이 내리쬐는 한 낮,
오빠랑 소리지르며 노는 녀석들 주위로 수줍은 듯 피어난 진달래 꽃이 하도 이뻐 쳐다보다가 올려다본 파아란 하늘,
재잘거리는 온갖 새들,

하루종일 그렇게 뛰어놀면서도 엄마 마중 간다며 똘망똘망하던 한빛이
차를 타고 나오면서 틀어놓은 민요를 흥얼거리더니 금방 제 품에 얼굴을 뭍고
새근새근 잠이 들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