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장실 똥 푸기

by 끼득이 posted Nov 09, 2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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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6년 11월 4일

일기예보엔 주말에 비오고 바람이 많이 분다고 하는데 아침 해가 뜬것을 보고 얼른 빨래를 돌립니다.^
어제밤 신랑이 먹고 싶다고 따온 자잘한 고추에 밀가루 입혀서 찌고는 양념장에 버무려 놓고,
애들 좋아할 너비아니 구이 달걀 입혀서 만들어 놓고,
얻어 온 묵은김치에 콩나물 넣고 김치찌게도 보글보글 끓여놓고,
식구들을 깨웠습니다. ㅎㅎ

고추 쪄 놓은  것을 신랑은 맛있다고 먹습니다.
저번주에는 한빛이랑 마늘도 한가득 까서 빙초산에 넣어 두었고,
고추 막물도 따서 간장이랑 북어포 넣고 푸욱 끓여서 담가 놓았습니다.

아침을 먹고 신랑은 집 주변 정리와 뗄나무를 자른다고 이리저리 바쁩니다.
저보고는 화장실에 가득찬 똥을 푸랍니다. ㅋㅋ

저번주에 푸려고 했는데 똥자루가 썩어서 이번주로 미뤄놓았던 일이거든요.^^
신랑은 자루를 튼튼하게 만들어 주고는 평생~ 쓸수 있을 거라고 합니다.
날은 해가 없어서 꾸무리하고 바람은 불어옵니다.

장갑을 끼고 화장실 똥을 푸며 콧구멍을 벌름거려 보는데 냄새가 그다지 심하지 않은 겁니다.
'날이 흐려서 그런가?' 혼자 그러믄서 열심히 퍼 날랐습니다.
다 퍼갈 즈음 한이가 학교에서 와서는 배가 고프다 못해 아프답니다.
'배고파서 쓰러지겠어요' 하면서  제 옆을 얼쩡거리길래 잠시 멀리 있으라고 일러 두었습니다.

똥을 다 퍼갈 즈음,
똥 바가지를 아래에 넣고 힘껏 휘저었는데 '뚝' 하고 뭐가 부러지는 겁니다.
동그란 바가지가 그대로 똥통에 박혀 버렸습니다.

신랑에게 항의하러 갔더니,, 아마도 나무가 아니라 프라스틱 부분이 부러졌을 거라고,
한 2년 쓸수 있으니 그냥 두자고 합니다. ㅋㅋㅋ

똥을 흘린 자리는 빗자루와 물로 쓱쓱 쓸어내고 노지에 퍼놓은 위로는 볏집으로 덮었습니다.
옷을 갈아입고 나와보니 냄새가 사방에 진동을 합니다.

'아니 아까는 분명 이렇게 심하지 않았는데?'
주위에 있던 사람들은 냄새가 무지 심했다 합니다..
저는 아마도 코가 중독이 되어서 괜찮았는가 봅니다.

그러고는 진주에 있는 경상대로 출발했습니다.
제가 3시에 그곳에서 한자시험 2급을 봐야 하거든요.^^
신랑은 똥 냄새를 맡았으니 잘 볼거라믄서 키득키득 거립니다.

점심을 먹지 않은 탓에 김밥을 사서는 애들이랑 먹다가 저는 시험보러 들어가고
한이랑 한빛은 가져온 자전거를 타며 놀며 기다리기로 했습니다.

시험지를 받아들고 열심히 풀고 있는데 옆에서 한이랑 한빛이 목소리가 들립니다.
제가 2층에 있었는데 녀석들이 그곳까지 와서 놀고 있는가 봅니다.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