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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리산

산마을>산마을 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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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07.07 09:17

현관 입구

조회 수 708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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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단 화장실 공사를 잠시 접어두고
현관 작업복 갈아입을 공간을 만들고 있다.
문틀을 맹글고 문을 달고~




7월 2일 토요일

사물놀이를 마치고
땀을 한껏 흘린 신랑이 목욕하는 동안
현준네에서 얻은 상추모종을 아랫채 옆 텃밭에 옮겨 심었다.

오늘은 진주시장 안에 있는 천냥코너 '다이소'로 화장실용품들을 사러 출발이다.
신랑이 입을 반팔티가 없어 몇개 고르는 중 점심도 제대로 먹지 못한 신랑
갑자기 허기가 진다며 일단 시장통을 헤매다 국수와 쫄면으로 배를 채웠다.

다시 힘을 내고  다이소로 갔다.
거기서 이쁜 꽃무늬 비누곽, 변기청소기, 세수대야, 휴지통,
아이들은 스케치북과 탁구채 등등을 한아름 샀다.
사고보니 꼭 신혼에 새살림 장만하는 것 같아 풋풋하다.^^

집으로 오는 길 한빛은 차안에서 자고
한이와 우리부부는 닭다리 하나 안주삼아 맛나게 먹다.

일요일

밤새 비가 줄기차게 내린다.
아침에 눈떠보니 옆자리의 신랑 고개가 오른쪽으로 15도,
그 옆에 한빛 또한 오른쪽으로 15도 기울이고 잠자고 있다.
둘의 포즈가 어찌나 똑같은지 혼자서 배꼽빠지게 웃었다. ㅋㅋ
어제 피곤했던 우리 식구들 10시가 넘어서야 기상이다.

화장실에서 씻고 있는데
신랑 목소리가 계속 들려온다.
'통화중인가?' 했는데 가서보니 밥상 2개 나란히 놓고
한이와 탁구시합 중이다.
"내가 학교다닐때 탁구선수였는데~" 하며 아들에게 이리저리 코치하는 모습이
여유로와 보여 좋다.^^

지금까지는 아이들이 뭘 물어보면 귀찮아하고 힘들어했는데
매일 쓰던 화장실을 손 보고 나니 저절로 마음의 여유가 생기더란다.^^
가장이라는 무거운 짐이 조금 덜어진 듯 아이들과도
친구처럼 형처럼 오빠처럼 점점 다정한 사람이 되어간다.
지금도 한이와 한빛이 우리에게 거리낌없이 안기는 것이 참 좋다.

비가 와서 그랬는지 마을로 마실가자한다.
마침 섭이아주버님과 현준엄마는 칼국수를 밀고 있다.
옆에서 밀가루 반죽하고, 덕분에 어릴때 엄마가 해 주시던 집에서 맹근 칼국수를 먹어본다.^^

아주버님네에 새로 들여온 노래방기기 엠프 성능테스트,,
마이크 잡고 몇곡 부르다.
신랑도 사고 싶은지 눈독을 들이고~^^

비가 잠시 멈춘 상태라 해는 구름에 가려있다. 남정네들 가까운 강가로 낚시를 가잔다.
아이들은 논가로 지렁이 잡으러 우루루 뛰어가고,
나중에 들어보니 오빠들이 땅을 파고 지렁이를 발견하면

"한빛 여기야~" 하면서 부르고
냅다 뛰어간 한빛이 맨손으로 덥석 덥석 잘도 잡더란다.ㅋㅋ
좀 약한 척 해야하는데 이거 아무 곤충이나 무서움이 없다.

어른들은 강가에 낚시대를 드리우고,
현준엄마와 나, 한빛은 강물에 들어가
얼굴을 가까이 들이대고 바위에 붙어있는 고동을 잡는다.
허리는 아프지만 고동잡는 재미가 쏠쏠하다.

현준엄마는 고동 잡는 걸 무지 좋아한다.
어디 가다가 강만 보여도 잠시 고동잡고 가자고 한다며,
오늘은 아예 물속으로 얼굴을 들이밀고 윗옷이 다 젖도록 들어가 있다.
정작 본인은 먹지도 않으면서, 신랑과 아이들이 좋아해서 잡는단다.^^

과자와 음료수를 먹으며 잠시 쉬는 동안
흘러가는 물소리, 안개낀 산자락과 고요한 풍경이 다가선다.
조금만 나서면 이렇게 맑은 자연이 있으니 이 또한 지리산에 사는 큰 복이다.^^
  • ?
    선경 2011.07.22 23:31
    집앞을 나서면
    안개낀 산자락의 물소리와 함께하는 여름날~~
    와우 우리끼득이님 정말 복이 많으신분이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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