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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리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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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09.14 08:31

황토벽 작업

조회 수 1164 댓글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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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5년 9월 9일 금요일

부랴부랴 뛰어서 남부터미널에 도착, 남은 좌석이 있어 간신히 6시 차를 타고 숨을 헉헉 몰아쉽니다.
오늘은 식구들을 1시간 빨리 만날 수 있습니다. ㅎㅎ

원지에 도착하니 한이랑 한빛이 "엄마~"하고 부르며 뛰어옵니다.
녀석을 꼬옥 안아주고^^
저녁은 돼지고기 구워서 상추쌈으로 맛나게 먹습니다.

★ 9월 10일 토요일

신랑은 벽작업 한다고 집터로 올라가고 한빛은 눈 뜨자마자 부엌으로 엄마찾아 달려옵니다.
아침 겸 점심으로 오징어에 홍합이랑 부추넣고 밀가루 반죽 <-- 이건 한이가 손으로 조물락조물락 했습니다. ^^

맛있는지 간 보라고 후라이팬에 한장 붙여주니 한이가 맛나다고 엄지손가락을 치켜 보입니다.
위에가서 부쳐먹자며 후라이팬이랑 가스버너랑 가스도 챙기고 사과랑 포도도 챙겼습니다.

무거운 건 한이가 양손에 하나씩 들어주고 한빛 포대기로 업고 한손으로 짐들을 들고 위로 오릅니다.

마침 남사마을 타조농장 형님네가 사과 주신다고 오셔서 같이 지짐을 구워 맛나게 먹습니다.^^
지금 신랑은 황토벽돌로 벽을 쌓는 작업중인데 진도가 쑥쑥 나간다고 좋아합니다.

벽돌을 쌓기전 구들이 들어갈 자리



좀더 앞으로 당겨서
세로 폭 만큼 구들과 흙이 메꿔져 방 바닥이 높아지게 됩니다.



앞쪽에서 한번 더~



드뎌 황토벽돌을 쌓아가고 있습니다.

줄을 맞춰서 이쁘게 올라가고 있는 벽.. 신랑이 작업을 해 보더니 벽돌두께가 있어서 쑥쑥 잘 나간다면서 앞으로 시간 날때마다 황토벽돌을 많이 찍어놓아야 겠다고 합니다. ㅎㅎ



황토벽돌을 쌓기 위해 일일이 줄을 팅구고...
왼쪽 널판지 노끈 위로 줄이 보입니다.^^



벽돌 5칸 올렸는데 벌써 벽의 반이 완성되었습니다.
이런 속도라면 올 겨울은 따땃한 온돌방에서 뒹굴뒹굴 할 수 있을지도? ^^



요건 황토벽돌을 크기에 맞게 자르는 기계입니다.



일을 일찍 마친 신랑 조리원으로 옮긴 다금님네 아가 보러 가자고 합니다.
진주로 출발~

팔뚝만한 아가를 안고 있는 다금님, 조그만 얼굴하며 눈매가 아주 딱 아빠입니다. ㅎㅎ
눈을 한번씩 뜨며 입맛을 다시기도 하고 웃기도 하는 데 무지 이쁩니다.
우리 한빛도 이렇게 작았나? 하믄서 불쑥 자란 녀석을 보니 믿기지가 않습니다. ㅋㅋ

자중님이랑 저녁을 먹고 밖으로 나오니 한이랑 도연이는 신이 나서 뛰어다니고 옆에서 한빛은 넘어질듯 말듯 바삐도 걸어 다닙니다.
바람이 서늘하게 불어오니 저녁에 걷기가 딱 좋습니다.

들어오는 길 타조농장에 들러 남자들이 맥주 한잔 하는 동안 형님이랑 조카랑 근처 참숯 찜질방에 갑니다. 형님은 매일 오신다는데 몸에 상당히 효과를 보셨다고 합니다.

아래쪽은 12시까지 영업이고 입장료는 황토옷 세탁비 2천원, 위쪽은 24시간 영업이고 입장료는 5천원입니다.
간단히 샤워를 하고 옷을 갈아입고 황토방에 가보니 그야말로 토굴입니다. ㅎㅎ

고온 동굴이 2개, 중온 2개, 저온이 3개, 이렇게 구성되어 있고 2개정도는 누울수 있게 대나무가 깔려 있고 나머지는 맨 바닥에 벽돌을 들고 들어가 깔고 앉아 참숯가마 속에서 땀을 빼는 구조입니다.

그렇게 있다가 더우면 밖으로 나와 평상에 앉아 땀을 식히며 물도 마시고 몸에 목초액도 발라가며 눕기도 하고 하늘에 별도 쳐다보고 말입니다.

한빛을 안고 한이랑 중온 굴에 들어갔는데 한이가 100을 헤아릴 동안 우리는 가만히 앉아 있었습니다.
녀석 말로는 '콧구멍이 타들어갈 정도로 뜨겁다'라고 합니다. ㅋㅋ

★ 9월 11일 일요일

신랑은 마차를 진하게 탄 것을 한잔 마시고 바로 집터로 올라갑니다.
오늘은 타조농장 형님네가 오셔서 도와주시기로 했습니다.
조카랑 아주버님이랑 신랑은 집터의 나무들을 아래 창고로 옮기는 작업을 하고 우리는 형님이랑 밤을 줍기로 합니다.

한빛을 포대기로 업고 구부리고 밤을 주우려니 땀이 비오듯 쏟아집니다.
밤나무 주위로 모기가 어찌나 많은지 녀석 얼굴이며 이마가 모기에 물려 울긋불긋 합니다. ㅎㅎ

점심은 집터 옆에 상을 차리고 형님이 준비한 북어매운탕을 보글보글 끓이고, 한쪽에서는 밥이 치카치카 되어가고 매운 오징어 볶음이 기다리고 있습니다.
시원한 얼음물이랑 맛난 국물이랑 후후 불어가면서 모두들 잘 먹습니다.
꼭 소풍 나온거 같다면서 말입니다. ^^

한빛이랑 한이는 자갈밭에 쭈그리고 앉아 머리를 맞대고 뭐가 그리 좋은지 잘도 놉니다.
녀석들 나이차이가 나서 잘 어울리려나 했는데 이제 보니 서로 죽이 맞아서 보기 좋습니다. ㅎㅎ

바람 한점 불지않아 어찌나 더운지 조금만 움직여도 몸에 땀이 베입니다.
고추도 한벌 따 놓고, 이제 찬바람이 불으려니 고추가 더디게 익어갑니다.
녀석들이랑 시원하게 샤워를 하고 한빛은 졸렸는지 씻겨 놓았더니 바로 골아 떨어집니다.

저녁은 원지로 나가 족발이랑 치킨을 사서 타조농장으로 갑니다.
무거운 나무 나르느라 고생한 조카 먹인다고 푸짐하게 한상 차려놓고 맛나게 먹습니다.

오늘따라 족발이며 치킨이며 밥이 어찌나 맛있는지, 거기다 오늘 주운 밤까지 먹으니 배가 포.화.상.태.가 되고 맙니다.^^
소화시킨다고 한이랑 그 야밤에 불 켜놓고 배드민턴도 치고 '무궁화꽃이 피었습니다' 놀이도 하고 한빛은 멍멍 하면서 주위를 신이나서 뛰어다닙니다. ㅎㅎ

참,,

아빠가 황토작업 하는 동안 한이랑 한빛은 뭐 했을까요?^^
.
.
.
.
.
.
.


온 몸에 얼굴에 흙 범벅을 만들고 놀았답니다.
뭐 머리야 모래로 흙으로 감는 아이니 두말할 필요가 없구요.
옷은 물이라도 만났다 치면 물장난친다고 신발이며 흠뻑 젖었을 거구요.

밥상이 들어오면 숟가락 으로 먹겠다고 엄마가 주는 건 "흥"하며 쳐다보지도 않고,
자꾸만 쏟아지는 밥풀로 방바닥이며 옷이며 얼굴을 매번 도배를 합니다. ㅋㅋ
.
.
.
.


밤이 영글어 가고 있습니다.
아마도 10월 초까지는 밤이 나오지 않을까 싶습니다.
가까운 곳에 올 일이 있으시면 들려서 밤 주워 가시기 바랍니다. ㅎㅎ




  • ?
    김현거사 2005.09.14 18:04
    황매산 공주가 밤송이처럼 토실토실 귀엽습니다.
  • ?
    오 해 봉 2005.09.14 21:55
    "원지에 도착하니 한이랑 한빛이 "엄마~"하고 부르며 뛰어옵니다"

    일주일만에 만나는 엄마가 얼마나 반가웠을까 싶네요,
    황토벽돌이 쌓여가는 한이네집도좋고 타잔같은 한빛이의
    흙묻은 얼굴도 예쁘기만합니다.
  • ?
    끼득이 2005.09.15 08:29
    김현거사님.. 손주 보는 재미가 좋으시죠?^^
    두분 건강하시구요. 건강하고 즐거운 추석 맞으십시오.

    오해봉님.. 항상 따뜻한 눈길로 바라봐 주심에 제 마음이 뜨듯해집니다.
    올해도 건강하시구요. 사모님과 즐거운 추석 보내시길...
  • ?
    아낙네 2005.09.16 10:16
    듬직스런 한이가 한빛을 돌보며 뛰어놀것을 상상하니
    미소가 번지네요~ 즐거운 추석 되세요 ^^*
  • ?
    선경 2005.09.17 15:01
    귀여운 한빛이,,,개구장이가 다 되었네요
    그새 참 많이 컸네요,,,하루가 다르게^^*
    언젠가 황매산으로 밤따러 갈날이 있겠죠
    여긴 밤나무가 없어요^^* 갑자기 고소한 구운밤,,,이 그리워지는군요
    한이네가족분들도 즐겁고 행복한 한가위 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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