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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리산

산마을>산마을 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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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06.01 15:09

효소 담그기

조회 수 1119 댓글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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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6년 5월 30일 화요일

회사를 마치고 총총히 남부터미널로 뛰어갑니다.
6시 2분전,,, 헉헉거리며 표를 끊고 간신히 차에 오릅니다.
터미널 아저씨 '우리 VIP 손님이시니 맨 앞자리에 앉으셔요^^' 그럽니다.
매주 얼굴을 뵈니 농담도 잘 하십니다. ㅋㅋ

원지에 도착하니 녀석을 웃는 얼굴로 달려듭니다. 엊그제 봤는데도 엄마가 또 오니 좋은가 봅니다.
한빛은 시간이 늦어 집에 오는 도중 잠이 들었고, 무우에 미나리랑 콩나물 넣고 시원하게 아구탕을 끓여서 먹었습니다.

신랑이랑 한이는 잠이 들고
남은 무우로 무우채나물 무쳐놓고,
돼지고기 사온 것은 고추장에 양념을 해 놓았습니다.

수요일..

날이 맑습니다.
밀린 빨래를 돌리는 동안 신랑은 남사에서 빌린 트랙터로 논을 갈고 있습니다.
오늘로 3일째 논 작업을 하고 있는데 물이 많이 달리는가 봅니다.
아랫논을 트랙터로 삶는다고 아침도 안 먹고 녀석들은 일어나서 배고프다고 합니다.

4/23일 모판에 볍씨를 뿌려두었던 것이 파릇하게 솟아 있습니다.
마을의 논들은 벌써 모가 다 심겨져 있습니다.
아마도 이번주 쯤에는 우리도 논에 모를 낼 것 같습니다.

그동안 방치해 두웠던 원두막을 깨끗이 씻고 닦았더니 아주 시원합니다.
아침 겸 점심으로 숯불에 재워 놓은 고기를 원두막에서 구워먹습니다.
햇빛은 찬란하고 바람은 시원하게 살랑살랑 불고 신랑은 밀집모자 쓰고 장화 신고 논둑을 고르고 있습니다.

고추밭에 삐죽이 자란 풀들도 손으로 쑥쑥 뽑고,
잡초보다 작은 부추밭을 솎는다고 쭈그리고 있으니 맨발의 한빛녀석 밭인지 뭔지도 모르고 꾹꾹 밟아대고 있습니다. ㅋㅋ

신랑 '한빛,, 그러면 식물들이 아야~ 하잖아' 그래도 녀석은 막무가내입니다.
결국 저보고 부추밭은 그냥 놔두고 고추밭만 매자고 합니다.

한이는 저보다 큰 자전거를 잘 타는 모습을 자랑 하려는지 저보고 계속 봐달라고 합니다.
언덕에서 부터 원두막을 한바퀴 돌고, 두바퀴,,,,,,, 스무바퀴를 돕니다.
얼굴엔 땀을 뚝뚝 흘리면서도 자전거를 이만큼 타는 것이 자랑스러운지 아주 진지합니다. ㅎㅎ

쑥을 뜯는다고 햇볕에 조금 있었는데 한빛 얼굴에 빨갛게 익었습니다.
이러다 녀석 병나지 싶어 얼른 원두막으로 피신을 했습니다.

5월 28일 쑥효소를 1차로 담구어 놓고
5월 31일 단오인 오늘 쑥효소를 2차로 담구었습니다.
한이도 하고 싶은지 장갑 끼고 항아리에 쑥을 꾹꾹 누르고 설탕도 골고루 퍼 담습니다.

한지로 꾸욱 밀봉을 해 놓고,,
작년 이맘때 담근 효소를 지금 먹어보니 참 좋습니다.
그런데 이걸 담아놓고 어느정도 두어야 하는지 까묵었습니다. ㅋㅋ
아시는 분 리플 좀 달아주십시오..
한달 후에 원액을 걸러내야하는 건지, 아니면 100일 후인지 말입니다. ^^

신랑이 진주로 사물놀이를 배우러 간 동안 한이는 저에게 훌라우프를 가르쳐줍니다.
'엄마 이걸 가슴으로 올리지 말구요.. 이렇게 허리에서만 돌리면 되요' 하믄서 몸치인 엄마에게 상세히도 가르쳐 줍니다.
한이 말에 따라 돌려보니 열번 스무번이 금방 넘어갑니다.

'야,, 정말 한이가 잘 가르쳐주는구나^^...'

저녁을 먹고 빨래를 개고 한이 일기쓰는 거 봐주고 있으니 신랑이 왔습니다.
10시인데 아직까지 저녁도 안먹고 열심히 연습만 하다 왔나 봅니다.
얼른 국에다 상을 차려주니 아주 맛나게 먹습니다.^^

원지로 나와 차를 기다리는 동안 한이랑 한빛이랑 '얼음,땡' 놀이하면서 열심히 뛰었습니다.
한빛은 엉덩이를 뒤뚱거리며 넘어질듯 넘어질듯 위태위태하게 뛰어다닙니다. ㅋ
  • ?
    오 해 봉 2006.06.02 22:21
    원지행 VIP 맞네요,
    서울에서 엄마온다고 원지까지 마중나오는
    한이와 한빛이는 엄마가 도착하면 얼마나 좋을까요,
    다음에는 애들사진도 올리세요,
    중요했던 뭣은 기권한것 같군요 (^_^).
  • ?
    야생마 2006.06.03 04:06
    이처럼 아름답고 순박한 산마을 일기가 또 있을까요...
    동화속에 사시는군요. 멋진 성도 곧 완성될테고...
    5월 31일이 단오였군요. 투표하는 날인줄만 알았는데...
  • ?
    김현거사 2006.06.03 07:31
    끼득이님 '갈용'이란거 아시는지?
    새로 돋은 부드러운 칡넝쿨을 흑설탕과 버무려 놓고 1년 지나면 술이 되는데.
    당뇨에도 좋고,신랑 정력에도 좋고.
  • ?
    섬호정 2006.06.20 20:23
    끼득이님 바지런도 하시고
    알뜰하신지라 가까이라면
    두 손 좀 꼬옥 잡아 사랑해 주고싶어라~
    천리를 지척인냥 오르내리는 주말 귀가길
    부디 행복만끽하소서

    언제 우린 그 뜨겁고 알뜰하게 살은적 있었나~? 몰러~
    이럴때 , '그대 훌륭한 여인'이란 말 크게 부릅니다 합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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